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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독일 과학자들, AZ 백신의 혈전 초래 메커니즘 제시

산포로 2021. 4. 26. 13:45

[바이오토픽] 독일 과학자들, AZ 백신의 혈전 초래 메커니즘 제시

 

ⓒ Medscape

독일의 과학자들은 "AZ 백신이 (인체의 혈소판 공급량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드물지만 매우 심각한 혈전'을 초래하는 2단계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라고 제안했다.

유럽 의약청(EMA)이 현재까지 보고한 바에 따르면(참고 1), AZ 백신(백스제브리아)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까지 약 220여 건의 '특이한 혈전 + 혈소판 감소' 사례가 발견되었다.

"내 생각에, 이것은 확고한 증거다"라고 독일 그라이프스발드 대학병원(University Hospital Greifswald) 부설 면역학 및 수혈의학 연구소(Institute of Immunology and Transfusion Medicine)의 안드레아스 그라이나허 소장은 발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드문 혈전과 '혈소판의 핵심 단백질에 대한 항체' 간의 관련성을 제시한 과학자 중 하나다.

"과학자들은 통상적으로 이것을 '확정적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출판전 서버인 《Research Square》(참고 2)에 원고를 업로드한 지 수 시간 후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그라이나허와 동료들은, 백신이 커다란 혈전들을 초래하기 전에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기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은 그런 드문 혈전을 초래하는 기본적인 면역기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거의 항상 억제된다고 한다. 즉, 인체는 일련의 검문소를 이용하여, 혈전형성 과정을 구성하는 모든 단계가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사례의 경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일어나, 각각의 단계가 다음 단계로 발전함으로써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것은 인체를 초혈액응고상태(hyper-clotting state) 로 몰아가는 자가면역공격(autoimmune attack)으로, 스스로 에너지를 불태운 후 몇 주 후 자지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신속한 치료를 받는다면, 거의 예외없이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

그라이나허에 따르면, 그와 비슷한 자가면역증후군이 10일 동안 지속된 사례를 단 한 건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환자는 백신이 아니라, 혈전용해제인 헤파린을 투여받은 사람이었다.

혈전을 초래하는 2단계 과정: 인간 단백질, EDTA

그라이나허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2단계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단계에서, 아데노바이러스의 껍질은 (바이러스 배양에 사용된) 인간의 단백질과 함께 혈액 속의 혈소판과 접촉한다.

혈소판은 무색의 세포단편(colorless cell fragment)으로서, 감염이나 손상 부위로 출동하여 혈액의 응고를 도와줌으로써 출혈을 멈추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혈소판은 인체의 면역반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활성화된 혈소판은 세균 같은 침입자들을 에워싼 후 형태가 바뀌어, 자체 내에 저장되어 있는 화학신호를 방출한다.

"그런데 (헤파린을 투여받거나 AZ 백신을 접종받은 후 드물게 일어나는 것처럼) 혈소판이 대량으로 활성화되는 경우, 혈소판은 그런 신호를 홍수처럼 방출하게 된다"라고 그라이나허는 말했다. "그 요란한 신호는 '오랜 역사를 가진, 통제하기 어려운 면역반응'을 동원하게 된다."

"동굴 속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다가, 누군가가 던진 돌멩이에 화들짝 놀라 깨어난 용(龍)을 상상해 보라"라고 그라이나허는 말했다. 그 화학신호는 B세포를 깨우고, B세포는 (혈액응고를 총괄하는) PF4(platelet factor 4)에 대항하는 항체를 대량 생산한다.

인체는 그것을 '체내에 침입한 엄청난 양의 병원체에 대한 반응'으로 착각하고, 과잉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항체는 혈소판에 결합하고, 혈소판은 백혈구를 소환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게 폭발하게 된다"라고 그라이나허는 말했다.

 

☞ 혈소판이 분비하는 PF4는 강력한 양전하(陽電荷) 덕분에 (인간 단백질 찌꺼기를 비롯한) 백신 구성요소와 복합체를 형성한다. 실제로, 연구팀이 in vitro에서 AZ 백신에 PF4를 투입한 결과, 커다란 복합체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다른 백신들에도 인간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AZ 백신에는 70~80mcg/mL이 들어 있는데, 이는 다른 백신들(5mcg/mL 미만)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라고 그라이나허는 말했다(참고 3).

