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취업 설명서] 다국적 제약회사 소개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취업시장에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 알아야 하고, 각 회사들이 어떤 종류의 사업을 하며, 각 사업에 어떤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이런 실질적인 것들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취업을 하려는 당사자가 시간을 쏟아 스스로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도, 부끄럽지만, 제약회사에 취업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떤 제약회사들이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관심이 그만큼 없었기 때문이겠죠. 저와 마찬가지로 제약회사로 언젠가 취업을 고려하고 있지만 사실 어떤 회사들이 존재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물론 주변의 인맥과 인터넷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미국에 어떤 제약회사들이 있는지를 제 관점에서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의 경험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일반화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제가 경험했고 알고 있는 수준에서 미국의 제약회사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회사는 규모나 사업방향 등에 따라 흔히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구분을 짓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회사로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회사이고, 벤처기업은 자체적인 기술을 가지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을 말하며, 이들 모두가 중소기업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쉽게 말해 들어본 회사 혹은 직원 수, 매출, 사업영역 등에서 규모가 큰 회사를 말합니다. 조금 모호하게 설명을 했지만, 글을 읽는 분들께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은 그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소개를 하기는 어렵고, 다국적 제약회사라고 불리는 대기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주식시장 활용을 통한 리스트업>
가장 쉽게 미국 내 대기업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의 목록을 찾아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에 ‘Pharma companies market cap’이라고 검색을 하면 아주 쉽게 회사들의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가총액(Market cap)이 아닌 수입(Earning)이나 매출(Revenue) 등을 기준으로 목록을 나열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볼 수 있는 사이트 (https://companiesmarketcap.com/)에서 카테고리별로 회사들을 볼 수 있고, 그중에서 제약회사 카테고리(Pharmaceuticals)를 선택하면 쉽게 회사들의 목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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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정보를 보여주는 사이트(https://companiesmarketcap.com) 화면 캡처. 기준일자: 2024년 2월 20일
제가 이 글 작성을 시작했던 2024년 2월 20일의 시가총액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일라이 릴리 (Eli Lilly), 노보 노디스크 (Novo Nordisk), 존슨앤존슨 (Johnson & Johnson), 머크 (Merck), 앱비 (AbbVie), 로슈 (Roche), 노바티스 (Novartis),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 파이져 (Pfizer), 앰젠 (Amgen), 사노피 (Sanofi), 버텍스 (Vertex Pharmaceuticals), 리제네론 (Regeneron Pharmaceuticals), BMS (Bristol-Myers Squibb), 길리어드 (Gilead Sciences), GSK (GlaxoSmithKline) 등의 회사가 상위 20위 안에 있는 회사들입니다. 기준을 달리해서 본다면, 순위의 변동이 생기게 되지만, 앞에 기술한 회사들이 대부분 상위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다만 매출(Revenue)을 기준으로 보게 된다면 타케다 (Takeda Pharmaceutical)가, 수입(Earning)을 기준으로 본다면 바이오엔텍 (BioNTech)이 상위 20위 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주식시장에서의 규모가 전부가 아닙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떤 종류의 제약회사들이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제약회사들의 종류를 알아가기 위해 제가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물론 이후 각 회사들에 대한 개별적 조사들이 필요합니다.
<지역에 따른 다국적 제약회사>
구글맵에 특정 회사를 검색하면 다양한 위치에 해당 회사가 나타납니다. 한 회사가 어떤 지역에서는 영업을 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제조를 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연구개발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위치에 회사가 존재하게 됩니다. 제약회사에 몸담고 일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어떤 회사가 어느 곳에서 어떤 분야의 R&D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글은 이제 막 직업 탐색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 작성하는 글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는 어떤 회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도 회사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생명과학 분야의 R&D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업무를 하는 회사의 위치들을 대략적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동부: 매사추세츠 보스턴/캠브릿지
수많은 제약회사들이 동부의 보스턴 지역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제약회사들의 실리콘벨리 같은 곳이 보스턴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Merck, Pfizer, AbbVie, Novartis, Novo Nordisk, Eli Lilly, AstraZeneca, Sanofi, Takeda, Biogen, Moderna, BioNTech, Vertex, BMS, GSK, Johnson&Johnson 등의 대다수의 굵직한 회사들이 이곳에 있습니다.
