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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 환자 걷게 할 척수 임플란트 개발…동물 실험 첫 성공

산포로 2022. 2. 8. 09:24

마비 환자 걷게 할 척수 임플란트 개발…동물 실험 첫 성공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
 
척수 임플란트로 치료가 진행 중인 척수 신경망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사골재생생명공학센터 제공

 

이스라엘의 과학자들이 척수 임플란트를 개발해 마비 증상을 겪는 실험쥐를 다시 걷게 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 임플란트는 척수의 손상 부위를 재생해 기능을 회복하는 한편 이식 후 면역 거부 반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방식으로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 임플란트를 만들면 마비 환자를 다시 걷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탈 드비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의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쥐의 지방조직을 이용해 만든 척수 임플란트를 걷지 못하는 실험쥐 척수에 넣어 다시 걷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7일 밝혔다. 


척수는 몸을 지탱하는 등뼈인 척추 속에 들어있는 신경줄기다. 몸의 촉각이나 압각, 온도감각, 통증 감각 등의 감각 신호를 뇌로 전달하고, 뇌 신호를 몸으로 전달한다. 이 때문에 사고나 질병으로 손상을 입으면 신경이 잘 전달되지 않아 팔이나 다리 등 몸에 마비 증상이 발생한다. 마비 증상 치료를 위한 여러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척수 임플란트는 쥐의 복부 지방조직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 복부 지방조직은 우리 몸의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콜라겐과 설탕 같은 세포외 기질과 세포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세포외 기질에서 세포를 분리한 후 유전공학기술을 활용해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렸다. 배아줄기세포는 몸의 어떤 종류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뜻한다. 


연구팀은 세포외 기질을 활용해 하이드로젤을 만들고, 거기에 배아줄기세포를 넣고 척수의 배아 발달 과정을 유도했다. 연구팀은 “운동 세포를 포함한 척수의 신경망을 모방했다”며 “세포가 3차원(3D) 형태의 척수 임플란트로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척수 임플란트로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사지 마비 증상을 겪은 지 1년이 지난 그룹과 1년 미만의 그룹을 나눠 척수 임플란트를 심었다. 그 결과, 1년이 지난 그룹의 경우 약 80%가 마비 증상이 사라지고 보행 능력을 회복했다. 1년 미만의 그룹은 100% 보행 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마비 증상을 겪던 동물에게 인공 척수를 이식해 치료 효과를 보인 첫 사례다. 연구팀은 지난 2019년 ‘마트리셀프’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척수 임플란트 상용화에 착수했다. 드비라 교수는 “향후 몇 년 안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마비 환자를 위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빠른 연구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척수 임플란트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제공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2.02.07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