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미국, 존슨&존슨 백신 사용 일시적 중단
J&J 백신을 접종받은 680여만 명의 미국인들 중에서 6명이 AZ 백신과 유사한 '드문 혈액응고장애' 경험 → 1명 사망.
3월 한 달 동안 유럽의 COVID-19 백신 접종 스케줄을 복잡하게 만들었던(참고 2; 한글번역) 드물지만 매우 심각한 부작용이, 급기야 미국의 면역화 노력(immunization effort)에까지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4월 13일(火) 아침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서(참고 3), "만일을 대비하여, 존슨&존슨(J&J)이 만든 COVID-19 백신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J&J 백신을 접종받은 680여만 명의 미국인들 중에서 6명이 (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 일부에서 발견된) 드문 혈액응고장애를 경험했다"라고 보고된 후에 내려진 것이다. 6명은 모두 18 ~ 48세의 여성이며, 그중 한 명이 사망했다.
FDA 재닛 우드콕 국장 권한대행은 한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우리는 보건의료시스템으로 하여금 그들이 목도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적절히 인식·치료하고 보고할 준비를 갖추게 하기 위해, J&J 백신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J&J는 "아직 J&J 백신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유럽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J&J 백신의 배포를 연기했다"라고 발표했다. 유럽의약청(EMA)은 지난주 금요일, 미국에서 J&J 백신을 접종한 후 발생한 4건의 혈액응고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조치는 정당하다"라고 듀크 의대의 고다미 아레팔리(혈액학)는 말했다. "왜냐하면 '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 낮은 혈소판 수치(low platelet count)'는 이례적인 증상들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특이한 부위에 혈전에 생김과 동시에 혈소판이 감소하는 것은 드문 현상으로, 통상적인 신호의 범위를 벗어난다. 대서양의 양쪽에서 접종되고 있는 두 가지 유사한 백신에서 그런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은, 백신과 관련된 합병증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을 증폭시킨다."
약 6주 전 유럽에서 AZ 백신—백스제브리아(Vaxzevria)—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에서 유사한 안전성 신호(safety signal)가 처음 포착되었을 때, EMA는 백스제브리아의 사용을 중단하도록 권고하지 않았지만, 여러 EU 회원국들은 잠시 동안 백스제브리아의 접종을 유예했으며(참고 4; 한글번역), 많은 나라들은 현재 (중증 COVID-19의 위험이 가장 높은) 노인들에게만 백스제브리아를 접종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만든 「mRNA 기반 백신(messenger RNA–based vaccine)」을 접종받은 사람들의 경우, 혈소판감소를 동반하는 특이한 혈액응고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백스제브리아와 J&J 백신은 모두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modified adenovirus)에 기반하므로, 연구자들은 '바이러스 벡터가 부작용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2개의 다른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백신」(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중국의 칸시노 바이올로직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에서는 그와 유사한 사례가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의 백신에 대한 데이터는 제한적이며, 두 나라의 공중보건 당국자들이 안전성 신호를 제대로 포착하거나 보고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베일러 의대의 피터 호테즈(바이러스학)는 말했다. (호테즈는 「단백질기반 COVID-19 백신」의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의 원인을 연구해 온 연구자들은, 그 드문 합병증(참고 5)의 이름을 「백신유도 면역 트롬빈성 혈소판감소증(VITT: vaccine-induced immune thrombotic thrombocytopenia)」이라고 붙였다. 헤파린유도 혈소판감소증(HIT: 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이라는 부작용과 유사하게, 유럽의 환자들은 (혈소판을 활성화시키는) 혈소판인자4(PF4: platelet factor 4)라는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생긴 후 광범위한 혈액응고가 초래되었다. 미국의 환자들에게서도 그런 항체가 생겼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현재 연구자들은 'J&J 백신이 VITT를 초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궁리하고 있다.
현재로서, 미국의 사례는 (3,400만 명의 백스제브리아 접종자들 중 222명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유럽에 비해 훨씬 적어 보인다. 그러나 버밍엄 대학교의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 전문가인 앤터니 콕스에 의하면, 더 많은 사례가 수면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껏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 경각심이 고조된 만큼, FDA의 보고서에서는 더 많은 사례가 언급될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FDA의 피터 마크스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부작용을 겪는 환자를 적절히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들의 주의사항 중에는 헤파린을 회피하는 것도 포함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의사들이 혈액응고 증상에 통상적으로 헤파린을 처방하기 때문이다. "먄약 백신을 접종받은 후 혈전이 생긴 환자에게 헤파린을 투여한다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아레팔리는 말했다.
CDC와 FDA의 조치는, 백스제브리아와 J&J 백신의 글로벌 보급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운반 및 저장의 용이함' 때문에, 백스제프리아와 (한 번만 접종하면 되는) J&J 백신은 수십억 명의 중저소득 국가 국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는 계획의 핵심이었다. "잘사는 나라의 국민들은 여러 가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으므로—미국의 경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무려 6억 도스나 확보하고 있다—, 부담이 적을 것이다"라고 호테즈는 말했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우드콕은 4월 13일, "미국의 J&J 백신 접종 중단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벌어지는 일에 따라 사정이 달라질 수 있지만, 우리는 J&J 백신 접종이 며칠 동안만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DA-CDC 공동위원회는 4월 14일(水)에 모임을 갖고, J&J 백신의 접종사례를 평가하고 계속적 사용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예정이다.
"J&J의 접종을 중단한 것은 불필요한 조치였을 수 있다"라고 콕스는 말했다. EMA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훨씬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계속할지언정 백스제브리아의 접종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적이 없다. "내 생각에는, EMA처럼 전반적인 위험/편익에 대한 경고만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에서 백신을 연구하는 폴 오핏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 따르면,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되는 동안 J&J 백신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한다. "CDC와 FDA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된다"라고 그는 말했다. 오핏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옵션을 제시한다: ① 드문 부작용임을 인식하고, J&J 백신 사용을 계속한다. 왜냐하면, 전반적으로 볼 때 이익이 위험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② 특정 그룹(이익이 위험을 확실히 상회하는 그룹)에 한해 J&J 백신의 사용을 허용한다. ③ J&J 백신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다.
그는 유럽의 경험에 기반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②번이다. 즉, J&J 백신 접종 대상을 특정 연령대—이를테면 '55세 이상'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고령자의 경우에는 'COVID-19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이 훨씬 높고, 'J&J 백신의 부작용 위험'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wfaa.com/video/news/health/coronavirus/vaccine/johnson-johnson-vaccine-paused-heres-what-you-need-to-know/287-cc7e1dfc-2438-4408-94db-6c34563a07b3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3/it-s-very-special-picture-why-vaccine-safety-experts-put-brakes-astrazeneca-s-covid-19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8862&SOURCE=6)
3. https://www.cdc.gov/media/releases/2021/s0413-JJ-vaccine.htm
4.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3/rare-clotting-disorder-may-cloud-worlds-hopes-astrazenecas-covid-19-vaccine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9184&SOURCE=6)
5.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4/hard-choices-emerge-link-between-astrazeneca-vaccine-and-rare-clotting-disorder-becomes
6. https://www.bbc.com/news/health-56665517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4/concerns-over-rare-clotting-disorders-halt-use-johnson-johnson-s-covid-19-vaccine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