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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그린란드 상어, 세계 최장수 척추동물 인증

산포로 2016. 8. 16. 08:02

[바이오토픽] 그린란드 상어, 세계 최장수 척추동물 인증


Long in the tooth: Science 표지


북대서양과 북극해의 얼음물에 사는, 커다랗고 거의 눈 먼 상어가 '세계 최장수(最長壽) 척추동물'로 공식 인증받았다.


그린란드 상어(Somniosus microcephalus)의 수명은 최소한 272년이며, 500년 까지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참고 1). 이것은 과학문헌에 실린 종전 최고기록 보유자 북극고래(Balaena mysticetus)의 211년을 능가하는 것이며(참고 2), 226살(1751 ~ 1977)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하나코(花子)라는 유명한 암컷 코이(Koi: 관상용 잉어의 일본어 표기)의 이야기도 능가한다(확인되지 않았음).


"해양학자들은 그린란드 상어가 오래 산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라고, 8월 11일 《Science》에 실린 논문의 공저자인 인디애나 대학교 사우스밴드 캠퍼스의 피터 부시넬 박사(해양생리학)는 말했다. 그린란드 상어는 거대한 몸집을 갖고 있지만, 매우 천천히 자라는 것을 감안할 때 수명이 엄청나게 긴 것으로 보인다. 성체 그린란드 상어는 6미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학자들은 그보다 더 크게 자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963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그린상드 상어는 1년에 1센티미터 미만씩 자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참고 3).


그러나 지금껏 상어의 나이를 확실하게 측정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웠다. 전통적으로 과학자들은 나이테 같은 것을 세는 대신, 지느러미 비늘이나 기타 골격구조에서 성장하는 석회화된 조직의 층(層)을 헤아려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가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율리우스 닐센 박사(해양생물학)에 의하면, 그린란드 상어의 지느러미는 작고 뼈가 없는 데다, 척추는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측정 가능한 층(countable layer)이 축적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한다.


비밀은 눈에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상어의 수정체 한복판에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탄소 14(carbon-14)의 수준을 측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럴 경우, 렌즈가 처음 형성되던 당시에 바닷물의 방사성탄소 농도가 얼마였는지를 알 수 있다. 2010~2013년에 암컷 그린란드 상어 28마리의 수정체에서 방사성탄소의 농도를 측정한 결과, 그중에서 가장 큰 것(5.02미터)은 272~512년 전에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린란드 상어가 그렇게 오래 사는 이유는 뭘까? 부시넬 박사에 의하면, 그건 "체온이 너무 낮고 덩치가 엄청나게 커서 에너지를 매우 적게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체온이 낮고 덩치가 크다고 해서 다 그렇게 오래 사는 건 아니다. 따라서 그린란드 상어가 별난 특징이나 분자 수준의 재주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독일 예나 소재 라이프니츠 노화연구소의 마리오 바움가르트 박사(생물학)는 말했다.


닐센 박사도 바움가르트 박사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그의 직접적인 관심사는 그게 아니다. 그는 다른 미스터리, 예컨대 그린란드 상어가 먹이를 사냥하는 방법이나, 짝짓기 하는 장소 등을 탐사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또 한 가지 사실은, 암컷 그린란드 상어가 성적(性的)으로 성숙하는 데 약 150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00년간의 남획(濫獲)이 그린란드 상어를 멸종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호주 해양과학연구소의 애런 맥닐 박사(해양생물학)에 의하면, 그것보다 더 큰 위협은 기후변화라고 한다.


"그린란드 상어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이누이트 족에게 희생당해 왔지만, 지금 당장은 위험한 수준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정말로 위험한 건, 북극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신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린란드 상어는 그런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맥닐 박사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Nielsen, J. et al., "Eye lens radiocarbon reveals centuries of longevity in the Greenland shark (Somniosus microcephalus)", Science 353, 702–704 (2016).
2. George, J. C. et al. Can. J. Zool. 77, 571–580 (1999); http://www.nature.com/news/2007/070619/full/news070618-6.html
3. Hansen, P. M. in International Commission for the Northwest Atlantic Fisheries Special Publication 4, 172–175 (1963).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near-blind-shark-is-world-s-longest-lived-vertebrate-1.20406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생명과학  양병찬 (2016-08-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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