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노바백스의 신개념 COVID-19 백신, 임상 3상에 착수
유망한 COVID-19를 개발하던 중 위기를 겪었지만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과 미국 정부로부터 20억 달러를 지원받아 기사회생한 바이오텍 업체(참고 1)인 노바백스(Novavax)가 지난 12월 28일,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에서의 효능시험(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노바백스는 이미 영국에서 15,000여 명의 효능시험 대상자 모집을 완료했는데, 그 데이터는 유럽 규제당국에 제출될 승인신청서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영국의 임상시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노바백스는 이번 가을에 백신 생산 규모를 늘리려고 노력하던 중, 영국 임상시험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미국 임상시험을 연기했다. 지난 8월 발표된 최초의 임상시험 결과는 전망이 밝았지만(참고 2), 노바백스는 30년에 달하는 백신생산 역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현재 개발 중인 COVID-19 백신에 대한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드디어 상황을 바꿀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바백스의 COVID-19 후보백신은 미국 정부가 수십 억 달러를 베팅한 두 개의 단백질 서브유닛 백신(protein subunit vaccine) 중 하나—다른 하나는 내로라하는 백신생산업체인 사노피 파스퇴르가 개발하고 있다—로서, 최초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노바백스의 백신은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 사본이 점점이 박힌 미세한 지질 나노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지질에는 (다른 COVID-19 백신에서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참고 3)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면역강화제로서 식물성 화합물인 사포닌(saponin)이 보충되었다.
이번 위약대조시험(참고 4)은 108군데의 미국 지역과 7군데의 멕시코 지역에서 실시될 것이며, 지원자의 2/3인 약 30,000명은 진짜 백신을 투여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야심찬 임상시험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90% 이상의 예방률이 검증되었고, 이번 달 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아 출시된 2개의 백신(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 백신) 때문에 임상시험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노바백스는 잘 알고 있다. 효능이 우수한 백신을 두고 굳이 효능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백신을 선택할 이유도 없거니와, 임상시험에 참가한다고 해서 시험군에 할당되리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임상시험 참가를 주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참가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기회가 왔을 때, 공인된 백신을 접종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나요?'" 노바백스의 R&D 담당 사장인 그레고리 글렌은 말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 참가가, 적절한 시기에 공인된 백신을 접종받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노바백스의 대변인인 에이미 스피크는 이렇게 덧붙였다. "일부 지역에서 참가자들을 모집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우리는 적당한 후보지역을 물색해 놓았다."
많은 백신 전문가들은 30,000명의 지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가리켜 '오르기 힘든 산'이라고 한다. "위약대조시험에 참가할 사람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타적인 사람들 중 대부분은 이미 다른 임상시험에 등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머크(Merck)에서 백신생산을 담당했던 비제이 사만트는 말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임상시험 참가자를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참고】 노바백스 백신의 핵심개념
신개념의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바백스의 과학자들은 먼저 바큘로바이러스(baculovirus)를 이용하여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나방의 세포에 삽입했고, 나방의 세포는 그 유전자를 이용하여 세포 표면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었다. 다음으로, 과학자들은 그 스파이크 단백질을 수확하여 합성된 입자(synthetic particle)의 표면에 박았다. 마지막으로, 면역을 강화하는 보강제(immune-boosting adjuvant)로서. 나무에서 유래한 사포닌(saponin)이라는 화합물이 추가되었다.|
1. 바큘로바이러스를 이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추출한 스파이크 단백질 DNA를 열대거세미나방(fall armyworm)의 세포에 삽입한다.
2. 나방의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든다.
3. 스파이크를 합성된 입자의 표면에 박는다.
4. 사포닌정제된 식물성 화합물을 추가하여,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5. 백신을 접종하면, 항(抗)스파이크 항체가 생겨나 SARS-CoV-2 감염을 차단한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1/will-small-long-shot-us-company-end-producing-best-coronavirus-vaccine
2. https://pubmed.ncbi.nlm.nih.gov/32877576/
3.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788&SOURCE=6
4. https://www.novavax.com/resources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2/novavax-launches-pivotal-us-trial-dark-horse-covid-19-vaccine-after-manufact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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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12-30)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60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