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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 불러내는 통증감지뉴런

산포로 2021. 1. 5. 10:37

[바이오토픽] 조혈모세포를 골수에서 불러내는 통증감지뉴런

 

조혈모세포의 동원을 조절하는 통증감지신경: Gao와 동료들은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3), "골수 속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신경들이 통증수용기(nociceptor)라고 불리는 뉴런이다"라고 보고했다. 그들에 따르면, G-CSF나 칠레고추의 성분인 캡사이신(capsaicin)으로 그 신경들을 자극하면 CGRP라는 신경전달분자가 분비된다. 다음으로, CGRP는 (CALCRL과 RAMP1 단백질로 구성된) 이량체 수용체(receptor dimer)를 경유하여 조혈모세포(HSCs)에 직접 결합한다. 이는 HSCs를 자극하여, 골수에서 나와 혈관으로 들어가게 한다.

 

▶ 혈액줄기세포(blood stem cell)의 전형적인 특징은, 인체의 모든 혈액과 면역계를 재생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조혈(haematopoiesis)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의미에서 혈액줄기세포는 조혈모세포(HSCs: haematopoietic stem cell)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발생하는 배아에서, HSCs는 독특한 해부학적 위치에 주둔하며, 혈액순환이 그들의 이동을 가능케 한다. 태아가 출생한 후, HSCs는 골수의 특화된 틈새에 상주하며, 골수에 의해 자기재생(self-renewal)과 정지(quiescence)에 뒷받침된다(참고 1). 그 이후 평생 동안, HSCs는 생체주기적 패턴(circadian pattern)에 따라 골수에서 방출되어 혈액을 보충하며, 이러한 패턴은 불수의적 신경에 의해 제어된다(참고 2). 그런데 불수의적 신경뿐만 아니라, 통증감지신경(pain-sensing nerve)도 골수와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통증감지신경도 HSCs를 골수에서 불러낼 수 있을까? 작년 12월 말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3), Gao et al.은 이 의문을 해결했으며 그 과정에서 칠레고추(chilli pepper)의 놀라운 역할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임상적인 가능성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공격적인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과 같은 혈액암 환자들의 경우, 고용량 화학요법(high-dose chemotherapy)에 뒤이은 치료의 필수적 부분이 「자가조혈모세포 이식(ASCT: autologous stem-cell transplantation)」이기 때문이다(참고 4). ASCT란 '손상된 HSCs'를 '건강한 HSCs'로 교체하는 것을 말하는데, 합병증의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가 사용된다. 이를 위해, 의사는 화학요법을 시술하기 전에 환자의 혈액에서 HSCs를 수집한 다음, 시술이 끝난 후 정맥으로 재주입하여 손상된 골수를 재생하게 된다.

ASCT는 일련의 과정(건강한 HSCs가 골수의 틈새를 출발하여 혈류로 들어간 다음 수집됨)을 촉진하는 방법을 필요로 한다. 1990년대 이후, 과립구집락자극인자(G-CSF: granulocyte-colony-stimulating factor)라는 분비형 인자(secreted factor)가 분자 촉진제(molecular prompt)로 가장 흔히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2003년 또 하나의 촉진제가 플레릭사포(plerixafor)—골수의 틀(scaffolding)에 달라붙은 HSCs를 떼어내는 소분자—라는 형태로 도입되었다(참고 4). 그 이후에 개선된 점으로는 '투여 경로의 다양화'와 'G-CSF와 플레릭사포의 결합'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의 경우에는 여전히 충분한 HSCs가 동원되지 않으며, 그와 관련된 위험인자로 연령, 유전자, 암의 유형(림프종 환자의 25%는 HSCs의 동원이 불량하다), 화학요법의 횟수 등이 있다(참고 5).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HSCs 동원(HSC mobilization)의 분자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요망된다.

▶ Gao와 동료들의 연구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저자들은 생쥐의 골수신경섬유를 면역형광법으로 영상화(immunofluorescent imaging)함으로써 대부분의 통각수용 신경(nociceptive nerve)을 드러냈다. 이러한 통각수용기(nociceptor)들은 감각뉴런으로, 손상에 반응하여 통증을 유발함으로써 생물을 위험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통각수용기는 인체에서 유해자극(noxious stimuli)을 감지하는 부위라면 어디에서나 발견된다(참고 6). 이 뉴런들은 피부와 소화관과 같은 장벽조직(barrier tissue)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그러나 골수와 같은 비장벽조직(non-barrier tissue)에 존재하는 통각수용기의 생물학적 기능의 경우, 통증지각(pain perception)을 제외하면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통증수용기가 조혈작용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수행하는 역할을 알아내기 위해, Gao et al.은 약물학적·유전학적 전략을 이용하여 그 뉴런들을 제거해 봤다. 그랬더니 골수에서 HSCs가 유지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혈류에서는, G-CSF로 유도된 HSCs의 동원(G-CSF-induced mobilization of HSCs)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증수용기가 HSC의 부착(adhesion)이나 이동(migration)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calcitonin-gene-related peptide)는 통각수용기 뉴런이 분비하는 주요 신경전달분자다(참고 6). Gao et al.이 생쥐에게 CGRP를 투여해 봤더니, 3가지 경우(G-CSF 투여, 플레릭사포 투여, G-CSF + 플레릭사포 투여) 모두 HSC의 동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GRP는 (골수를 경유하여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대신) 직접적으로 HSCs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HSC의 표면에서 (CALCRL와 RAMP1 단백질로 구성된) 이량체 수용체(dimeric receptor)의 형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조작을 통해 골수 속 HSCs에 CALCRL과 RAMP1이 결핍된 생쥐의 경우, HCS를 동원하는 데 결함이 발생했다.
(... To be continued ...)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38%2Fnri.2017.53
2. https://doi.org/10.1038%2Fnature06685
3. https://doi.org/10.1038%2Fs41586-020-03057-y
4. https://doi.org/10.1182%2Fblood-2011-06-318220
5. https://doi.org/10.1016%2Fj.transci.2013.04.040
6. https://doi.org/10.1172%2FJCI42843

※ 출처: Nature https://doi.org/10.1038/d41586-020-03577-7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생명과학 양병찬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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