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미각의 비밀: 소금을 첨가하면 과일과 캔디가 더 달달해지는 이유
탄수화물과 당(糖)은 생쥐의 입 안에 있는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전통적인 단맛수용체(T1Rs)만 갖고 있는 미각세포(오른쪽)는 인공감미료를 포도당과 구분하는 데 애를 먹는다. 그러나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용체(SGLTs)를 경유하여 포도당에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미각세포(왼쪽)와 두 가지 감지 메커니즘을 모두 보유하는 미각세포(가운데)도 존재한다는 증거가 새로 제시되었다. / ⓒ 九州大学(참고 1)
▶ 삶의 작은 아이러니가 하나 있으니, 소금을 약간 첨가하면 단 음식이 더 달착지근해 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이제 과학자들은 '소금이 첨가된 캐러멜'과 ‘자몽 솔티 도그’*의 감정서를 제출하며, 그런 요리 트릭(culinary trick)에서 소금의 가치를 증명했다.
* 자몽과 소금의 조합인 칵테일. 솔티 도그는 짠 녀석 이라는 의미로 영국의 갑판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글라스 테두리에 소금을 묻힌 스노우 스타일의 여름용 칵테일이다. 자몽주스의 신맛과 소금의 짠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유전자가 녹아웃 된 생쥐가 여전히 포도당을 좋아한다(참고 2)"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생쥐—그리고 어쩌면 인간도—가 단맛을 감지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도쿄 치과대학 단기대학(東京歯科大学短期大学)의 야스마츠 게이코(安松 啓子)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체의 다른 부분에서 포도당과 작용하는 단백질—나트륨-포도당 공동수용체 1(SGLT1: sodium-glucose cotransporter 1)에 눈을 돌렸다. SGLT1은 신장과 창자에서 나트륨을 이용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냄으로써 에너지를 공급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단백질은 당에 반응하는 미각세포에서도 발견된다.
연구팀은 T1R이 불능화된 생쥐의 혓바닥을 '포도당 + 소금' 용액—이 속에 포함된 나트륨은 SGLT1이 작동하는 데 필요하다—으로 문지르며, 미각세포에 연결된 신경의 반응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T1R이 불능화된 생쥐의 혓바닥을 '포도당 + 소금' 용액—이 속에 포함된 나트륨은 SGLT1이 작동하는 데 필요하다—으로 문지르며, 미각세포에 연결된 신경의 반응을 기록했다. 소금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포도당 + 소금을 투여 받은 변이생쥐'의 신경을 '포도당만 투여 받은 변이생쥐'의 신경보다 더 신속히 발화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T1R이 있는 생쥐도 '포도당 + 소금'용액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포도당에만 한정되었으며, 사카린과 같은 인공감미료는 그런 반응을 촉발하지 않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SGLT1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은 포도당에 대한 반응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GLT1이 포도당 감지(glucose sensing)의 숨은 실력자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Acta Physiologica》에 발표했다(참고 3). 이러한 경로는 녹아웃 생쥐가 포도당을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생쥐의 경우에는 T1R이 포착하는 단맛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야스마츠는, 이번 발견이 인간에게도 적용되며, '소금이 첨가된 캐러멜'과 같은 식품의 인기가 오래 지속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세 가지 종류의 '단맛 감지 미각세포'가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에 의하면, 처음 두 가지는 T1R 경로와 SGLT1 경로 중 하나를 사용하며, 천연당을 인공감미료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는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사용하며, 지방산과 우마미(旨味)에도 반응하므로, 칼로리가 풍부한 식품을 탐지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매우 흥미로우며, 단맛이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버팔로 대학교에서 미각신호 전달을 연구하는 캐스린 메들러는 논평했다.
"'SGLT가 미각 시스템의 단맛 탐지에 기여한다'는 확고한 증거가 제시되었다"라고 USC의 에밀리 리만(신경생물학)은 동의했다. "이제 회의적인 시각은 거둬도 될 것 같다." 이제 이 분야의 연구자들이 소금광산으로 돌아갈 때가 온 것 같다.
※ 참고문헌
1. https://www.kyushu-u.ac.jp/en/researches/view/170
2. https://doi.org/10.1016/S0092-8674(03)00844-4
3. https://doi.org/10.1111/apha.13529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0/why-adding-salt-makes-fruit-and-candy-sweeter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농수식품 양병찬 (2020-10-07)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25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