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세포를 스트레스에서 해방하는 유비퀴틴 단백질
스트레스 받은 세포에서는 단백질과 RNA 분자들이 한데 뭉쳐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을 생성한다. 스트레스에서 회복하는 세포에서 스트레스 과립을 해체하려면, 작은 단백질변형자(small protein modifier)인 유비퀴틴(ubiquitin)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고온(高溫) 등의 환경 스트레스 요인(environmental stress factor)에 노출된 세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접힌(folding) 단백질이 풀리는(unfolding) 것이다. 이렇게 손상된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샤프롱(chaperone)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다시 접는(refolding)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상된 단백질을 붕괴(degradation)시키는 것이다. 후자(단백질 붕괴)의 한 경로에서, 유비퀴틴 분자가 표적 단백질에 달라붙는데, 이것은 쉽게 말해서 '프로테아좀(proteasome)이라는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붕괴될 예정임'라는 딱지를 붙인 것이다.
초기연구에서, 열 스트레스(heat stress)가 세포내 단백질의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와 프로테아좀 붕괴(proteasomal degradation)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참고 1). 이제 《Science》에 실린 두 편의 논문에서, 미국 성(聖)유다 어린이 연구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의 브라이언 맥스웰 박사(참고 2)와 권영대 박사(참고 3)가 이끄는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가라앉을 때 정상적인 세포기능을 회복하려면, 대단위 단백질 세트(a large set of proteins)의 유비퀴틴화가 필요하다"라고 보고했다.
맥스웰 등은 5가지 상이한 스트레스 요인(42 °C의 열 스트레스 포함)에 노출된 배양세포를 대상으로 유비퀴틴화된 단백질(ubiquitinated protein)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stressor)들은 '독특한 한 세트'의 단백질들을 유비퀴틴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 별로 민감한 단백질이 따로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컨대, 열 스트레스하에서는 381개의 단백질들이 유비퀴틴화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중에는 「리보솜에서 단백질 합성(protein synthesis at ribosome)에 관여하는 단백질」과 「RNA와 단백질을 세포핵에서 세포질로 수송(transport of RNA and proteins from the cell nucleus to the cytoplasm)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스트레스 받은 세포의 세포질에서 RNA 분자에 결합하여 커다란 RNA-단백질 구조(RNA–protein structure)인 '스트레스 과립'을 형성하는 단백질」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음으로, 맥스웰 등과 권영대 등은 "세포가 열 스트레스에서 회복하는 동안 세포핵과 세포질 사이의 정상적인 수송이 회복(recovery of normal transport between the nucleus and the cytoplasm)되고 스트레스 과립이 용해(dissolution of stress granule)되려면, 유비퀴틴화가 필요하다"라는 사실을 증명했다(아래 그림 참고). 그러나 그들은 회복의 분자적 기초(molecular underpinning)를 검토하지는 않았다. 가장 가능성 높은 메커니즘은 “단백질은 열 스트레스하에서 대량의 에너지에 노출되므로, 그것들의 3D 구조가 와해된 다음 유비퀴틴화되고 최종적으로 프로테아좀에 의해 파괴된다”라는 것이다.
☞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의 조립/해체/붕괴 메커니즘
미국 「성(聖)유다 어린이 연구병원」의 브라이언 맥스웰과 권영대 박사는 지난 6월 《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들(열 스트레스 포함)이 배양된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분석했다.
① 열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에서, 유비퀴틴(Ub)이라는 작은 단백질이 G3BP1이라는 단백질(아마도 열 스트레스 때문에 잘못 접히는 것 같다)에 달라붙는다. 유비퀴틴은 '이 단백질은 프로테아좀(proteasome)이라는 단백질 복합체에 의해 제거될 예정임'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② G3BP1은 스트레스 과립(stress granule)의 구성요소인데, 스트레스 과립이란 「스트레스 받은 세포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RNA와 단백질의 집합체」를 말한다.
③ 또한, 열 스트레스에 의한 과립은 유비퀴틴화된 「결함 있는 리보솜의 산물(DRiPs: defective ribosomal products)」—단백질 생산기구인 리보솜에 의해 최근 합성된 잘못 접힌 단백질(misfolded protein)—을 축적시킨다.
④ 스트레스 과립에서 '유비퀴틴화된 G3BP1'의 제거를 매개하는 것은 VCP(유비퀴틴화된 단백질을 푸는 단백질)이며, DRiPs의 제거를 매개하는 것은 VCP와 샤프롱 단백질(예: HSP70)이다. G3BP1과 DBiPs가 제거되면, 스트레스 과립이 해체된다.
