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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동영상으로 보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주 기초상식

산포로 2021. 4. 16. 14:26

[바이오토픽] 동영상으로 보는,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주 기초상식

 

팬데믹이 오랫동안 계속되더니, 최근 변이주(variant)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영국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주(strain)가 있다. 그러나 변이주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즉, 각각의 변이주는 '일련의 변이(mutation)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든 변이가 SARS-CoV-2를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어떤 의미로 '변이주'를 거론하며, 그게 팬데믹의 미래에 대해 뭘 말해 주는 것일까?

바이러스는 자신의 유전체(genome)를 반복적으로 복제함으로써 증식한다. 그러나 오래된 복사기처럼, 그 사본(寫本)이 항상 완벽한 건 아니다. 각각의 '불완전한 사본'이 바로 변이주인데, 그들의 불완전성(변이)이 바이러스의 행동방식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변이 바이러스는 오리지널 바이러스보다 부실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우 드물게, 변이는 몇 가지 중요한 방식—이를테면 오리지널 바이러스보다 감염성이 더 높든가, 면역계를 더 잘 회피한다든가—으로 바이러스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걷잡을 수 없는 복제를 더 많이 허용할수록, 그런 드문 변이가 축적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신속히 확산될 때(또는 '의학적 치료로 인한 면역력 약화'나 'HIV 감염' 때문에 바이러스를 물리칠 능력을 상실한 숙주를 만날 때)가 바로 그런 때다.

만약 하나의 변이주가 '특별한 변이들'의 혜택을 누린다면, 그 변이주는 다른 변이주들보다 번성함으로써 모니터링 시스템에 포착될 것이다. 역학자(epidemiologist)들은 그 변이주에 심지어 '요주의 변이주(variant of concern)'—예컨대 남아공에서 발견된 B.1.351, 브라질에서 발견된 P.1, 영국에서 발견된 B.1.1.7—라는 딱지를 붙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그런 '요주의 변이주'들을 대상으로, '도대체 뭐가 변했는지'와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알아내려고 애써 왔다.

그런데 확산되는 변이주라고 해서, 반드시 유리한 변이(advantageous mutation)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컨대, 소규모 인구집단이 하나의 변이주를 한 지역에서 우연히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 (관광명소를 찾았던 여행객들이, 휴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그럴 경우, 그 변이주는 유의미한 생물학적 변화(significant change to the biology)가 없더라도 새로운 지역에서 확산되기 시작할 수 있다. 이게 그 유명한 창시자효과(Founder Effect)다.

하나의 변이주가 등장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 역학은 새로운 변이주를 탐지하고 추적하여, 새롭거나 우려되는 감염 패턴을 포착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실험실 연구(lab study)는 '특정한 변이가 바이러스의 속성을 바꾸는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다. 이런 연구들을 통해, 과학자들은 '특정 바이러스로 하여금 우위를 점하게 한 변이'를 찾아내기 시작하고 있다.

어떤 변이주는 다른 변이주보다 신속히 확산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특정한 변이가 자연면역(natural immunity)과 백신유래면역(vaccine-derived immunity)을 약화시키거나 회피할 수 있다'는 단서가 포착되고 있다. 예컨대 바이러스학자들에게 더그(Doug)라고 알려진 D614G 변이는 팬데믹 초기에 널리 확산되었으며, 거의 모든 변이주에서 발견된다. 더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는데, 하나의 아미노산(D614)을 다른 아미노산(G614)으로 바꿈으로써 새로운 변이주의 감염력을 증가시킨다.

넬리(Nelly)라고 알려진 N501Y는 또 하나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로, 전파력(transmissibility)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넬리는 B.1.1.7, B.1.351, P.1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세 가지는 모두 요주의 변이주다.

세 번째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인 E484K—일명 이크(Eek)—는 소위 면역회피(immune escape)라는 걱정거리를 암시한다. 이크는 남아공과 브라질에서 탐지된 B.1.351과 P.1에서 발견되었다. 2021년 초 발표된 실험실 연구에서, 그 변이주들은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 중 일부를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남아공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B.1.351는 여러 가지 백신이 효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과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는 실제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보다 매우 느리게 변이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개발된 COVID 백신은 최소한 부분적인 효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변이주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 변이주를 물리치는 데 기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뭔가를 하려면 우선 데이터가 필요하다. 변이주의 등장을 모니터링하고 추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게 늘 간단한 일은 아니다. 영국의 「COVID-19 유전체학 컨소시엄(COG-UK: COVID-19 Genomics UK consortium)」과 같은 조직은 '신속한 시퀀싱'과 '효율적인 데이터 공유'를 결합하려는 노력을 강화해 왔다. COG-UK는 이미 400,000개 이상의 SARS-CoV-2 유전체를 시퀀싱했다.

둘째로, 연구자들은 변이 바이러스들이 글로벌 백신접종 노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기존의 백신들을 재설계할 수도 있으며, 백신들을 조합(組合)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그러나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와중이라, 신뢰할 만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나라들은 국가적인 수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감염경로 추적,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접종과 같은 공중보건정책은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고 새로운 변이주를 감시하는 강력한 도구다. 모든 초점은, 바이러스의 변이와 확산을 근본적으로 막는 데 맞춰져야 한다. 즉, 새로운 변이주의 싹을 잘라, 변이가 발생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 출처: Nature Videos: "Coronavirus variants: What you need to know"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생명과학 양병찬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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