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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똑같은 약인데도 성별(性別)에 따라 효과가 정반대라니!

산포로 2021. 5. 4. 16:58

[바이오토픽] 똑같은 약인데도 성별(性別)에 따라 효과가 정반대라니!

 

Raül Andero Galí (@AnderoLab) Twitter (참고 1)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 부설 신경과학연구소(INc-UAB: Institut de Neurociències at the Universitat Autònoma de Barcelona)의 연구팀은 5월 3일 《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참고 2), "생쥐의 Tac2(Tachykinin 2)라는 뉴런회로(neuronal circuit)─공포기억의 형성에 관여하는 회로─를 약물을 이용해 억제할 경우, 혐오사건(aversive event)을 기억하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성(性)에 따라 반대로 나타난다"라고 보고했다. 즉, 수컷은 감소하고 암컷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약물이 암수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 정반대로 나타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연구팀은 "기억형성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정반대의 분자 메커니즘과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카탈루냐고등연구소(ICREA)의 라울 안데로 교수가 지휘하는 「공포기억 메커니즘 연구팀」은 트라우마 경험과 관련된 장애(외상후 스트레스와 공포)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공포기억의 기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자신들이 연구하는 약물이 중심편도(CeA: central amygdala)에 자리 잡은 Tac2라는 회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약물의 이름은 오사네탄트(Osanetant)로, 수컷 생쥐에서 트라우마 사건을 회상하는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오사네탄트가 암컷 생쥐에서는 정반대 효과(즉, 공포기억 증가)를 발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상반된 효과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의해 설명된다. (1) Tac2 경로를 차단하는 데 있어서, 오사네탄트는 두 가지 성호르몬(수컷의 경우에는 테스토스테론, 암컷의 경우에는 에스트로겐)의 뉴런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한다. (2) 암컷 생쥐의 발정주기(oestrous cycle)─인간 여성의 월경주기에 상응하는 개념─동안 발생하는 호르몬의 변동이 약물의 (혐오사건을 기억하는 능력에 대한)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Raül Andero Galí (@AnderoLab) Twitter

"이번 연구결과는 '호르몬이 공포기억의 형성을 조절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정신장애 치료제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성차(性差)와 호르몬 주기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라고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INc-UAB의 포스닥 연구원 안토니오 플로리도는 말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는 '남성에 관한 연구' 5.5 건당 1건의 '여성에 관한 연구'가 출판된다. 그리고 Tac2 경로에 관한 연구의 경우, 지금껏 대부분 남성에 집중되었다.

"남녀가 기억을 다르게 처리하는 메커니즘과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공포장애의 치료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핵심 열쇠다. 특히 여성들이 그런 장애를 빈번히 겪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라고 이번 연구를 총괄한 라울 안데로는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성별에 따라 차별화된 연구를 수행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여성이 포함된 기초연구와 임상연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오사네탄트는 새로운 약물은 아니지만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그것은 어떠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지 않다. 안데로가 이끄는 연구팀은 현재, 오사네탄트를 이용해 공포장애를 남녀별로 다르게 치료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INc-UAB의 연구팀과 호스피탈 델 마르 부설 의학연구소(IMIM: Hospital del Mar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연구팀이 함께 한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개인화된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기억 관련 장애 치료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사용되는 모든 정신건강 약물들은 특이성(specificity)이 부족하므로, 우리가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그들은 결론지었다.


연구의 하이라이트

CeA-Tac2 경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면, 수컷 생쥐의 공포기억강화(fear memory consolidation)가 손상되지만 암컷의 공포기억은 증가한다. 이러한 기억 효과는 성호르몬(수컷의 경우에는 테스토스테론, 암컷의 경우에는 에스트라디올)과 CeA에 존재하는 특이적인 수용체에 의존한다. 그에 더하여, Tac2 경로가 불활성화 되는 것만으로도 편도의 Akt/GSK3β/β-Catenin 경로가 하향조절(수컷의 경우)되거나 상향조절(발정 전기 암컷의 경우)되는 데 충분하다. 따라서 수컷의 공포기억강화를 감소시키고 발정 전기(proestrus) 암컷의 공포기억강화를 증가시키려면, 이러한 분자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

 

※ 참고문헌
1. https://twitter.com/INC_UAB/status/1389153602275512322?s=20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2911-9

 

※ 출처: https://www.uab.cat/web/newsroom/news-detail/same-drug-can-have-opposite-effects-on-memory-according-to-sexual-differences-1345668003610.html?noticiaid=1345842326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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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의학약학 양병찬 (202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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