동부: 뉴저지/뉴욕
매사추세츠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뉴욕과 뉴저지가 있고, 이곳도 대도시답게 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Merck, Novartis, Johnson&Johnson, BMS, Pfizer, Regeneron 등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동부: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 지역에도 상당히 많은 제약회사들이 있지만, 대기업 중에서는 Johnson&Johnson이 이곳에 위치합니다.
동부: 메릴랜드/DC
메릴랜드 지역은 상당히 연구가 활발한 지역입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FDA, NIH가 이 지역에 있고,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중에서는 AstraZeneca와 GSK가 메릴랜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GSK의 경우 2025년부터 메릴랜드에 있는 연구개발팀들을 전부 철수시키고 보스턴 지역으로 옮기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중부: 시카고
시카고도 큰 도시답게 꽤 많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회사들 중에서는 AbbVie가 이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서부: 샌프란시스코
미국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하면서 실리콘밸리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에는 Amgen, Gilead, Genentech, AbbVie, Eli Lilly, Novartis, BMS 등의 회사가 있습니다.
서부: 샌디에이고
Johnson&Johnson, Pfizer, Novartis, BMS, Takeda 등의 회사가 샌디에이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게 위치를 나눠서 소개를 했지만, 한 회사가 여러 위치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경우에 나에게 맞는 직종이 있는 위치는 어디일지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링크드인(Linkedin)을 활용했습니다. 링크드인을 통해 구직공고들을 검색할 때 지역을 지정해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cientist Immunology’를 검색하면서 지역을 ‘San Diego’로 지정하면 해당 지역에 제한된 구직공고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에 내가 지원할 수 있는 회사와 직책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오퍼를 주는 회사를 가게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부의 보스턴 지역이나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또는 샌디에이고를 선호합니다.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동네들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선호한다기보다도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이 대도시들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그 지역의 회사에 가게 되는 경우가 높은 것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직의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내가 갈 수 있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이사를 하지 않고서도 이직을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보스턴 같은 대도시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잦은 이직이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바뀐다면 일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또 필라델피아나 메릴랜드에 있는 Johnson&Johnson, AstraZeneca, GSK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반대로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은데 타주로 이사를 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아쉬움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직에 대한 것은 이후에 다른 글에서 다시 조금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최고의 제약회사들>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라는 저널에서는 제약업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최근 2024년 3월 8일에 소개된 글에서 제시한 통계를 토대로 제약업계에 대한 소개도 간단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2). 원글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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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2023년에 매출이 높은 제약회사들(a)과 높은 매출을 기록한 약(b). 이미지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73-024-00041-3
2023년과 2022년의 매출을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2022년보다 2023년에 조금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Pfizer의 경우 팬데믹 동안 판매했던 백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2023년에는 2022년의 절반정도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감소라고 해석하기보다는 2022년의 매출이 너무나 높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약들을 보면 2023년에는 Merck의 Keytruda (PD-1을 타깃하는 면역항암치료제)가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AbbVie의 Humira (TNF-alpha를 타깃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가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하지만 2023년, Humira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시장에서 복제약들과 경쟁을 하게 되어 2022년에 비해 판매된 정도가 상당히 감소된 것을 보게 됩니다. 3위를 차지한 약은 Novo Nordisk의 Ozempic (2형 당뇨/비만 치료제)입니다. Ozempic의 경우 살 빼는 약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게 되며 매출이 급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1, 2, 3위를 한 약들을 암치료제, 면역치료제, 대사질환치료제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보면 제약업계에서 돈이 되는 분야가 어느 분야인지를 어느 정도 가늠하게 됩니다. 전통적으로 제약회사들이 돈을 버는 주된 분야는 암치료제입니다. 그리고 면역치료제뿐 아니라 이제는 대사질환치료제도 시장에서 상당히 큰 파이를 차지하는 분야가 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약이 잘 팔렸는지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약을 만들고 개발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https://drugdiscoverytrends.com/best-selling-pharmaceuticals-2023/). 이런 과정들을 통해 내가 가고 싶고 내가 갈 수 있는 회사가 어떤 곳들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짧은 지면에 많은 제약회사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기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각 회사들이 어떤 일들을 중점적으로 하는지를 아는 것이 사실 구직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경력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회사를 찾는 것이 구직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어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미국에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내 전공에 맞는 직책을 뽑는 회사를 찾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BRIC(ibric.org) Bio통신원(제약회사김박사(필명)) 등록일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