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취업 설명서] 취업과정 소개 2: 최종 인터뷰 – 오퍼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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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연재에서는 지원과정부터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인터뷰까지 소개를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최종 인터뷰와 이후 과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4. 최종 인터뷰 – 세미나
Hiring manager와의 인터뷰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면 최종 인터뷰 여부에 대한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Hiring manager는 여러 명의 지원자들과 인터뷰를 보고 한 포지션에 1-4명 정도 지원자에게 최종 인터뷰를 요청합니다.
<세미나 발표>
최종 인터뷰는 세미나 발표와 그룹 인터뷰로 진행됩니다. 학/석사급 연구원이라면 보통 세미나 발표는 생략되지만, 회사 경력이 있거나 발표할 내용이 있는 경우 간혹 세미나 발표를 하기도 합니다. 박사급 연구원이라면 자신이 현재 학계나 회사에서 하는 연구에 대해 세미나 발표를 합니다. 발표시간은 보통 1시간이 주어지는데, 사람들이 중간중간 질문을 많이 합니다. 따라서 40-45분 정도 분량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미나를 함에 있어서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세미나는 학회에서 하는 학술적 발표와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내가 하는 발표를 모든 사람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내 발표를 듣는 사람들 중에는 학/석사급 연구원들도 있고, 내가 했던 연구분야와 다른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 발표를 듣고는 있지만 그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 못 하는 사람도 꽤 많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학술적인 발표의 형식을 가지고 연구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기만 한다면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습니다.
세미나를 준비함에 있어서 세미나 발표를 왜 하는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원자의 연구 발표를 통해 학술적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원자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설명하는지를 보기 위해 세미나 발표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 시간을 통해 지원자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알려줘야 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세미나를 준비했습니다.
- 5분: 간단한 자기소개 및 지원 동기
- 30분: 박사과정동안 했던 핵심 연구 내용 (서론/데이터/결론) 발표
- 10분: 박사과정동안 했던 다른 연구들 세 가지 간단하게 소개
처음 5분은 약간의 아이스브레이킹입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연구를 해왔는지를 소개하고 왜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는지를 짧게 소개했습니다. 저는 발표 때 가벼운 농담들을 준비하는 편인데, 이때 농담이 잘 먹혀서 모두가 웃고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시작하니 이후에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이후 30분은 제가 했던 핵심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때 단순히 지식적인 부분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 연구에서 사용된 기술들도 언급하면서 내가 어떤 기술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고, 이 기술들을 통해 다른 연구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충분히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연구 결과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기술과 경험을 소개함으로써 이 포지션에 내가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마지막 10분의 분량은 다른 연구 세 가지를 소개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는 GWAS SNP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를 통해 실제적으로 사람 질병 관점에서 사람 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세 개의 다른 연구팀과 협업을 해서 논문을 낸 연구였는데, 이를 통해 백그라운드가 전혀 다른 사람들과 협업해서 성과를 내본 경험이 있고, 이러한 협업을 통해 내가 배운 점들 (백그라운드가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것에서 오는 고충과 해결 경험)을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은 앞서 소개한 연구들과는 다른 면역세포를 가지고 다른 관점으로 했던 연구를 소개함으로써 내 연구 범위와 관심 분야가 넓고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 10분은 데이터를 소개하는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협업에 대한 경험이 있고 폭넓은 연구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데이터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이 인터뷰의 목적이 아닙니다. 나라는 사람이 이 포지션과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임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목적에 맞도록 그들이 알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45분 분량으로 준비했지만, 중간중간 데이터와 실험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와서 1시간을 다 채우고 세미나가 끝났습니다. 시작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 있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룹/개별 인터뷰>
세미나를 마친 후 여러 팀들과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각 인터뷰가 40-45분씩 진행됐고, 총 5개 팀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룹헤드와 일대일로 30분간 인터뷰를 했습니다. 세미나 이후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지원자에게 이전 세미나 발표에 대한 질문, 레쥬메를 기초로 레쥬메에 적힌 내용에 대한 질문, 그 외에 다양한 질문들을 합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많이 합니다.
- 왜 이 회사에 지원을 했는가?
- 취업을 하기로 결정한 동기는 무엇인가?
- 이전에 하던 일과 이곳에서 하는 일이 차이가 있는데 왜 새로운 분야의 일(연구)을 하고 싶은가?
-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고 싶은가?
-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에 대해 얼마나 열려있으며 어떤 협업 경험이 있는가?
- 회사에서는 연구 외에도 많은 미팅이 있는데 연구와 연구 외 업무 사이에서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 생겼던 적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가?
- 레쥬메에 적힌 특정 경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가?
- 레쥬메에 적힌 어떤 실험 기법에 대해 어느 정도 숙련도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관점에서 이 실험을 했는가?
그리고 지원자도 팀원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몇 가지 질문을 미리 생각해둬야 합니다. 팀원들에게 물을 수 있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부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한 사람이 맡는 프로젝트는 몇 개 정도 되는가?
