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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녹슬게 하는 활성산소

산포로 2010. 7. 16. 10:59

몸을 녹슬게 하는 활성산소 
질병과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 산소의 양면성

 

 

산소는 우리가 사는데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하지만 이 산소는 또한 우리 몸을 녹슬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철은 오래되면 녹이 스는데 그 이유는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산화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쇠못은 약해져 쓸모없게 되며 광택이 나던 금속들은 지저분해져 보기 싫게 변한다. 그런데 이런 산화과정이 금속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산소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얻게 해주는 대신 몸을 녹슬게도 하는데, 이는 인류 질병의 90%와 관련이 있으며 인간이 노화하는 원인제공을 하기도 한다.

 

짝을 찾아다니는 납치범 활성산소

 

사람은 살아가기 위해 음식물을 섭취한다. 그럼 우리 몸은 이 음식물을 소화효소를 사용해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에너지를 살아가는데 사용한다. 소화로 인해 흡수된 양분은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적혈구가 가져온 산소와 결합해 산화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열을 발생시키고, 이는 세포들이 살아가는 에너지가 된다. 즉 미토콘드리아라는 공장에서 음식영양분을 연료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장에서는 매연이나 폐수가 나오기 마련, 우리의 작은 세포 안 공장도 오염물질을 내뱉는다.

 

활성산소가 바로 그것이다. 호흡할 때 체내에 들어오는 산소의 2~3%정도가 완전히 산화하지 못하고 불안정해진 활성산소가 된다. 이런 종류의 원자를 자유라디칼(free radical)이라고 부르는데, 짝을 짓지 못한 전자를 가지고 있어 반응성이 매우 크다. 반응성이 크다는 것은 다른 원소들과 쉽게, 그리고 빠르게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활성산소도 이에 속한다.

 

즉 활성산소는 짝을 만들고 싶어 체내를 돌아다니며 호시탐탐 다른 원소들을 노리는 무서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활성 산소는 짝 잃은 전자를 무기로 이미 잘 결합돼 있는 원소들 사이로 다가가 그 결합을 끊고 안정된 원소들을 납치해 간다. 그렇게 되면 활성산소 때문에 짝을 잃은 다른 원자들도 불안정해지며 이는 곧 세포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 무서운 활성산소는 체내의 무법자다. 우선 세포외벽인 세포막을 공격해 세포의 구조를 무너뜨리고 세포내의 다른 기관들도 공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면역력을 잃게 돼 당뇨병, 암 등의 질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활성산소가 유전자를 파괴하게 되면 세포의 재생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백내장 등의 퇴행성 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인체의 노화를 촉진시킨다.

 

이렇게 활성산소는 만병의 근원이며 노화까지 가져오므로 얄미운 녀석일 수밖에 없다.

 

얄밉지만 도움도 준다

 

하지만 활성산소가 없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활성산소가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해 산화를 일으킨다는 점은 우리 몸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했을 때 매우 도움을 준다. 사실 우리 몸의 파수꾼이라 알려진 백혈구도 활성산소를 만들어 병균을 공격하기도 한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결합함으로써 힘을 못 쓰게 만드는 것이다.

 

이 외에 항암제 또한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며 장내에 세균침입 시 ‘듀옥스’란 효소도 활성산소를 만들어 세균을 없앤다. 활성산소는 이렇게 살균작용과 면역력을 높이는 도움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기도 하다. 다만 그 양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세균과 바이러스로 모자라 정상적인 세포를 파괴하게 된다.

 

스트레스, 과음, 흡연이 나쁜 이유

 

앞서 말했듯이 호흡 시 사용된 산소의 2~3%정도가 완전히 산화되지 못하고 활성산소로 남게 되기도 하며 살균작용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활성산소들도 세균과 모두 결합하지 못하고 남기도 한다. 이런 경우의 활성 산소는 조절하기 힘들지만, 사람의 의지로 조절 가능한 경우들도 있다.

그 중 스트레스는 활성산소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을 비롯한 호르몬들이 분비돼 몸을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부터 보호하려고 긴장상태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신체기관들에 많은 혈액을 보내려 맥박과 혈압이 증가하고 호흡이 빨라진다.

 

여기엔 당연히 평소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고 빨라진 호흡만큼이나 많은 산소들이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되면서 그만큼 활성산소의 발생량이 증가한다. 활성산소가 인간의 거의 모든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을 생각할 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또 스트레스와 함께 대표적인 인체의 적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담배일 것이다. 담배연기엔 타르와 니코틴 같은 유해물질은 물론, 활성산소의 일종인 과산화수소도 포함돼 있어 체내에 많은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이외에도 과음이나 과도한 운동, 과식 등도 활성산소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들이다. 모두 살면서 몸에 좋지 않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본 것들이다. 역시 옛말엔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활성산소를 잡는 항산화물

 

물론 흡연,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을 받지 않도록 노력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로 인해 발생한 활성산소의 공격에 우린 대책 없이 당하고만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신비한 인체는 그에 따른 대책 또한 가지고 있다. 우리 몸에 활성산소가 발생되면 항산화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uperoxide Dismutase ; SOD)’를 분비하게 돼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하지만 이 효소가 무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면역체계가 약화돼 활성산소의 위협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산화효소와 같이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식품이나 약품을 찾게 됐다. 이들을 항산화제라 한다.

 

약품이나 식품 광고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이 항산화제는 대표적으로 비타민C가 있다. 그 외에도 비타민A, E 또한 항산화효과가 있으며 이들이 함유된 과일이나 야채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식품들이다. 거기에는 브로콜리나 시금치, 토마토, 검은콩 등이 있으며 와인이나 복분자에도 항산화물이 들어있다.

 

활성산소의 운명의 짝, 활성수소

 

하지만 이런 항산화제들도 과도하게 섭취하면 좋지 않다. 인체에 도움이 되는 물질도 함께 제거할 수 있으며, 항산화효소를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또 다른 활성산소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눈엣 가시 같은 활성산소를 잡아줄 활성산소 운명의 짝이 있다. 바로 활성수소다. 수소는 양성자 하나에 전자 하나를 가지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간단하고 기초적인 원자이다. 거기에 전자 하나가 더 있는 마이너스 수소이온이 된 상태의 수소를 활성수소라 한다. 수소는 원래 하나의 전자를 가지고 있어 산화물을 환원시키는 환원력이 뛰어난데, 여기에 전자가 하나 더 있는 활성수소는 매우 큰 환원력을 가지게 된다.

 

이 활성수소는 전자 부족으로 금단현상이라도 일으키듯 세포를 파괴하고 다니는 활성산소에 매우 적합한 상대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 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은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기 때문에 활성수소와 활성산소가 만나는 현상은 가장 효과적인 항산화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활성수소가 항산화제로서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활성수소가 포함된 환원수 같은 제품들이 인기리에 판매되기도 했다. 

 

가장 좋은 항산화제는 바로 웃음

 

활성산소가 인체를 녹슬게 하고, 대부분의 질환들을 일으키며,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많은 사람들이 이 활성산소를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활성산소는 살균능력과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활성산소억제를 위해 여러 항산화제나 활성수소가 포함된 제품들이 등장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활성산소의 생성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즉 과음이나 과식, 흡연을 피하고 많이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항산화제라고 할 수 있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2010.07.16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42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