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제약ㆍ바이오 몸집 키우기 … M&A가 ‘성공 방정식’
SKㆍ롯데ㆍLG 등 풍부한 자본력으로 기업 인수에 '진심'…국내외 CDMO 회사가 매수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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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계열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이 신규 분야 진출과 몸집을 불리기 위해 M&A(인수합병)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약ㆍ바이오 분야는 개발이나 생산 등에 대한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쉽게 뛰어들기 어렵다. 이에 후발주자로 나서고 있는 업체들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선행 업체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M&A가 최근 몇 년새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이뤄진 대규모 M&A 주인공이 된 대기업은 SK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총 339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독일과 미국에서 위탁생산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바이오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바이오로지카 기술을 기반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포함한 의약품 CDMO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M&A에 이어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업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M&A 가능성도 열어놨다.
LG화학은 2022년 미국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했다. 아베오는 임상개발ㆍ허가ㆍ영업ㆍ마케팅 등 항암 시장에 특화된 역량을 확보한 기업이다. 아베오 인수 이후 당뇨 등 대사질환에 집중돼 있던 LG화학 파이프라인 중심에는 항암제가 자리잡게 됐다.
LG그룹은 인공지능ㆍ바이오ㆍ클린테크를 미래산업으로 삼고 향후 5년간 혁신 신약 개발에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아베오 인수 이후에도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2년 미국 BMS 공장을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롯데가 눈여겨 본 분야 역시 CDMO였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향후 CDMO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의 목표는 글로벌 10대 CDMO다.
HK이노엔을 한국콜마에 넘겼던 CJ제일제당은 2021년 네덜란드 바이오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면서 다시 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타비아는 유전자치료제를 위탁개발 생산하는 기업이다. 또 CJ는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천랩을 인수하기도 했다.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던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의약화학 기반 신약연구개발 회사로서 ADC분야에서 차별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굵직한 기술 수출이 있는 업체다. 오리온은 기존 식품 사업과 함께 바이오 분야를 핵심 축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시장은 인구 고령화 등을 이유로 향후 글로벌 성장이 점쳐지는 분야다. 이에 따라 성장 동력 찾기에 목말라 있는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자본력이 풍부한 기업은 향후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개발 능력이 탁월한 바이오벤처들을 M&A 대상으로 눈여겨 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