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인간-원숭이 키메라, 실험실에서 처음 배양
Highlights (참고 1)
- Generation of human-monkey chimeric embryos ex vivo with hEPSCs
- hEPSCs differentiated into hypoblast and epiblast lineages
- scRNA-seq analyses revealed developmental trajectories of human and monkey cells
- The approach may allow for enhancing chimerism between evolutionarily distant species
과학자들은 '인간의 세포를 포함하는 원숭이 배아'를 배양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함으로써, 윤리적 의문을 제기하며 신속히 발달해 온 분야—키메라(chimaera) 연구—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4월 15일 《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참고 1), 연구팀은 원숭이의 배아에 인간의 줄기세포를 주입한 후 발생 상황을 지켜봤다. 그들은 '인간과 원숭이의 세포들'이 배양접시 위에서 함께 분열하며 증식하는 것을 관찰했는데, 그 결과 최소한 3개의 배아가 수정 후 19일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모든 배아가 상이한 정도로 증식·분화하는 인간의 세포들을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 중 한 명인 소크 생물학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의 후안 카를로스 이스피수아 벨몬테(발생생물학)는 말했다.
연구자들의 바람은, 일부 「인간-동물 교잡배아(human–animal hybrid)」—일명 키메라—가 더 나은 신약실험 모델을 제공하고, 나아가 이식용 인간기관(human organs for transplant)의 배양에 사용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팀의 구성원들은 2019년(참고 2), 원숭이의 배아를 수정 후 최대 20일 동안 배양접시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참고 3). 그리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7년, 그들은 일련의 다른 교잡배아들(참고 4)—인간의 세포와 함께 배양된 돼지의 배아, 인간의 세포와 함께 배양된 소(牛)의 배아, 생쥐의 세포와 함께 배양된 시궁쥐 배아—을 발표했었다(참고 5).
그러나 이번 연구는 발생생물학자들을 분열시켰다. 일각에서는, (생쥐나 시궁쥐 등의 모델동물과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기 어려운) 근연관계에 있는 영장류를 이용하여 그런 실험을 수행할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인간 영장류(nonhuman primate)는 설치류보다 엄격한 윤리규정의 보호를 받고 있어서, 대중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관과 조직의 원천으로서의 키메라」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보다 훨씬 더 분별 있는 실험들은 얼마든지 있다"라고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 대학교(Pompeu Fabra University)의 알폰소 마르티네스 아리아스(발생생물학)는 말했다. "일례로 가축(예: 돼지, 소)은 원숭이보다 전망이 밝으며, 윤리적 테두리를 벗어날 위험이 없다. 그에 더하여, 동물연구를 없앨 것으로 기대되는 오가노이드(organoid) 분야도 존재한다."
민감한 주제
이스피수아 벨몬테에 따르면, 연구팀의 의도는 '교잡배아를 원숭이에게 착상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그들의 목표는 '상이한 종(種)의 세포들이 초기 증식기(early growth phase) 동안 배아 속에서 서로 의사소통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동물 교잡배아」를 배양하려는 시도는 아직 예비적이며, 키메라가 유용하려면 더욱 효율적이고 건강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그런 교잡배아가 증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두 가지 종(種)의 진화적 거리가 너무 멀어서, 세포들이 다른 수단을 이용해 의사소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연관계가 더 높은) 「인간-원숭이 교잡배아」 속에서 세포들 간의 상호대화를 관찰한다면, 미래의 「인간-생쥐 모델」의 생존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라고 이스피수아 벨몬테는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게잡이원숭이(Macaca fascicularis)에서 수정란을 추출한 다음 배지에서 배양했다. 수정 후 6일째에, 연구팀은 132개의 '원숭이 배아'에 25개의 '인간 확장만능줄기세포(EPS cell: extended pluripotent stem cell)'—배아의 안팎에서 다양한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주입했다. 그 배아들은 각각 독특한 '인간과 원숭이 세포의 조합'으로 발전했으며, 다양한 속도로 상태가 악화되었다. 그리하여 수정 후 11일에는 91개가 생존했지만, 17일째와 19일째에는 각각 12개와 3개가 생존했다.
"이번 논문은, 원숭이의 주머니배(blastocyst)에 도입된 인간의 만능줄기세포가 원숭이의 배아에 통합될 수 있음을 극적으로 증명했다"라고 칼텍의 마그달레나 제르니츠카-고에트스(발생생물학)는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지적에 따르면, 이번 연구팀은 과거의 다른 연구팀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세포가 어떤 조직으로 분화할지'—이것은 핵심적인 단계로, 키메라 모델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마스터해야 한다—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르티네스 아리아스는 이번 연구의 결과를 납득하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뒷부분에서, 나는 더 나은 증거를 기대했었다"라고 그는 말했다. "수정 후 15일째에 접근함에 따라 생존하는 배아의 수가 급감(急減)했다는 것은 상태가 매우 심각했음을 시사한다."
인간의 세포를 (유연관계가 높은) 영장류의 배아와 결합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탄생한 교잡배아의 신분(status)과 정체성(identity)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은 연구팀을 가리켜, 도덕적으로 애매모호한 실체(morally ambiguous entity)를 창조했다고 말할 것이다"라고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교의 현 인수 교수(생명윤리학)는 말했다. 현 교수에 따르면, 연구팀은 기존의 지침을 준수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규제와 윤리적 이슈를 염두에 두고, 선관주의의무(善管主意義務)를 이행했다."
연구상의 제한
그러나 국제적인 지침은 키메라 연구 분야의 진보를 따라잡고 있다. 다음달, 국제줄기세포연구협회(ISSCR: 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는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지침을 개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침에서는, 비인간영장류와 인간키메라 문제를 언급할 것이다"라고 (ISSCR에서 키메라 소위원회를 이끄는) 현 교수는 말했다. ISSCR의 현행 지침에서는, 「인간-동물 키메라」들 간의 교배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ISSCR은 "인간세포가 동물숙주의 발생하는 중추신경계와 통합될 때, 추가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라고 권고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미국(참고 6)과 영국(참고 7)과 일본(참고 8) 포함—은 인간세포가 포함된 키메라에 관한 연구를 수시로 제한해 왔다. 그러나 일본은 2019년 인간세포를 포함하는 동물배아를 이용한 실험에 대한 금지를 철폐하고, 그해부터 그런 연구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2015년,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은 "인간세포를 동물배아에 주입하는 연구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을 금지한다"라고 발표했다. 2016년, NIH는 그 금지의 철폐를 제안했지만, 동물배아의 범위를 「(초기 신경계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창자배형성(gastrulation)이후에 창조된 교잡배아」로 제한했다. 그로부터 4년도 더 지났지만, 연구비 지원은 계속 금지되고 있다. NIH의 대변인은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입장을 정하기 위해, ISSCR의 5월 업데이트를 기다라고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NIH 자체적인 규정 발표'에 대한 스케줄은 밝히지 않았다.
※ 참고문헌
1. 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1)00305-6
2. https://doi.org/10.1126%2Fscience.aaw5754
3.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3326-5
4. https://www.nature.com/news/hybrid-zoo-introducing-pig-human-embryos-and-a-rat-mouse-1.21378
5. https://doi.org/10.1016%2Fj.cell.2016.12.036
6. https://www.nature.com/news/us-agency-to-lift-ban-on-funding-human-animal-hybrids-1.20379
7. https://www.nature.com/news/2007/070903/full/070903-12.html
8.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275-3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1001-2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생명과학 양병찬 (2021-04-1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9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