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두 가지 단클론항체, 중증 COVID-19 예방의 가능성 보여
두 건의 임상시험에서, 특이적 항체치료가 경도~중등도 COVID-19 환자—특히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참고 2), Vir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공동으로 개발한 항(抗)코로나바이러스 항체는 참가자들의 입원이나 사망 가능성을 85% 감소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 건의 임상시험에서(참고 3), 두 가지 항체—일라이일리가 만든 발라니비맙(bamlanivimab)과 에테세비맙(etesevimab)—의 칵테일은 입원과 사망의 위험을 8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0일에 발표된 두 건의 연구결과는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RDBPC)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것이지만, 아직 출판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초기에 투여할 경우, 항체요법은 중중질환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에 대한 증거를 추가했다"라고 피츠버그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캠퍼스의 더렉 앵거스(집중치료 의사)는 말했다.
"항체들의 효과는 믿기 어려울 만큼 훌륭했다." 그는 덧붙였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흥미진진하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인체의 자연적 반응은 다양한 항체를 생성하는데, 그중 일부는 바이러스의 복제능력을 직접 억제할 수 있다. 팬데믹 초기에, 연구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가장 효과적인 항체를 찾아내어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탄생한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들은 지금껏 다양한 환경에서 COVID-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테스트 받았다.
Vir와 GSK가 함께 개발한 VIR-7831이라는 항체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감염병—에서 회복한 사람에게서 처음 분리되었다. 그 항체는 나중에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도 결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회사의 연구팀은 최근 《bioRxiv》에 업로드한 출판전 논문에서(참고 2), "in vitro 연구에서, VIR-7831은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주—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신속히 확산되는 501Y.V2 변이주(또는 B.1.351)가 포함된다—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VIR-7831의 유연성(resilience)을 그것이 겨냥하는 표적에 귀속시켰는데, 그곳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변이가 축적되지 않는 경향이 있는 특별한 영역'이라고 한다.
낮은 호응도
VIR-7831은 COVID-19에 대항하는 것으로 검증된 단클론항체 목록—이 목록에는 일라이릴리(Eli Lilly)의 항체 칵테일도 포함된다—에 등재되어 있는데, 목록에 등재된 항체 중 일부는 이미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의사 및 환자들의 호응도가 비교적 낮다는 게 문제였다"라고 앵거스는 말했다.
앵거스가 지적한 한 가지 원인은, "임상시험 결과가 언론에 발표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Vir과 GSK가 임상시험의 핵심 데이터를 동료심사 저널에 출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VIR-7831은 가격이 비싼 데다 전문적인 의료시설(예: 입원병원이나 외래병원)에서 주입(infusion)을 통해 투여 받아야 하는데, 그렇잖아도 감염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의료자원이 부족한 마당에 후자는 만만찮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엇갈리는 메시지(mixed messaging)다. 팬데믹 초기에 (병원에 입원한 COVID-19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몇몇 핵심 임상시험에서, 단클론항체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많은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단클론항체는 질병 초기에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며, 중증 COVID-19의 후기단계 증상은 간혹 바이러스보다는 면역계 자체에 의해 추동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기존의 임상시험 실패는 단클론항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형성함으로써, '비교적 경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긍정적 효과'에 대한 회의감을 부추긴다"라고 앵거스는 말했다. "사람들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과소평가할 것이다."
「영국 애자일 코로나바이러스 약물시험 이니셔티브(UK AGILE Coronavirus Drug Testing Initiative)」를 지휘하는 리버풀 대학교의 사예 쿠(약학)는 임상시험의 규모를 지적한다. "경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단클론항체의 가능성이 인정되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확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경증 COVID-19 환자 중에서 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따라서 수백 명의 참가자 중에서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플랜 B
"모든 지구촌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받는 날이 까마득히 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클론항체는 COVID-19의 백신과 치료제 사이에서 중요한 가교(架橋)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덴마크 코펜하게 대학교와 국립의료원(Rigshospitalet)의 감염병 의사인 옌스 룬드그렌은 말했다. "단클론항체는 백신을 대체할 수 없지만, 플랜 B(plan B)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특히, 백신접종에 반응하여 면역반응을 가동할 수 없는 사람에게 중요할 수 있다."
사예 쿠는, 단클론항체가 전광석화처럼 개발되었다는 데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효과적인 단클론항체가 이렇게 빨리 개발되었다니, 흥미롭기 그지없다"라고 그는 말했다. "미래에 또 다른 팬데믹이 찾아올 것이므로, 우리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클론항체는 '우리가 팬데믹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해 산 교훈을 남겼다."
※ 참고문헌
1. https://investors.vir.bio/node/7401/html
2. https://doi.org/10.1101/2021.03.09.434607
3. 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lillys-bamlanivimab-and-etesevimab-together-reduced-hospitalizations-and-death-in-phase-3-trial-for-early-covid-19-301243984.html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1-00650-7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1-03-1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87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