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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자연면역은 백신보다 강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산포로 2021. 8. 30. 09:54

[바이오토픽] 자연면역은 백신보다 강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The Power of Natural Immunity: Studies show it’s durable and widespread. If you’ve had Covid, you can get by with one shot of vaccine. / ⓒ Wall Street Journal

▶ 「SARS-CoV-2에 감염된 후 생기는 자연면역」이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 2회 접종으로 인한 면역」보다 델타 변이주의 공격을 상당히 잘(considerably more) 방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서, 'SARS-CoV-2에 한 번 감염된 사람'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보다 델타 변이주에 감염된 후 '증상을 경험'하거나' '위중한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대규모 연구에서 나온 결론인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집에서 시도하지 말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간면역계의 힘'을 증명했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를 비롯한 다른 COVID-19 백신이 위중한 질환과 사망을 여전히 잘 방어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백신 미접종자들 사이의 의도적인 감염(intentional infection)은 극히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옳지, 밖에 나가서 감염되어야지. 감염파티(infection party)를 열어야겠어'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록펠러 대학교에서 SARS-CoV-2에 대한 면역반응을 연구하는 미셸 누센츠바이크(면역학)는 논평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종전에 SARS-CoV-2에 감염됐던 사람이 화이자 백신(mRNA 백신)을 한 번 접종받을 경우 '감염 경력이 있는 미접종자'보다 훨씬 더 강한 방어력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에 감염된 사람은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두 번 모두 접종받아야 하나?'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데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백신 접종 수칙이 '감염 경력자에 대한 예외'를 반드시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현행 미국의 권장사항은 '감염 경력자도 완전한 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완전한 접종'이란 'mRNA 백신 2회 접종' 또는 '존슨&존슨 백신 1회 접종'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감염 경력자의 경우, mRNA 백신 1회 접종으로도 충분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같은 국가들의 경우, 감염 경력자들에게 1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COVID-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에서 실시된 이번 연구는, 델타 변이주가 우세했던 지난 6월 1일부터 8월 14일까지 수만 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진료기록을 검토하고, 그들의 감염·증상·병원입원 상황을 도표화한 결과물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SARS-CoV-2에 대한 자연면역(natural immunity)과 백신유도면역(vaccine-induced immunity)을 비교한 현실세계 관찰 연구(real-world observational study)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의 출판전 논문(참고 1)을 검토한 누센츠바이크와 다른 과학자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은 자연면역이 백신접종보다 진짜로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사례다"라고 스웨덴 단데리드 병원과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SARS-CoV-2에 대한 면역반응을 연구하는 샬로테 톨린(내과, 면역학)은 말했다. "내가 알기로, COVID-19 환경에서 자연면역이 백신접종보다 강한 면역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린과 다른 연구자들은 "미백신자들 사이의 고의 감염(deliberate infection)은 그들을 위중한 질환과 사망 또는 「롱 코비드(Long Covid)」라는 '질질 끄는 유의미한 증상(lingering, significant symptom)'에 몰아넣을 수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가 자연면역의 이점을 증명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인체가 그런 경지에 도달할 때까지 치르는 대가를 꼼꼼히 따져 본 것은 아니다"라고 워싱턴 대학교 시애틀 캠퍼스의 마리온 페퍼(면역학)는 말했다. COVID-19는 이미 전 세계에서 400여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델타를 비롯한 변이주들은 오리지널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이다."

▶ 연구팀은 250만 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등록된 의료보험사(HMO)인 「마카비 보건의료서비스(Maccabi Healthcare Services)」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마카비 보건의료서비스 부설 연구&혁신 센터인 KSM의 탈 파탈론과 시반 가지트는 두 건의 분석에서, "'지난 1월~2월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백신 접종자)'이 6월~8월 초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율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력이 있는 미접종자(감염 경력 미접종자)'보다 13배 이상 높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둘 중 하나인 32,000명 이상의 등록자들을 비교한 분석에서, '백신 접종자'는 '감염 경력 미접종자'보다 유증상 COVID-19에 걸릴 위험이 27배 이상,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린은 "그 차이는 엄청나다"라고 말하면서도, "비교를 위해 분석된 감염 및 기타 사건의 건수(件數)가 작다"라고 경고했다. 예컨대 32,00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의 경우, '백신 접종자'의 병원 입원은 8건이고 '감염 경력 미접종자'의 병원 입원은 1건이었다. 그리고 그 분석에서, '백신 접종자'의 감염은 238건(총 16,000여 명 중 1.5% 미만)이고 '감염 경력 미접종자'의 재감염은 19건(총 인원은 '백신 접종자'와 비슷하다)이었다.