- 다른 부서들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자신이 지원하는 포지션의 하루 일과는 어떤 모습인가?
이런 질문들을 주고받으면서 그룹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세미나와 그룹인터뷰는 하루에 몰아서 진행되기도 하고 일정에 따라 며칠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가끔 회사에 직접 방문해서 인터뷰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Microsoft Teams나 Zoom을 통해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인터뷰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경험이 없는 경우 Teams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저도 학계에 있을 때는 Zoom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Teams가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Teams의 기능들을 익혀보고 내가 화면을 공유할 때 다른 사용자 화면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등을 사전에 테스트해 봤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은 경우가 아주 가끔 있습니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책들을 세워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5. 합격
인터뷰를 본 후 하이어링 매니저는 여러 사람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누구를 뽑을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물론 하이어링 매니저 본인의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하겠지만, 만약 누군가가 결사반대를 한다고 하면 레퍼런스를 체크하는 식으로 재차 검토를 하고 결정을 바꾸기도 합니다.
업계가 상당히 좁습니다. 한 다리만 건너면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판을 듣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의 경우 대학원 같은 과 동기가 몇 개월 전에 먼저 같은 부서에 입사를 해있던 상태였고, 하이어링 매니저가 그 친구에게 저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나쁜 말도 안 해주고 좋게 말해준 사실이 분명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친구가 저를 반대했다면 저는 당연히 뽑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평소에 적을 만들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동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훗날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를 잘 봐도 누군가가 저에 대해 안 좋은 피드백을 준다면 오퍼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오퍼를 받기까지의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인터뷰를 여러명 보는 경우라면 시간이 걸릴 겁니다. 저의 경우 저만 인터뷰 보고 바로 저에게 오퍼를 주기로 결정을 해서 인터뷰 다음 주에 빠르게 오퍼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같은 포지션에 세 명, 혹은 그 이상도 인터뷰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오퍼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됩니다.
6. 오퍼 수락 및 연봉협상
오퍼를 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이에 대해 알겠다고 오퍼를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이후 공식적인 오퍼레터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흔히 말하는 네고 (Negotiation)를 통해 연봉협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봉협상은 공식적인 오퍼레터를 받기 전에 해야 합니다. 오퍼레터를 받기 전에 회사에서는 오퍼레터에 급여와 베네핏을 어떻게 기재할 것인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때 네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 것은 네고를 한다고 해서 모든 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회사마다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고 네고 불가의 영역이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직급에 따라 보너스와 회사 주식 제공 비율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협상이 불가능한 부분입니다.
반면 일반적으로 기본 급여 (Base salary)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이 부분도 적정선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회사에서 처음 제시하는 부분에서 약간의 인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다 수용되는 것도 아니고, 터무니없는 인상을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사실 사람들끼리 서로의 급여를 모르고, 알려줘서도 안 되는데, 저보다 먼저 입사한 제 동기는 제게 자신이 얼마를 받는지 알려줬습니다. 분명 그 친구도 나름 협상을 거쳐 그 급여가 결정된 것일 텐데, 제 매니저는 처음부터 그 친구가 받는 수준의 기본급여를 제시해 주면서 많이 주는 거라고 수락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거기에서 4% 추가 인상을 요구했고, 그 중간정도인 2% 정도 인상된 기본급여를 받기로 결정이 됐습니다.
이 외에도 Sign-on bonus와 Relocation bonus 등이 있습니다. Sign-on bonus는 계약금 비슷한 개념입니다. Relocation bonus는 이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 주는 보너스입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고, 회사에서도 개개인마다 조금씩 방식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저의 경우 따로 별도의 Relocation fee/bonus를 지급해주지 않고 대신 Sign-on bonus를 충분히 주고 그 안에서 알아서 이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반면 저보다 직급이 높으신 다른 분은 입사 당시 Sign-on bonus와 Relocation fee를 둘 다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은 저보다 직급도 높고 저보다 먼 곳에서 이사를 오셨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연봉을 협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회사 경험이 전무하고 학계에서 이제 막 회사로 취직을 하는 경우에는 더 어렵습니다. 게다가 네고를 시도한다고 항상 원하는 대로 되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를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회사 입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입니다. 굳이 나라는 사람이 아니어도 뽑을 사람이 많습니다. 더욱이 저처럼 회사 경험 없이 학계에서 처음 회사로 오는 경우에는, 비록 학계에서의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의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부분은 검증이 안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의 경험이 제한적이지만, 적어도 이제 막 학계에서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라면 연봉과 보너스 부분에서 큰 인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후 회사 경력이 많아지고 다양한 실적을 바탕으로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올라가고 대체불가해진다면 더 좋은 수준으로 연봉 협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지난 글과 이번 글을 통해 제약회사 취업 과정을 전반적으로 소개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인터뷰에 대한 저의 경험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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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제약회사김박사(필명)) 등록일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