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이오토픽] 식품 속의 과당(fructose)이 비만을 유도하는 메커니즘 규명

산포로 2021. 8. 24. 13:57

[바이오토픽] 식품 속의 과당(fructose)이 비만을 유도하는 메커니즘 규명

 

생쥐에게 먹인 고농도의 옥수수 시럽(사람의 식품에 널리 첨가되는 감미제)은 소장(小腸)의 표면적을 증가시킴으로써 식이영양 섭취 증가와 체중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왼쪽: 건강한 생쥐에게 맹물이나 고과당 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을 4주 동안 먹인 후(위), 소장을 확대한 이미지(아래). 오른쪽: 과당이 세포의 생존을 촉진하고 융모의 길이를 늘리는 메커니즘.  Image courtesy of Samuel Taylor and Dr. Marcus Goncalves.

▶ 미국 웨일코넬 의대와 뉴욕장로병원(NewYork-Presbyterian)의 연구팀은 전임상 시험에서, 과당(fructose)을 섭취하면 소화관 속의 세포가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하는 방향'으로 변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에서 증가하는 과당 섭취'와 '비만 및 특정 암 증가'의 잘 알려진 관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18일 《Nature》에 실린 이번 연구(참고 1)는 고과당식(high-fructose diet)이 융모(villi)─소장(small intestine)의 내벽을 구성하는 얇고 머리칼 같은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 융모는 소화관의 표면적을 증가시켜, 인체가 소화관을 통과하는 영양소(식이지방 포함)를 흡수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과당을 함유한 먹이를 먹은 생쥐가 대조군 생쥐(과당을 섭취하지 않은 생쥐)에 비해 25~40% 긴 융모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에 더하여, 길이가 늘어난 융모는 '영양소 섭취 증가' '체중 증가' '지방 축적'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당은 다른 당들(예: 포도당)과 구조적으로 다르며, 상이하게 대사된다"라고 이번 연구의 선임저자인 뉴욕장로/웨일코넬 메디컬센터의 내분비·당뇨·대사 내과 조교수이며 내분비학자인 마커스 다실바 곤칼베스 박사(참고 2)는 말했다.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과당의 주요 대사물이 융모의 연장을 촉진하며, 소장 종양의 증식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당초 융모를 연구할 계획이 없었다. 그들이 2019년 발표된 선행연구(참고 3)에서, 식이과당은 결장직장암 생쥐모델의 종양 크기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과당의 대사를 차단하면 종양의 크기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과당이 소장(小腸)의 과다형성(hyperplasia)─가속화된 증식(accelerated growth)─을 촉진할 수도 있다'는 데 착안한 연구팀은 과당이나 대조식이를 먹인 생쥐의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곤칼레스 랩(참고 4)에 소속된 「3기관 M.D-Ph.D. 프로그램(Tri-Institutional M.D.-Ph.D. Program)」(참고 5) 학생인 새뮤얼 테일(제1저자)가 수행한 관찰 결과, 놀랍게도, 고과당식을 먹은 생쥐의 융모 길이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발견한 후, 그는 곤칼베스 박사와 함께 후속연구에 착수했다.