⑤ 해체될 수 없는 '지속적 스트레 과립(persistent stress granule)'은 자식작용(autophagy)에 의해 제거되는데, 이 과립은 자식작용에 의해 '막으로 둘러싸인 붕괴 구획(membrane-bound compartment for degradation)' 속으로 들어간다.
▶ 선행연구에서, 시클로헥시미드(cycloheximide)—리보솜에서 단백질 합성을 차단하는 화합물—를 투여하면 대부분의 「열 스트레스 유도 유비퀴틴화(heat-stress-induced ubiquitination)」가 차단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4, 참고 5). 그러므로 열 스트레스하에서 유비퀴틴화된 단백질 중 상당수는 '결함있는 리보솜의 산물(DRiPs: defective ribosomal products)'—리보솜에서 잘못 접힌 채 새로 합성된 단백질—일 수 있다. 그에 대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스트레스 받은 세포 안에서는 번역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이 DRiPs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잘못 접히므로(misfolded), 스트레스가 가라앉은 후 세포가 필수적인 과정을 재가동하기 전에 이 잘못 접힌 단백질이 붕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과립은 리보솜에 의한 단백질 합성이 중단될 때 생겨난다. G3BP1은 스트레스 과립의 조립에 필요한 골격단백질(scaffold protein)인데(참고 6, 참고 7, 참고 8), 맥스웰 등은 "G3BP1이 다른 트스레스 요인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유독 열 스트스레스에 반응하여 유비퀴틴화된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권영대 등은 "G3BP1의 변이체(유비퀴틴화될 수 없다)을 발현하도록 조작된 세포는 정상적인 G3BP1를 보유하는 세포에 비해, 열 스트레스 이후의 스트레스 과립 해체가 손상된다"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권영대 등은 "표지를 붙인 G3BP1과 유비퀴틴이 동일한 세포내 지역으로 이동한다"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선행연구 결과(참고 9, 참고 10, 참고 11, 참고 12, 참고 13)와 상충되는 패턴이다. 많은 연구에서는, 유비퀴틴 신호의 상당 부분은 스트레스 과립 단백질(예: G3BP1)이 아니라 DRiPs에서 나온다고 제안했었다(참고 9, 참고 11, 참고 13). 그리고 스트레스 과립에서 DRiPs를 제거하는 과정은 '유비퀴틴 및 VCP(유비퀴틴화된 단백질을 푸는 다기능 단백질; 참고 13)'와 '샤프롱(예: HSP70; 참고 9, 참고 11)'에 의존하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다음으로, 권영대 등은 "VCP가 스트레스 과립에서 G3BP1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라고 보고했다. G3BP1가 제거되면 스트레스 과립의 해체가 촉진될 것 같지만, 추출된 G3BP1의 운명은 아직 오리무중이다(아마도 프로테아좀에 의해 붕괴될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VCP의 기능이 교란되면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참고 14). ALS의 전형적인 특징은 '단백질의 잘못 접힘'과 '스트레스 과립의 조절장애(dysregulation)'다.
(...To be continued...)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02%2Fj.1460-2075.1987.tb04718.x
2. https://doi.org/10.1126%2Fscience.abc3593
3. https://doi.org/10.1126%2Fscience.abf6548
4. http://www.ncbi.nlm.nih.gov/entrez/query.fcgi?cmd=Retrieve&db=PubMed&dopt=Abstract&list_uids=27026526
5. https://doi.org/10.1038%2Fs41594-018-0182-x
6. https://doi.org/10.1016%2Fj.cell.2020.03.046
7. https://doi.org/10.1016%2Fj.cell.2020.03.049
8. https://doi.org/10.1016%2Fj.cell.2020.03.050
9. https://doi.org/10.1016%2Fj.molcel.2016.07.021
10. https://doi.org/10.1038%2Fcdd.2014.103
11. https://doi.org/10.15252%2Fembj.201695957
12. https://doi.org/10.26508%2Flsa.202000927
13. https://doi.org/10.1016%2Fj.molcel.2018.04.021
※ 출처:
1. 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https://www.stjude.org/media-resources/news-releases/2021-medicine-science-news/studies-reveal-key-process-needed-for-cells-to-recover-from-stress.html
2. Nature News & Views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2197-z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