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날씬이 유전자 발견 ← 64만 명 대상 유전자 연구
▶ 어떤 사람들은 운동과 다이어트를 안 해도 체중이 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날씬하다. 그 이유가 뭘까? 과학자들은 한 가지 이유를 찾은 것 같다. 사상 최대의 「비만의 유전학 연구(studies of the genetics of obesity)」 중 하나에서, 한 연구팀이 운 좋은 보인자(lucky carrier)의 체중 증가를 막아 주는 희귀한 유전자 변이(rare gene variant)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유전학의 역작(a tour de force of genetics)이다"라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비만을 연구하는 사다프 파로키는 논평했다. 유전학자들은 '질병을 초래하는 유전자'를 찾는 게 상례이지만, 드물게 건강을 증진하는 유전자의 약간 다른 버전(subtly different version)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유전자 연구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드문 변이를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런 변이는 신약의 표적이 될 수 있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매년 280만 명 이상의 지구촌 주민들이 과체중이나 임상적 비만 때문에 사망한다. 비만은 2형당뇨, 심장병, 일부 암, 심지어 중증 COVID-19(참고 2)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이어트와 운동은 비만한 사람의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어떤 사람의 비만 여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전자도 있다. 고도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흔한 유전자 변이—이를테면 식욕조절과 관련된 MCR4 유전자의 '망가진 사본'—가 과체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수천 개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었는데, 각각의 유전자는 체중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모두 힘을 합쳐 비만의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 리네네론 유전학 센터(RGC: Regeneron Genetics Center)의 연구팀은 멕시코, 미국, 영국의 거주자 64여 만 명에게서 채취한 유전체를 시퀀싱하여, 엑솜(exome)—유전체 중에서 단백질을 코딩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것은 방대한 작업이었다"라고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루스 루스(인간유전학)는 논평했다. "한 장의 사진에 포함된 수천 개의 화소(pixel)들이 장면의 미세한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참가자들은 희귀한 변이들을 고해상도로 드러낼 수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낮거나 높은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불완전하지만, 가장 널리 인정된 비만의 측정치—와 관련된 유전자군(群) 내의 변이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BMI와 관련된 16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는데, 그중에서 5개는 「G 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s: G-protein coupled receptors)」라는 세포표면단백질을 코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5개의 유전자가 모두 시상하부(hypothalamus)—배고픔과 대사를 조절하는 뇌 영역—에 발현되어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그것들이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추가로 제시했다.
그런데 5개의 유전자 중에서 하나—GPR75—의 변이가 BMI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그 유전자의 사본 하나를 불활성화시키는 변이를 보유한 사람들은, 작동하는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보다 체중이 평균 5.4kg 가볍고, 비만의 위험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7월 1일 《Science》에 발표했다(참고 3).
▶ GPR75가 체중 증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작동하는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를 개발했다. 그리고 14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였더니, 그 생쥐는 대조군 생쥐보다 몸무게가 44% 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변형된 생쥐는 혈당이 더 잘 조절되고 인슐린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PR75 유전자가 불활성화되는 변이를 보유한 사람은 드물어, 3천명당 한 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친다"라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자일즈 여(유전학)는 논평했다. GPR75 결핍이 생쥐에게 그렇게 명확하고 강력한 방어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그게 비만과 관련된 대사경로(metabolic pathways related to obesity)에 개입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전세계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생물학(new biology)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만약 그렇다면, GPR75 유전자는 잠재적인 약물표적(drug target)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현재 GPR75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증명된 분자는 2개이지만, 그것의 스위치를 끄는 약물은 비만과 싸우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투약 옵션(medication option)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는 다른 형질과 질병(예컨대 2형당뇨, 그밖의 대사장애)에 이러한 접근방법을 응용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였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RGC의 루카 로타(유전역학)는 말했다.
그러나 루스에게, 이번 연구의 진정한 가치는 시퀀싱의 규모에 있다. "이번 연구는, 비만과 같은 복잡한 질병을 연구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샘플 규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줬다"라고 그녀는 말했다(참고 4).
※ 참고문헌
1. https://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9746507/Rare-genetic-variants-protect-against-obesity-study-says.html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9/why-covid-19-more-deadly-people-obesity-even-if-theyre-young
3.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73/6550/eabf8683
4.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7/massive-dna-study-finds-rare-gene-variants-protect-against-obesity
※ 출처: Regeneron INVESTORS & MEDIA https://investor.regeneron.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regeneron-genetics-center-discovers-gpr75-gene-mutations-protect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의학약학 양병찬 (2021-07-0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32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