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오반스가 쏘아올린 'TIL' 개발경쟁...다음 주자는?
아이오반스 'LN-145' 임상3상…아킬레스·바이오엔테크 등도 임상 진입
네오젠TC·GC셀 등은 국내서 임상 개시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미국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Iovance Biotherapeutics, 이하 아이오반스)의 종양침윤림프구(TIL) 치료 신약 '암타그비(Amtagvi, 성분 리필류셀)'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사실상 TIL 신약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TIL은 T세포(면역세포) 치료제의 한 종류다. 암타그비 허가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첫 세포 치료제 승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현재 TIL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은 총 15곳이 넘으며 후보물질만 20개 이상이다.
아직 몇 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초기 연구 단계인 경우가 많아 TIL 신약 경쟁이 무르익기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사 첫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세포 치료제 승인 때처럼 TIL 승인 이후 기대감이 함께 높아지면서 향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
◇암타그비 외 'LN-145', 'ATL001' 2~3상 단계…나머지 후보물질들 대부분 1상 이하
현재 암타그비 외에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TIL 치료제 후보물질은 역시 아이오반스의 'LN-145'이다. 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임상3상, 두경부 편평세포암(HNSCC)을 적응증으로 임상2상 단계다.
아이오반스는 또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 펨브롤리주맙)'와 PD-1 치료 경험이 없는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도 진행 중이다.
아이오반스 외엔 영국 아킬레스 테라퓨틱스(Achilles Therapeutics)가 최근 흑색종과 NSCLC를 적응증으로 'ATL001' 임상1·2상 중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나머지 TIL 후보물질 대부분은 1상 이전 초기 연구 단계이다.
KSQ테라퓨틱스(KSQ Therapeutics), 인티마바이오사이언스(Intima Bioscience), 라이엘 이뮤노파마(Lyell Immunopharma) 등이 고형암을 대상으로 TIL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턴스톤 바이올로직스(Turnstone Biologics), 바이오엔테크(BioNTech), 옵시디안 테라퓨틱스(Obsidian Therapeutics) 등은 흑색종 치료를 위한 TIL 신약을 개발 중이다. 인스틸바이오(InstilBio)의 'CISH-비활성 TIL'는 NSCLC를 적응증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TIL, 40년만에 상업화…CAR-T와 달리 유전자조작 없이 IL-2 활용, TIL 면역활동 활성화
TIL 치료제는 환자의 암세포 주변에 있는 비활성 림프구인 TIL 세포를 치료에 이용하는 것이다.
환자 T세포를 이용한 CAR-T 세포 치료제와 원리는 비슷하다. 차이점은 CAR-T의 경우 채취한 T세포에 CD19 같은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잘 인식하도록 유전자를 추가하지만, TIL은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TIL이 원래부터 암세포의 다양한 항원을 인식할 수 있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TIL가 CAR-T와 달리 고형암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종양 주변에 있는 TIL 세포는 암세포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는 게 문제다. 따라서 T세포 면역반응을 활성시키는 물질인 인터루킨2(IL-2)를 함께 주입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아이오반스, 올 2월 미국서 고형암 대상 첫 TIL신약 승인획득
FDA가 지난 2월 가속승인한 암타그비는 흑색종 치료를 위한 정맥투여용 단회 고형암 TIL 세포 치료제다.
치료 대상은 PD-1 차단 항체 치료 경험이 있고 BRAF V600 변이 양성인 경우 MEK 억제제 병용 여부에 관계없이 BRAF 억제제로 치료받은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흑색종 성인 환자다.
아이오반스는 암타그비가 초기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및 표적치료 이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진행성 흑색종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C-144-01)에서 암타그비는 객관적 반응률(ORR) 31.5%를 기록했다. 12개월 이상의 반응기간을 보인 환자는 43.5%였다. 반응기간은 18.6개월의 추적기간 동안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또 다른 코호트와의 통합 분석 결과에선 환자 153명 중 ORR은 31.4%였고, 54.2% 환자가 12개월 이상의 반응기간을 보였다.
아이오반스는 현재 임상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3상(TILVANCE-301)을 진행 중이다.
◇네오젠 'NEOG-100'은 임상1상 중…GC셀, 한국·호주서 고형암 'NK세포 치료제' 개발 중
국내에선 네오젠TC가 대표적인 TIL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네오젠TC는 삼중음성유방암(TNBC)과 NSCLC를 적응증으로 TIL 후보물질 'NEOG-100'의 임상1상을 하고 있다. NEOG-100은 환자 암 조직에서 분리한 TIL과 IL-2를 함께 증식해 다시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물이다.
네오젠은 오는 2025년 12월까지 임상1상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 임상2상은 일본이나 동남아 등으로 지역을 확대해 실시할 계획이다.
T세포는 아니지만, GC셀은 우리나라와 호주에서 동종유래(allogeneic) NK세포를 활용한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201'의 임상1상을 승인받았다.
AB-201은 HER2 과발현 유방암 및 위암 등 고형암을 표적한다. 동종 세포·유전자를 이용해 '오프-더-쉘프(표준·기성품)' 형태로 동결·보존이 가능해 향후 상업화 시, 기존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비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더바이오(thebionews.net) 성재준 기자 입력 2024.04.17 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