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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고위층 부모의 인맥이 자녀들에게 대물림되는 세상(하이에나 연구)

산포로 2021. 7. 21. 09:28

[바이오토픽] 고위층 부모의 인맥이 자녀들에게 대물림되는 세상(하이에나 연구)

 

거의 30년에 걸친 하이에나의 사회적 상호작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생물학자들은 소셜네트워크의 대물림 패턴과 그것이 사회구조·서열·생존에 던지는 시사점을 명확히 기술했다.

 

Hyenas benefit from being born to high-ranking mothers, from whom they inherit their social networks, according to research led by biologists from Penn and Michigan State University. (Image: Kate Shaw Yoshida)

인간에게나 하이에나에게나, 힘깨나 쓰는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인 것 같다. 새로 발표된 연구에서, 모계사회를 이룬 포유동물에서 권력이 대물림되는 메커니즘이 밝혀졌으니 말이다. 즉, 엘리트 하이에나의 새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친구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며, 그녀들은 친구의 새끼들을 평생 동안 먹이고 보호해 준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엄마와 아빠가 자녀들의 사회세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수행하는 역할을 납득시켰다"라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소셜네트워크를 연구하는 조시 퍼스는 논평했다. "우리는 사람의 대인관계를 개인적 행위의 결과물로 간주하는 경항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부모의 행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침팬지, 하이에나, 그밖의 사회적 동물들은 위계적 사회(hierarchical society)에서 생활한다. 사회적 정점에 있는 동물(보스)은 사냥한 먹이를 제일 먼저 먹고, 전형적으로 똘마니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그들은 보스의 지위를 호시탐탐 넘보는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보스를 보호한다. 높은 서열은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지만, 후세들이 부모들과 동일한 유형의 패거리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은 불분명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강력한 동맹자(powerful ally)들을 모집할까, 아니면 부모에게 물려받은 조직을 관리할 뿐일까?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에롤 아크자이(이론생물학)와 (지금은 바-일란 대학교에 있는) 아미얄 일라니(행동생태학)는 케이 홀캠프의 연구를 분석하기로 결정했다. 홀캠프는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행동생태학자로, 케냐에서 점박이하이에나(Crocuta crocuta) 무리의 생활을 거의 30년 동안 추적해 왔다.

연구팀은 하이에나의 행동과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활동을 매일 기록했는데, 그중에는 다른 하이에나들과의 상호작용 및 긴밀성이 포함되어 있었다(참고 1). 또한 그들은 각각의 암컷 및 그 새끼들의 혈통(pedigree)과 사회적 지위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이상과 같은 데이터를 이용하여, 하이에나 상호간의 긴밀성에 기반하여 그들의 사회적 유대관계를 재구성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엄마와 새끼들의 소셜네트워크를 비교했다.

그 결과, 특히 서열이 높은 하이에나들의 경우, 새끼들은 독자적인 인맥을 구축하는게 아니라 엄마친구의 가족들과 대인관계를 맺는 것으로 밝혀졌다. 7월 15일 《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그들은 "하이에나 새끼들은 엄마의 소셜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물려받는다"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엄마의 소셜네트워크를 얼마나 근사하게 베꼈냐(how closely copied moms’ social network)가 고위층 자녀의 수명을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와 대조적으로, 하위층 자녀들은 엄마보다 서열이 높은 아줌마들과 인맥을 쌓아야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트위터 (https://twitter.com/JoshAFirth/status/1415756185802784769)

"만약 당신이 힘센 엄마의 새끼로 태어났다면, 엄마가 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라고 일라니는 설명했다. "그러나 루저의 새끼로 태어났다면 당신의 삶은 고달플 게 뻔하므로, 엄마와 다르게 행동하는 게 낫다."

"연구팀은 실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적나라하게 기술했다"라고 퍼스는 말했다. "다른 사회적 동물의 경우에도 사정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아크자이는 말했다. 예컨대, 퍼스는 미발표 논문에서 박새(great tit)라는 명금류(鳴禽類)의 사회적 대물림을 기술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사회에 대한 연구자들의 사고방식을 바꿀 것이다"라고 일라니는 말했다. "당신은 한 시점의 사회적 구조만 보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스냅샷에 불과할 뿐이며, 사실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퍼스는 덧붙였다(참고 3).

 

이번 주 《Science》 커버 스토리: 엄마의 친구들

하이에나는 철저한 모계사회이며, 암컷의 서열은 그녀가 속한 '동아리의 힘'에 의해 뒷받침된다. 암컷 절친들은 똘똘 뭉쳐 서로 새끼들을 먹이고 돌봐 주기 때문이다. 이번 주 《Science》 표지에는, 생주 7주 된 점박이하이에나 새끼가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Masai Mara National Reserve)의 은신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사진이 실렸다. '태어날 때의 털가죽'을 아직 두르고 있는 새끼는 이미 '엄마의 절친들'이 누군지 배우기 시작했다. 몇 개월 동안 계속되는 이 학습과정은, 새끼가 엄마의 인맥(소셜네트워크)을 물려받는 메커니즘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15/05/hyena-society-founded-friendship
2.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73/6552/348
3.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7/mom-s-powerful-friends-keep-high-ranking-hyenas-top

※ 출처: University of Pennsylvania https://penntoday.upenn.edu/news/high-ranking-hyena-mothers-pass-their-social-networks-their-cubs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생명과학 양병찬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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