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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일란성쌍둥이의 후성유전학적 비밀

산포로 2021. 9. 30. 14:35

[바이오토픽] 일란성쌍둥이의 후성유전학적 비밀

 

ⓒ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일란성쌍생아(identical twins)는 '유전학이 우리의 생김새와 형질을 형성하는 방법'의 산 증거다. 이제 연구자들은 그들이 아무도 갖지 않은 분자서명(molecular signature)을 자신들의 DNA상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발생 초기에 그들의 세포에 고정되어, 성인이 되어도 그들과 함께 머문다고 한다.

그 서명은 쌍둥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지만, 일란성쌍생아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그것은 진짜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출발점이다"라고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U Amsterdam: Vrije Universiteit Amsterdam)에서 쌍둥이의 유전학을 연구하는 예니 판 동엔(Jenny van Dongen)은 말했다. "그 서명은 어떤 사람이 소실된 쌍둥이(vanishing twin)─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사망한 일란성쌍둥이─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란성쌍생아는 수정 직후의 난자가 분열하여 '동일한 DNA를 보유한 두 개의 배아'를 만들 때 탄생한다. 과학자들은 (두 개의 난자가 수정될 때 생겨나는) 이란성쌍생아(fraternal twins)가 탄생하는 메커니즘을 대충 알고 있다. 즉, 유전학(genetics)과 연령(age)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배란중인 여성(ovulating women)을 두 개 이상의 난자를 만드는 쪽으로 떠민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00건의 출생당 4건 일어난다는) 일란성쌍둥이 형성(identical twinning)을 초래하는 요인을 전혀 모르고 있다.

판 동엔과 VU의 쌍둥이 유전학 연구자인 도렛 붐스마(Dorret Boomsma)는 후성유전체(epigenome)의 단서를 찾고 있었다. 메틸기(methyl group)라는 화학적 태그(chemical tag)의 패턴이 유전자에 달라붙어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것이 후성유전학의 핵심인데, 이러한 우성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는─페루 사람들의 고산지대 생활(참고 1)에서부터 태반의 발달(참고 2)에 이르기까지─수많은 사건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과 뺨 안쪽 세포(cheek cell) 샘플을 이용하여, 연구팀은 3,000명 이상의 일란성쌍생아, 그에 맞먹는 수의 이란성쌍생아, 그리고 약간 명의 부모들의 후성유전체를 분석했다. 그들은 각 사람들의 유전체에서 400,000개의 상이한 장소를 들여다봤는데, 그중 약 800군데에서 일란성쌍생아를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 짓는 메틸화 차이(differences in methylation)를 발견했다. "배아발생 초기에 확립되는 뭔가가 뒤 이은 세포들(subsequent cells)에게 전파되는 것 같다"라고 판 동엔은 말했다. 그들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9월 28일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참고 3).

 

일란성쌍생아 종류(2융모막 2양막, 1융모막 2양막, 1융모막 1양막)와 메틸화 유사성의 정도: Dichorionic (DC) MZ twins have separate chorions, amnions, and placentas. Monochorionic diamniotic (MCDA) MZ twins have separate amnions and a common chorion and placenta. Monochorionic monoamniotic (MCMA) have a common chorion, amnion, and placenta. It has been hypothesized that DC MZ twins result from separation soon after fertilization, whereas MC twins are thought to result from separation ≥3 days after fertilization, with MCMA twins arising later than MCDA twins.

메틸화되거나 메틸화되지 않은 곳 중 일부─예컨대 세포의 부착(cell adhesion)에 관여하는 유전자(수정란이 두 개의 배아로 분열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에 붙은 태그─는 다른 것들보다 타당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곳에 생긴 변화들─이를테면 염색체 말단─은 뚜렷한 이유를 대기가 어렵다. 이러한 영역들은 노화와 관련되지만, 일란성쌍생아들의 수명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다.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이해하고, 그것들이 난자 분열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를 알아내려면 (줄기세포나 동물/인간의 초기 배아에서 유래한) 배아유사 구조를 이용한 연구─단, 적절한 윤리 심사를 받아야 함─가 필요하다"라고 호주 디킨 대학교(Deakin University)에서 쌍둥이를 연구하는 제프리 크레이그는 말했다. "지금으로서, 이번 연구는 일란성쌍생아 형성의 잠재적 메커니즘에 매혹적인 통찰을 제공한다"라고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난시 페데르센은 말했다. 크레이그와 페데르센 공히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VU의 연구팀에 의하면, 이번 연구는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관련된 희귀질환의 연구 및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베크위트-비데만증후군(Beckwith-Wiedemann syndrome) 같은 성장장애의 경우, 단독출생아(single birth)보다 일란성쌍생아들에게 더 흔하다. "심지어 이번 연구는 '그런 장애는 일란성쌍생아에게만 생긴다'라는 가설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런 가설이 검증된다면 빅뉴스일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어떤 사람이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공간 또는 영양 부족 때문에) 사망한 일란성쌍둥이 형제'를 둔 적이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초음파검사에서 쌍둥이 태아가 탐지되지만, 어떤 때는 흔적도 없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무려 12%의 임신이 다태아(이란성쌍생아 포함)로 시작되지만 약 2%의 쌍둥이들만 생존한다고 한다.

"별도의 데이터세트를 이용한다면,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후성유전학적 서명은 어떤 사람이 일란성쌍생아였는지 여부를 70~80%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다"라고 판 동엔은 말했다. "충분한 대규모 그룹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예측률이 더욱 향상될 수 있으며, 소실된 쌍둥이의 정확한 비율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브룸스마에 따르면, 그 수치는 연구자들에게 유용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쌍둥이들 자신과 가족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한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org/news/2020/12/high-altitude-living-has-changed-more-just-genes-some-peruvians
2. https://www.science.org/news/2020/09/stem-cells-offer-new-glimpse-how-placenta-emerges-and-how-fetus-sustaining-organ-can
3.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5583-7

※ 출처
1.  Vrije Universiteit Amsterdam https://vu.nl/en/news/2021/new-leads-in-research-into-the-origin-of-identical-twins
2. Science News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identical-twins-carry-genetic-modifications-no-one-else-has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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