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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합성 효소가 염증을 완화하는 원리 규명

산포로 2022. 11. 14. 15:13

단백질 합성 효소가 염증을 완화하는 원리 규명

 

국내 연구진이 단백질을 만드는 효소가 인체 염증을 완화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김명희 박사 연구팀은 단백질 합성 효소 EPRS1이 염증 환경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며 면역력을 유지하게 하는 원리를 규명하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염증성 질환 진단과 치료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염증이란 생체 조직이 손상을 입거나 감염되었을 때 방어수단으로 일어나는 복합적 면역 반응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증이 해소되지 않고 만성 염증으로 이어지면 염증성 질환은 물론이고 심뇌혈관질환이나 암까지 유발하는 질병의 근원이 된다.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들에 관해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염증을 완화하고 없애주는 기전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인체의 필수 조직을 구성하고 대사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이 필수적이며, 일반적으로 음식으로 섭취하거나 체내에서 직접 만드는 과정을 통해 단백질을 보유하게 된다.

세포가 단백질을 만드는 합성과정에는 20개의 단백질 합성 효소가 관여하며, 이들 중 8개는 거대한 복합체를 이루며 세포질 내에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이 8개의 효소 복합체 중 EPRS1이라는 단백질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 주는 기전이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EPRS1 단백질이 병원성 세균 감염이나 염증성 장 질환 같은 인체의 염증 환경에서 특정 신호전달 체계를 조정하여 염증을 완화하며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켜줌을 규명하였다.

EPRS1 단백질이 염증 환경에 노출되면 염증 억제 신호전달에 중요한 AKT 단백질을 활성화하고,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 단백질의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EPRS1이 없는 생쥐의 경우, 패혈증과 염증성 장 질환에 걸리면 항염증 면역 기능이 저하되어 정상인 상태에 비해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김명희 박사는 “EPRS1의 염증 완화 기전은 모든 세포에 상시 대기 상태로 존재하는 효소 복합체가 단백질 합성 기능과 더불어 인체 면역환경을 조절하는 항상성 유지 매개체로도 기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향후 효소 복합체의 구조 규명을 통해 이러한 기능의 원리를 밝혀 인체의 생명 현상과 질병 발생 이해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밝혔다.

제1 저자이자 공동 교신저자인 이은영 박사는 “새로운 항염증 신호전달 경로 규명으로 염증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IF 17.694) 10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Glutamyl-prolyl-tRNA synthetase 1 coordinates early endosomal anti-inflammatory AKT signaling(nature.com) / 교신저자 : 김명희・이은영 박사 / 제1저자 : 이은영 박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과기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염증(inflammation)이란 세균과 같은 감염성 미생물이나 항원 또는 조직 손상으로 유도되는 면역 반응으로 인체 조직의 방어수단으로 일어나는 정상적인 보호 반응이다. 그러나 지나친 염증반응의 경우 주변의 건강한 조직을 손상하고 패혈증이나 장 질환과 같은 염증성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 염증반응은 대단히 복합하고 많은 인자가 관여하는데, 염증이 심화되거나 만성으로 지속되게 되면 대식세포와 같은 면역세포는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이나 케모카인을 분비하고 이로 인해 염증세포를 매개로 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염증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아 만성적인 염증으로 이어지게 되면 염증성 질환은 물론이고 심뇌혈관질환과 암 등의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까지 염증이 개시되는 기전과 매개체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염증반응을 완화하고 종결하는 기전에 관한 연구는 미흡하다. 

 ○ 세포소기관(organelle)은 세포 내 장기라고 불리는데, 그 위치에 따라 다르게 명명되며 각각 특수한 기능을 지닌 세포의 구조이다. 기존에는 세포막(plasma membrane)에서 주로 감염이나 염증과 같은 외부 신호전달이 개시되고 조절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세포소기관 또한 막 구조를 형성하여 신호전달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각 세포소기관에 특이적으로 분포된 인지질이나 상주하는 여러 단백질이 다양한 신호전달을 집결하기도 하고,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불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 연구내용

 ○ 과도한 염증반응을 정밀하게 억제하기 위해 코디네이터로 작용하는 EPRS1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하였다. EPRS1은 원래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효소로 작용하지만, 본 연구팀에 의해서 독감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선천성 방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졌었다. 본 연구에서는 EPRS1 단백질은 톨-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의 활성화로 전달된 염증 신호를 인지하면 대식세포로부터 대표적인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IL-10의 분비를 증가시켜 염증성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항상성을 유지시킨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하였다.

