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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세포 수준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뉴런의 유전체 변이 확인

산포로 2022. 5. 30. 13:41

단일 세포 수준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뉴런의 유전체 변이 확인

 

치매는 인지 능력이 줄어드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전체 치매 중 76%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병은 국내에서만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 85세 이상 노인의 절반이 앓고 있으나, 병이 왜 생겨나고 어떻게 치매를 일으키는지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에서 보이는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단백질 병변과 타우 단백질이 실다발처럼 얽히는 현상을 단서 삼아 질병의 원인과 기전을 밝히고 있다.

보스턴 아동병원 및 하버드 의과대학의 이은정 교수(2019 SUHF Fellow)와 동료 연구진은 뉴런에서 체세포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양상을 분석하여 알츠하이머 병의 병인 기전을 알아내는 데 한 걸음 나아갔다. 연구진은 뉴런 하나하나의 유전체를 증폭시켜 분석하는 단일 세포 전장 유전체 분석 기법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 환자의 뉴런과 신경 질환이 없는 사람의 뉴런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는 4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논문명: Somatic genomic changes in single Alzheimer’s disease neurons, nature.com).

체세포 돌연변이는 체세포 유전체 일부가 자외선 노출, 산화 스트레스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인해 변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체세포 돌연변이가 세포의 유전체 중 어떤 유전자에 일어났는지, 염기 서열이 어떻게 변했는지 단일 세포 수준에서 분석해 돌연변이의 원인과 여파를 추정했다. 단일 세포 수준으로 양이 적은 유전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서열 분석 기술로 해독할 수 있을 만큼 DNA를 증폭해야 한다. 증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 오류와 실제 변이를 구분해서 분석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사용했던 MDA (Multiple Displacement Amplification) 증폭 기술뿐만 아니라, 최신 PTA (Primary Template-directed Amplification) 증폭 기술 두 가지 방법으로 유전체를 증폭한 후 비교하여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단일 세포 전장 유전체 분석 개요. 뉴런을 추출하여 유전체 증폭 및 서열 분석 후 단일염기변이(SNV) 양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뉴런에는 신경 질환이 없는 노인의 뉴런에 비해 더 많은 돌연변이가 관찰되었으며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지점과 양상이 서로 달랐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뉴런에서는 노화로 인해 시간에 따라 축적되는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DNA 손상으로 알려져 있는 사이토신 염기가 아데닌으로 바뀌는 (C>A) 돌연변이가 많이 관찰되었다. 이는 특히 DNA의 이중 가닥 중 RNA를 전사하는 주형 가닥에 편중되었다.

 

연령별 알츠하이머 환자 및 질환이 없는 노인 간의 단일염기변이 비교

연구진은 전사 중 일어나는 염기 손상 복구 기작 (transcription-coupled nucleotide excision repair)이 알츠하이머 병 환자 뉴런의 돌연변이 형성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했다.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하며 염증, 미토콘드리아 이상, 베타 아밀로이드 등 변형 단백질이 과도한 활성 산소를 만들고, 이로 인해 DNA가 복구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되면서 돌연변이가 빠르게 축적되는 것이다. 돌연변이가 많이 일어날수록 뇌 기능에 중요한 유전자의 기능이 망가질 확률이 높아지며 질병의 진행이 가속화되었을 수 있다.

이은정 교수는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체세포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아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정 교수는 알츠하이머 병 외 루게릭 병(ALS)과 같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고빈도 돌연변이가 관찰되는지 연구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병 병인 기전 중 체세포 돌연변이의 작용 모식도. 아밀로이드 베타 중합체가 일련의 반응을 촉발하며 타우 신경섬유가 엉키고 활성 산소가 축적된다. 활성 산소 등 여러가지 돌연변이원에 인해 DNA가 손상되며 복구 기작으로도 막을 수 없는 체세포 돌연변이가 다량 발생한다.

의학약학 서경배과학재단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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