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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항생제내성의 광범위한 확산 실태, 곰의 치석(calculus)에서 밝혀져

산포로 2021. 8. 26. 09:55

[바이오토픽] 항생제내성의 광범위한 확산 실태, 곰의 치석(calculus)에서 밝혀져

 

By analyzing calcium deposits from the teeth of brown bears in natural history museum collections, researchers have been able to monitor the levels of antibiotic resistance in nature. ⓒ photo: Mats Björklund / Uppsala University

스웨덴의 갈색곰들은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사냥꾼과 화난 농부들의 희생물로, 1900년대 초 이후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종(種)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보너스를 선사했다. 그들의 치아에서 추출된 DNA를 분석한 결과, 항생제내성이 (항생제가 처음 도입된 직후인) 1950년대 이후 스웨덴의 숲속 깊숙이—심지어 오지(奧地)까지—침투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8월 26일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적 문제인) 항생제내성의 확산을 더 잘 이해하게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참고 1).

"이번 연구는, 오래된 DNA를 이용하여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모범 사례다"라고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제임스 펠로스 예이츠(고고학)는 논평했다.

연구를 위한 DNA 샘플을 수집하기 위해,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야엘레 브레알레이(미생물학)는 스웨덴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된 곰의 두개골을 1842년까지 추적하여 (치석의 존재를 알려주는) 치아의 변색 여부를 검사했다. 이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인간의 식생활과 건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어 온 연구 방법이다. "인간의 경우 치석은 커다란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곰의 경우에는 치아를 가로지르는 경량 박판(light film)이다"라고 브레알레이는 말했다.

 

ⓒ Current Biology

브레알레이가 이끄는 연구팀은 82마리의 곰을 대상으로, 치석 판(板)을 긁어내 알루미늄 포일 위에 수집한 후 유전물질을 추출했다. 그런 다음 유전자 분석을 통해, 그들의 구강에 서식하는 다양한 미생물 집단, 이름하여 구강 마이크로바이옴(oral microbiome)을 찾아냈다. 또한 그들은 항생제내성 유전자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세균들이 환경 속의 항생제에 대응하여 진화시킨 것이다.

샘플을 시간 경과에 따라 배열해 보니, 연구팀의 눈을 확 뜨이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 1951년 항생제가 도입된 이후, 스웨덴 전역에서 항생제내성이 폭발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항생제에 대한 열광의 물결에 휩싸인 스웨덴은 항생제를 어디에나—병원에서부터 농장에 이르기까지—사용하고 있다. 농장의 경우, 스웨덴 농민들은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고 그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항생제를(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1970년, 스웨덴은 매년 4만 킬로그램 이상의 항생제를 생산해 왔다.

곰의 치아에는, 그 다음으로 일어난 사건이 기록되어 있었다. 널리 확산된 항생제 사용이 항생제내성 세균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즉, '1951~1970년의 치석'에는 '항생제 시대 이전의 치석'에 비해 2배 많은 항생제내성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이상의 결과를 8월 25일 《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참고 2). "인간이 항생제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항생제는 환경 속으로 침투했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웁살라 대학교의 카테리나 구샨스키(유전학)는 말했다.

구샨스키에 의하면, 야생 곰은 커다란 문제—항생제내성—를 알려주는 일종의 체척계(measuring stick)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내성을 "글로벌 건강/식품 안전/발전을 위협하는 가장 커다란 요인 중 하나"라고 부른다. 환경 속에 광범위하게 확산된 항생제내성 유전자는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돌아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아무리 강력한 항생제도 이겨낼 수 있는 세균 저장소(reservoir of bacteria)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가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인간의 거주지에서 무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곰까지도, 인간과 가까운 곳에 사는 곰만큼이나 많은 항생제내성 세균을 치석 속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그 과정까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구샨스키와 브레알리는 '농장의 침출수가 하천을 오염시켰거나, 굶주린 곰이 항생제에 오염된 먹이를 먹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어떤 이유였든 간에, 그것은 모든 지역에 확산되었다"라고 구샨스키는 말했다.

"동물 표본에서 추출된 DNA를 이용하여 환경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스톡홀름 소재 고유전학센터의 다비드 디에스 델 몰리노(고유전학)는 말했다. "역사적 샘플을 이용하여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얻을 수 없는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것은 이번 연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펠로스 예이츠도 이에 동감하며, 미생물이 환경오염에 경시적(經時的)으로 반응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도처(到處)에 우리가 연구할 거리가 널려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다른 한편, 항생제내성의 스토리에는 놀라운 반전(反轉)이 도사리고 있다. 스웨덴은 1986년 가축에의 항생제 사용을 억제했고, 1995년 인간 및 동물용 항생제 판매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스웨덴에서 항생제의 생산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한 이러한 추세는 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 살고 있는 곰들에서 항생제내성의 표지자(marker)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구샨스키에게, 이러한 현상은 자연이 치유될 수 있다는 징후다. "우리는 인간이 모든 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고 늘 생각했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인간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한다면, 잘못된 결과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적어도 이 사례에서는."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8/antibiotic-resistance-has-spread-deep-dark-forest-bear-teeth-reveal
2.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1)01112-X

※ 출처: Uppsala University https://www.uu.se/nyheter/artikel/?id=17328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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