 ○ EPRS1이 전신 또는 대식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결핍된 생쥐를 사용하여 EPRS1이 염증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내독소(LPS) 유도 패혈증과 살모넬라 병원균의 감염을 통한 패혈증, 염증성 장 질환 생쥐 모델에서 EPRS1의 염증 억제 작용을 통해 생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 EPRS1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거대한 효소 복합체로 존재하는데, 염증 신호가 오면 EPRS1의 특정 아미노산(세린999번)이 인산화(phosphorylation)되고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효소 복합체로부터 빠져나오게 된다. 효소 복합체로부터 방출된 EPRS1은 신호 전달계에 중요한 AKT 단백질과 결합한다.

 ○ 또한, 방출된 EPRS1는 초기 엔도좀(early endosome)에 주요하게 분포하는 인지질인 PI(3)P과 특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AKT를 초기 엔도좀으로 수송함을 확인하였다. 

 ○ 이와 더불어 EPRS1은 AKT와 결합한 뒤 초기 엔도좀으로 수송에 중요한 Rab5 단백질과도 상호작용함을 프로테옴 분석으로 확인하였다. 

 ○ 초기 엔도좀으로 이동된 EPRS1-AKT의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분석한 결과, GSK3β의 인산화를 유도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촉진하는 NF-kB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는 감소시키고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규명하였다.
* GSK3β(Glycogen Synthase Kinase 3β)
  : 세린/트레오닌 단백질 키나제로 글리코겐 대사, 신호전달, 세포의 생존과 염증 조절의 중요한 조절자로 알려짐.
* NF-kB (Nuclear factor kappa-light-chain-enhancer of activated B cells)
  : 핵인자-카파비는 DNA의 전사 과정, 사이토카인 생성과 세포 생존에 관여하는 단백질 복합체임. NF-kB 활성화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키므로, 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가 개발 중임.

 ○ EPRS1 결핍 생쥐에 패혈증 혹은 염증성 장 질환이 발생하면 혈액 내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IL-10의 분비가 감소되어 염증 항상성이 유지되지 않아 폐, 신장 및 간에 염증 심화가 일어남을 확인하였다. 

□ 연구성과의 의미

 ○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 규명

   - 인체의 하우스키핑(house keeping) 필수 효소인 EPRS1이 단백질 합성 기능 외에도 특정 신호전달 체계를 조정하여 염증을 완화하고 인체 면역 항상성을 복구하는 기능이 있음을 규명하였다.

   - 특히 기존에 의문시되었던 매우 다양한 세포 신호전달 기능이 있는 AKT 단백질이 어떻게 항염증 신호전달을 특이적으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전을 밝힌 연구로, EPRS1이 AKT에 의한 항염증 신호전달 체계 코디네이터 단백질임을 밝힌 연구이다. 

 ○ 신규 염증 억제 신호전달 복합체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연구 활용

   - EPRS1-매개 염증 해소를 위한 분자 경로를 이해함으로써 EPRS1의 인산화 스위치 조절, 세포내 이동 및 작용 부위의 활성화를 통해 그 기능을 조절한다면, 향후 염증성 질환뿐 아니라 암이나 감염에 대한 조절 기능에 연계하여 임상적인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에도 인터페론-베타와 같은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오히려 사이토카인 스톰(cytokine storm)과 같은 염증 부작용을 초래하여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EPRS1 단백질의 경우 항바이러스 기능뿐 아니라 염증 완화 기능이 함께 작용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바이러스 감염이나 병원성 세균과의 복합 감염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도한 염증반응을 조절하고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인체의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필수적인 효소인 EPRS1이 염증 상황에서 면역 항상성 복구 코디네이터로 역할 규명
2. 기존에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세포소기관-특이적인 항염증 신호전달 체계 규명 