그리고 SARS-CoV-2에 새로 감염된 '백신 접종자' 중에서 사망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사망률 비교가 불가능하게 되었지만, 이는 백신이─비록 자연면역만큼은 아니지만─위중한 질환을 여전히 잘 막고 있다는 명백한 징후다. 더욱이 자연면역은 완벽하지 않다. '감염 경력 미접종자'가 재감염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종종 무증상 감염이나 경미한 감염을 경험하지만, 재감염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참고 2).

▶ 또 한 건의 분석에서, 연구팀은 14,000여 명의 '감염 경력 미접종자'와 비슷한 수의 '감염 경력 + 1회 접종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미접종자'는 '화이자 백신 1회 접종자' 보다 재감염되는 비율이 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감염을 통한) 자연면역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과소평가해 왔으며, 작금의 상황에서는 특히 그랬다"라고 스크립스 연구소의 내과의사 겸 과학자인 에릭 토폴은 말했다. "그러나 1회 접종으로 보강할 경우, '자연면역 + 1회 접종'은 현재 출시된 어떤 백신도 넘볼 수 없는 방어력을 보유할 수 있다."

누센츠바이크에 의하면, '감염 경력 + 1회 접종자'의 예후는 록펠러 대학교의 연구팀(누센츠바이크와 동료 폴 비에니아즈)이 《Nature》(참고 3)와 《Immunity》(참고 4)에 기고한 논문과, 비에니아즈가 이끄는 연구팀이 출판전 서버(참고 5)에 업로드한 논문에서 보고한 내용을 뒷받침한다고 한다. 3건의 논문의 내용을 종합하면, SARS-CoV-2에 대한 자연면역을 획득한 후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의 면역계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예외적으로 광범위하고 강력한 항체'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 번째 논문의 경우, 감염을 경험한 후 mRNA 백신을 1회 접종 받은 사람의 혈액을 검사해 봤더니, 또 하나의 바이러스(20개의 변이를 보유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하도록 조작된 바이러스로, 인간에게 무해함)를 중화하는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감염을 경험하지 않은) 백신 접종자'와 '감염 경력 미접종자'의 혈청에서는 그런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 이스라엘의 진료기록 연구에 대해, 토폴과 다른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한계(예: 시간경과에 따라 모든 참가자들의 새로운 감염, 유증상 감염, 병원입원, 사망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전향분석에 비해, 그러지 않는 후향분석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재현이나 반론이 필요하다"라고 에모리 대학교의 나탈리 딘(생물통계학)은 말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SARS-CoV-2 감염 검사가 여전히 자발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연구 설계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교에 교란요인이 내재할 수 있다. 이를테면, '경미한 증상이 있는 감염 경력자'는 '백신 접종자'보다 검사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가 면역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센츠바이크가 《Nature》에 출판한 데이터에 따르면(참고 3), SARS-CoV-2에 감염된 후 회복한 사람들은 1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를 겨냥하는 항체의 수(number)와 종류(type)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한다. 그에 반해,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접종을 완료한 지 몇 달 후에 전반적인 기억항체의 역가(potency)나 범위(breadth)의 증가가 중단된다고 한다.

많은 감염병의 경우, 자연적으로 획득한 면역은 백신에 의해 유도된 면역에 비해 더 강력하며, 종종 평생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인간에게 위중한 질환을 초래했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SARS(참고 6), MERS(참고 7)─의 경우, 확고하고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촉발했다. 그와 동시에, (통상적으로 감기를 초래하는) 다른 많은 인간코로나바이러스들은 사람을 수시로 재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참고문헌
1.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1.08.24.21262415v1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1/more-people-are-getting-covid-19-twice-suggesting-immunity-wanes-quickly-some
3.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696-9
4. https://pubmed.ncbi.nlm.nih.gov/34331873/
5. https://www.biorxiv.org/content/10.1101/2021.08.06.455491v1
6.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851497/
7. https://immunology.sciencemag.org/content/2/14/eaan5393/tab-pdf

※ 출처:
1. Rockefeller University https://www.rockefeller.edu/news/30919-natural-infection-versus-vaccination-differences-in-covid-antibody-responses-emerge/
2.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8/having-sars-cov-2-once-confers-much-greater-immunity-vaccine-no-infection-parties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의학약학 양병찬 (2021-08-30)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4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