▶ 융모의 길이가 길어진 것을 관찰한 후, 연구팀은 그 모양이 된 융모가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들은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통상적인 저지방식(normal low-fat diet), 고지방식(high-fat diet), 과당이 추가된 고지방식(high-fat diet with added fructose)을 각각 먹였다. 그랬더니, 세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보다 융모만 길어진 게 아니라, 더 뚱뚱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대사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과당의 특정한 대사물인 「과당1인산(fructose-1-phosphate)」이 고농도로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대사물은 당대사 효소인 「피루브산염키나아제(pyruvate kinase)」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 대사를 변형시키고 융모의 생존 및 연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피루브산염키나아제」 또는 '「과당1인산」을 만드는 효소'를 제거하자, 과당은 융모의 길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동물연구에서는, 「과당1인산」이 종양의 증식에 기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테일러에 따르면, 이번에 생쥐에서 관찰된 내용은 진화적 관점에서 수긍할 수 있다고 한다. "포유동물, 특히 온대기후에서 동면하는 포유류의 경우, 과일이 익은 가을에 과당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함으로써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지방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경우, 자기들이 지금 먹고 있는 것을 먹도록 진화하지 않았다고 곤칼베스 박사는 덧붙였다. "과당은─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fructose corn syrup)이 됐든, 설탕(table sugar)이 됐든, 과일 같은 천연식품이 됐든─현대의 식단에 거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약방의 감초'다"라고 그는 말했다. "과당 자체는 해롭지 않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의 몸은 과당을 (지금 이러는 것처럼) 많이 먹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연구팀의 향후 목표는, 이번 발견이 인간에게 적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현재 임상에는, 다른 목적 때문에 '「과당1인산」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를 겨냥하는 약물이 이미 나와 있다"라고 곤칼페스 박사는 말했다. "우리는 그런 약물들을 전용(轉用)─용도 재지정(repurposing)─하여, 융모를 수축시키고 지방흡수를 줄이고 아마도 종양의 증식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과당을 매개로 한 소화관 변화의 메커니즘 (참고 6)

소화관 속의 영양소들은 소장 속의 융모(villus)라는 돌기를 관통한 후 혈류로 진입한다. 융모 말단의 세포들은 산소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런 상태를 저산소증(hypoxia)이라고 한다─이며, 에너지 고갈(energy depletion)과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 등의 이유로 사멸한다. 뉴욕장로/웨일코넬 메디컬센터의 연구팀은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 "생쥐에게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high-fructose corn syrup)이 함유된 먹이를 먹이면, HFCS를 섭취하지 않은 생쥐보다 융모의 길이가 늘어나고 혈류 속의 지질 수준이 상승한다"라고 보고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융모의 길이가 증가하는 것은 "과당의 존재에 의해 촉발된 변화를 통해, 저산소세포(hypoxic cell)들의 생존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① HFCS에서 나온 포도당은 대사된 후 2개의 인산기(빨간 동그라미)를 얻어 「과당1,6-이중인산(F1,6-BP: fructose 1,6-bisphosphate)」를 생성하는데, 얘네들은 PKM2라는 효소의 (활성이 높은) 4량체 버전(tetrameric version)의 형성을 선호한다. PKM2는 해당작용(glycolysis)이라는 대사경로에서 기능을 발휘한다.

② HFCS에서 나온 과당이 GLUT5 수송체를 통해 세포로 진입하면, 헥소케토키나아제(KHK: ketohexokinase)라는 효소가 그것을 「과당1인산(F1-P: fructose-1-phosphate)」으로 전환하는데, F1-P는 구조적으로 F1,6-BP와 유사하다.

③ F1,6-BP와 대조적으로, F1-P는 PKM2의 서브유닛을 해리(dissociation)하기 때문에 'PKM2 4량체(고활성)'가 'PKM2 단량체(저활성)'에 비해 열세에 놓이게 된다. PKM2 단량체는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함과 동시에 '에너지 수준을 지속시키는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저산소증에 빠진 융모세포의 생존율을 높인다.

 

Disclaimer: Dr. Marcus DaSilva Goncalves is a paid consultant and shareholder of Faeth Therapeutics which is developing therapies for cancer. Dr. Goncalves has received speaking and/or consulting fees from Pfizer, Novartis, Petra Pharmaceuticals and TruMacro Nutrition. The laboratory of Dr. Goncalves has received financial support from Pfizer.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827-2
2. https://weillcornell.org/marcus-dasilva-goncalves-md-phd
3. https://news.weill.cornell.edu/news/2019/03/high-fructose-corn-syrup-promotes-colon-tumor-growth-in-mice
4. https://goncalveslab.com/team
5. https://mdphd.weill.cornell.edu/
6.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2195-1

※ 출처: Weill Cornell Medicine Newsroom https://news.weill.cornell.edu/news/2021/08/research-uncovers-how-fructose-in-the-diet-contributes-to-obesity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농수식품 양병찬 (2021-08-24)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3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