어디에 쓸 수 있나

인체 내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거나 지속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염증성 신호전달 경로를 종결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힌 연구로, 이러한 명확한 분자 경로의 이해를 통해 염증 질환의 증상 악화를 막는 원천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음.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결과는 EPRS1 단백질이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을 밝힌 기초연구로서,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 단계를 통한 실용화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EPRS1의 염증 억제 작용이 인체 내에서 환경 특이적으로 정교하게 조절될 수 있는 인산화 조절 물질이나 촉진 화합물의 발굴 필요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본 연구진은 10년 이상의 기간동안 인체 단백질 합성 효소 특히 효소 복합체의 구조와 기능을 융합적인 관점에서 규명 중에 있음. 효소 복합체의 핵심 구성 단백질인 EPRS1의 항 RNA 바이러스 선천성 면역 조절 기능을 밝히면서(Nature Immunology, 2016) EPRS1의 면역 항상성 조절 역할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었음. 이후 후속 연구를 통해, EPRS1은 세균 감염과 같은 염증 상황에서는 항바이러스 면역 조절과는 다른 작용으로 인체 항상성을 조절한다는 것을 인지하였고, 생쥐 모델을 통해 염증 억제 작용이 있음을 확인하여 명확한 분자 기전 연구를 착수하게 되었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1. EPRS1은 단백질합성에 필수적인 효소단백질로 세포질에 만연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세포소기관(초기 엔도좀)으로 이동하는 것을 현미경으로 실시간 관찰하는 것이 쉽지 않음. 초고해상도의 광학 현미경을 구비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 이미징 결과들은 개선하였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아 아쉬움이 남음. 이를 계기로 최근 연구실의 공초점 현미경을 업그레이드하였고 분석을 계속 진행하고 있음. 
2. EPRS1의 특정 아미노산 잔기의 인산화 분석을 위한 항체(antibody)는 업체에서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공동 저자인 미국 Cliveland Clinic의 Paul Fox 교수님이 공유해주면서 사용하고 있었고 항체가 거의 소진되어 아껴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Revision 과정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항체를 급하게 해외 배송 서비스로 받아야 했는데 공교롭게도 주말이 끼여 인천공항 창고에 항체가 이틀간 더 연장 보관되었고 항체가 녹아 활성이 낮아질까 봐 주말 내내 두려움에 떨어야 했음. 항체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테스트를 통해 활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비로소 긴장이 풀리면서 한숨을 돌렸던 기억이 남.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수십 년 동안 난제로 남아 있는 효소 복합체의 입체구조를 규명하여 복합체의 형성 원리와 복합체로서의 존재 이유 그리고 복합체로서 단백질합성과 인체 항상성 조절 원리를 밝히고 싶음.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밝히는 것은, 누구에게나 실패와 좌절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을 만들어 이러한 과정을 함께 풀어가는 연구자가 되길 바란다.

 

그림 1. 단백질 합성 효소복합체(위)와 EPRS1의 도메인 구조(아래)
○ 인체의 단백질 합성 효소들 중에서 EPRS1를 포함한 8종류의 단백질 합성 효소는 거대한 효소 복합체를 이루어 모든 세포에 존재하면서 단백질 합성과 다양한 세포 기능을 함.
○ 염증 환경에서 EPRS1은 효소 복합체로부터 빠져나와 항염증 신호전달 코디네이터로 기능을 함.

 

그림 2. EPRS1 단백질의 염증 완화 면역 항상성 복구 작용 기전
○ 인체 염증 환경에서, 세포막에 존재하는 톨-유사 수용체들(TLRs)은 염증 신호(Inflammatory signals)를 감지하고 전달하여 효소 복합체(MSC)에 있는 EPRS1의 인산화(phosphorylation)를 유도함.
○ 인산화로 인해 EPRS1은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효소 복합체(MSC)에서 빠져나옴.
○ 효소 복합체로부터 방출된 EPRS1은 염증 조절 신호 전달계의 주요 단백질인 AKT과 결합하여 초기 엔도좀(Early endosome)으로 수송함.
○ 초기 엔도좀에서 EPRS1을 매개로 형성된 Rab5-EPRS1-AKT 복합체는 GSK3β의 인산화를 증진하여 CREB 전사조절자를 활성화해 항염증 사이토카인 IL-10의 생산과 분비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염증을 해소(Inflammation resolution)함.

 

의학약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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