 

이러한 반응에서, 두 번째 핵심단계는 EDTA(ethylenediaminetetraacetic acid)에 의해 초래된다. EDTA는 AZ 백신에 첨가된 칼슘결합제(calcium-binding agent) 겸 안정화제(stabilizer)다. 연구팀은 AZ 백신에서 100마이크로몰의 EDTA를 검출했는데, 이는 다른 백신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고 한다. 단, J&J 백신의 구성성분 목록에는 EDTA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EDTA는 (혈관벽을 형성하는) 내피세포 사이의 이음부(junction)를 열어, 혈관이 새게 만든다. 그러면 '단백질 + 혈소판'에 의해 형성된 거대한 복합체가 혈류로 들어가—매우 드물게—전신경보(body-wide alarm)를 발령한다.

'백신을 좀 더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그라이나허는 "처음엔 2단계를 초래하는 EDTA를 제거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는 백신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중요한 구성요소인지 알지 못한다."

몇 가지 의문

(1) 그럼, EDTA가 포함되지 않은 J&J가 AZ 백신과 비슷한 유형의 혈전을 초래한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그라이나허는 '크기가 문제일 것'이라고 추론한다.

헤파린을 투여받은 환자들의 경우, 헤파린 분자의 크기가 중요하다. 가장 큰 분자인 미분획 헤파린(unfractionated heparin)의 경우, 그보다 분자량이 작은 헤파린을 투여받았을 때보다 HIT(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가 일어날 가능성이 10배 높다.

"J&J 백신은 커다란 항체-단백질 복합체(antibody-protein complex)를 형성하는 데 반해, 다른 백신들은 작은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작은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HIT가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그라이나허는 말했다.

(2) 유해반응이 여성에게 더 자주 일어나는 듯 보이는 이유에 대해, 그라이나허는 '커다란 젠더편향성(gender bias)에 대한 회의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유럽에서 최초로 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보건의료종사자였는데, 그중에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VITT(vaccine-induced immune thrombotic thrombocytopenia)는 젊은 여성들에게 더 많이 일어나는 질병이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많은 EU 회원국들은 AZ 백신의 사용을 아예 포기하거나, 사용방식을 변경했다. 지지난 주, 덴마크는 "AZ를 더 이상 백신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참고 4). 이탈리아는 "60세 이상"에게만 AZ 백신을 권고했고, 영국 보건당국은 "30세 미만에게는 다른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EMA는 J&J 백신의 제품정보에 '혈전과 혈소판수 감소'에 대한 경고사항을 추가하라고 요구했다(참고 5).

 

☞ FDA와 CDC, J&J 백신 사용 유예조치 해제(참고 6)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4월 13일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서 "만일을 대비하여, 존슨&존슨(J&J)이 만든 COVID-19 백신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밝혔었다(참고 7).

4월 23일 FDA는 J&J 백신 사용 유예조치를 해제했다. 이는 CDC의 자문위위원회(ACIP: 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가 "18세 이상의 성인에 대한 J&J 백신사용(단, 주의사항 첨부)"을 허용하기로 표결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의 일이다.

CDC의 로셸 월렌스키 본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해사례의 전반적인 발생률은 100만 명당 1.9명, 18~49세 여성의 발생률은 100만 명당 7명이다. 50세 이상 여성의 발생률은 100만 명당 0.9명으로 훨씬 더 낮다.

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J&J 백신은 18~49세의 여성에서, 100만 명당 650건의 입원과 12건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50세 이상 여성들의 잠재적 이익은 훨씬 더 커서, 4,700건의 입원과 650건의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J&J 백신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ema.europa.eu/en/news/astrazenecas-covid-19-vaccine-ema-finds-possible-link-very-rare-cases-unusual-blood-clots-low-blood
2. https://www.researchsquare.com/article/rs-440461/v1
3.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4/do-preservative-and-stray-proteins-cause-rare-covid-19-vaccine-side-effect
4. https://www.thelocal.dk/20210414/breaking-denmark-to-withdraw-astrazeneca-from-covid-19-vaccination-programme/
5. https://www.ema.europa.eu/en/news/covid-19-vaccine-janssen-ema-finds-possible-link-very-rare-cases-unusual-blood-clots-low-blood
6. https://www.medscape.com/viewarticle/949913
7.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9836&SOURCE=6

※ 출처: Medscape Medical News https://www.medscape.com/viewarticle/949636 (https://www.webmd.com/vaccines/covid-19-vaccine/news/20210422/scientists-find-how-astrazeneca-vaccine-causes-clots)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1-04-2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