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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감염병과 같은 방식으로 전파되는 대중음악, R0를 계산해 보니 ...

산포로 2021. 9. 28. 14:36

[바이오토픽] 감염병과 같은 방식으로 전파되는 대중음악, R0를 계산해 보니 ...

 

Researchers who study the spread of infectious disease have found epidemic modelling can determine what drives the popularity of hit songs — that's right, infectious tunes are exactly that. / ⓒ McMaster University

대중음악은 종종 '기억하기 쉽다(catchy)'고 기술되지만, '친구들에게 당신의 취향을 감염시킨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음원 발매 후 다운로드 되는 패턴이 감염병의 유행곡선(epidemic curve)과 매우 유사하며, 모든 장르 중에서 가장 감염력이 높은 것은 전자음악(electronica)"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니 말이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의 도라 로사티(수학과 통계학)는 동료들과 함께 '감염병의 확산을 연구하는 데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수학적 도구(mathematical tool)를 이용하여 노래가 유행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연구팀은 지금은 중단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믹스라디오(MixRadio)에서 다운로드된 약 14억 곡의 데이터베이스에 눈을 돌렸다. 2007~2014년 영국에서 다운로드된 상위 1,000곡에 초점을 맞춰, 그들은 전염병의 표준모형인 「SIR(Susceptible-Infectious-Recovered) 모델」이 '음악의 경시적(經時的) 다운로드 추세'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9월 22일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A: Mathematical and Physical Sciences》에 출판된 논문에서(참고 1), 「SIR 모델」은 '다운로드 되는 음원'을 '인구집단에 확산되는 질병'만큼이나 잘 기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his graph shows the download time series for Bad Romance by Lady Gaga (proportion of total downloads), with the mathematical model trajectory shown in green. (Submitted by Dora Rosati)

"이번 연구 결과는, 질병이나 그 유사체의 확산을 추동하는 사회적 과정이 노래의 유행까지도 추동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로사티는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번 연구 결과가 '음악과 감염병은 시회적 커넥션(social connection)에 의존하여 인구집단에 확산된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질병의 경우, 만약 당신이 병에 걸린 누군가와 접촉한다면, 특정한 확률로 그 질병에 걸리게 된다. 노래의 경우에도 매우 비슷하다. 가장 큰 차이는, 노래는 굳이 신체접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당신의 친구가 멋진 신곡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사용한다면, 당신은 인스타그램에 접속했다가 그 노래를 발견할 것이다."

"그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질병과 마찬가지로, 음악은 다른 사람들을 경유하여 전파된다. 차이점이 있다면, 음악의 경우에는 전파되는 방법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라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에서 질병 모델랑을 연구하는 토머스 로슨은 말했다.

연구팀은 한걸음 더 나아가, 다양한 음악 장르의 기초감염재생산수(R0: basic reproduction number)─감염이나 백신접종을 통한 인구의 면역력이 0이라고 가정할 때, 질병이 확산되는 속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장르 내의 편차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R0가 가장 낮은 장르는 댄스와 메탈로, 각각 2.8과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35)은 그보다 전파력인 높지만, 락(129)이나 힙합(310) 같은 장르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자음악─댄스용이 아닌 청취용 전자음악─의 경우에는 R0가 가장 높아, 무려 3,4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홍역의 R0는 약 18로 알려져 있다.

 

ⓒ The Guardians

"질병은 신체적 상호작용을 통해 확산된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라고 로슨은 말했다. "일부 노래들의 R0가 고공비행을 하는 것은, SNS(예: 트위터)를 통해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래는 감염병보다 더욱 신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

음악의 전파 속도는 시간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대중음악과 락의 경우, 라디오가 주요 전파방법이었던 시기에 득을 많이 봤다"라고 로사티는 말했다. "최근의 가장 큰 변화는 라디오를 필요로 하지 않는 틈새 장르(niche genre)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현재의 스트리밍과 SNS 플랫폼하에서는 새로운 장르들이 확산될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연구는 '대중음악의 유행'과 '질병의 전파' 간의 유사성을 증명함으로써, '대중문화의 탄생·전파·소멸 메커니즘 연구'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참고문헌
1.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doi/10.1098/rspa.2021.0457

※ 출처
1. McMaster University https://brighterworld.mcmaster.ca/articles/viral-hit-why-some-music-is-infectiously-popular/
2. The Guardians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21/sep/22/mathematicians-discover-music-really-can-be-infectious-like-a-virus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종합 양병찬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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