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제, 당뇨 예방에도 효과
바이오플러스 개최… 정신 질환 외에 신체적 질병에도 적용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입으로 먹거나 피부에 바르는 약은 아니다. 애플리케이션(App)이나 게임, 또는 가상현실(VR)처럼 소프트웨어(SW)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의약품처럼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SW로 이루어져 있는 만큼, 1세대에 해당되는 초창기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중독이나 불면증처럼 주로 정신건강 분야에 적용되었다. 그러나 관련 분야 기술이 발전하면서 당뇨병이나 천식 등 신체에 나타나는 질병에까지 치료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25일 온라인 상에서 개최된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콘퍼런스 2020’은 이처럼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기술의 현주소를 전문가들과 함께 진단해 볼 수 있는 행사였다.
‘모든 것은 바이오로 귀결된다(It all comes down to BIO)’라는 주제로 한국바이오협회가 주관한 이번 콘퍼런스는 코로나19를 비롯하여 글로벌 신약과 디지털헬스케어 등 바이오 분야의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신약의 미래를 예측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주목받는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치료제, 과연 무엇이며 지금이 왜 중요한가?’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맡은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팬데믹 상황에서 역할이 더 커지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우울증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지만 기존의 의료 시스템은 대면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는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SW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되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이나 불면증, 또는 ADHD나 조현병 등을 치료하거나 완화해주는데 있어 디지털 치료제의 치료 효과는 이미 검증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학회지(JAMA)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성인 중에 13.6%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2018년에 조사했던 3.9%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 식품의약국(FDA)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정신 건강을 위해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바 있다. 비록 한시적이지만 정신적 질환에 대해서는 디지털 치료제를 별도의 인허가 없이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정신건강을 넘어 신체적 질병에 까지 개선 효과
디지털 치료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신 건강 분야 외에도 당뇨병이나 천식 등 신체적 질병을 예방해 주는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 대표는 “당뇨병 예방 디지털 치료제의 경우 처음 사용할 때는 기존의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소개하면서도 “그러나 기존 다이어트 애플리케이션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체중 감량 효과를 통해서 당뇨병을 예방하는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예방 디지털 치료제는 ‘당뇨예방프로그램(DPP, Diabetes Prevention Program)’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은 체중 감량인데, 기본 체중보다 무거운 당뇨 전단계 환자가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상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DPP들이 많이 업로드 되어 있다. 이들 DPP를 개발한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하면 실제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임상 연구를 통해서 임증된 결과를 제공하여 공신력을 증명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의견이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 가장 많이 보급되어 있는 당뇨예방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의 경우, 10개 이상의 논문을 통해서 당뇨 전단계 환자들에 대해 체중감량 효과나 당화혈색소(HbA1c) 개선효과 등을 증명했고, 또한 꾸준히 기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DPP를 이수한 환자들은 1년 이후 체중의 4.7%를 평균적으로 감량했고, 2년 후에도 4.2% 감량된 체중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당화혈색소의 경우도 1년 뒤에는 평균 0.38%p 감소했고, 2년 뒤에는 0.43%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당뇨환자들이 입으로 먹는 약인 메트포민(metformin)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1.5%p 정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디지털 치료제의 경우 프로그램 운용만으로도 이 정도 규모의 당화혈색소 수치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 개발 기업들의 주장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천식의 경우도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되어 이미 사용되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위한 디지털흡입기가 바로 그것으로서, SW와 약물이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치료제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기관지 경련 예방 용도로 승인된 이 치료제에는 흡입기 사용을 감지하고 흡기유속을 측정하는 내장센서가 들어있다”라고 밝히며 “흡입기를 사용한 모든 데이터는 블루투스를 통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되는데, 이를 통해 환자들은 데이터를 확인하고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2020.09.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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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치료제의 유형 ⓒ 유튜브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