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읽기의 A부터 Z까지] (4) 어떤 논문을 읽을 것인가
지난 연재까지 논문 읽기에 대한 메타적이고 기본적인 지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연재에서는 본격적으로 논문 읽기의 실제에 대해서 다뤄볼 예정인데, 논문을 왜 읽고 어느 종류의 논문이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니 어떤 논문을 읽을지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어떤 논문을 읽을 것인가는 당연히도 답이 없는 질문이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읽을 논문도 달라진다. 때문에 어떤 논문을 읽을지 골라잡는 방법이라기보단 필자가 주로 읽을 논문을 접하게 되는 경로들에 대해 소개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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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글 검색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는 방법이고 가장 광범위한 논문 탐색 경로이다. 논문 검색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구글 스칼라나 바이오 분야 논문 검색에 특화된 PubMed와 같은 검색 경로도 존재하지만, 필자는 그냥 구글에 검색하는 것을 선호한다. 논문 제목 자체나 author 및 출판 연도 등을 검색할 수도 있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키워드로 검색할 수도 있다. 구글 일반 검색이 논문 서치를 위한 다른 경로에 비해 갖는 장점은, 논문 서치를 위해 검색했지만 유용한 정보가 있는 다른 웹사이트나 정보도 함께 찾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논문을 찾기 위해 제목이나 키워드로 검색했다가 관련된 정보를 습득하기 좋은 다른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어 찾고자 했던 그 이상의 수확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장점은 이미지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논문 한편을 통째로 필요로 하는 경우보단 특정 실험이나 개념에 대해서 검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글에 검색하고 이미지 탭을 들어가면 논문들의 피겨들을 볼 수 있어서 역으로 논문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A 단백질의 ChiP-Seq을 수행한 사례가 있는지를 참고하고 싶으면 그냥 구글에 'Human A ChiP-Seq'이라고 검색한 다음 이미지 탭에 들어가 피겨들을 참고하는 것이다. 글보단 그래프가 들어간 피겨가 어떤 실험을 수행했는지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타고 들어가서 어떤 논문에서 그 실험을 수행해 피겨가 만들어졌는지 알아낼 수 있다.
구글 스칼라와 PubMed의 장점도 명확하다. 논문 출판 연도 기간을 정해두고 검색할 수 있다던지, Abstract만 모아서 볼 수 있다던지, 키워드 알림 설정을 통해 메일로 alert을 받아볼 수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취향과 필요에 맞게 검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저널 구독
지난 연재에서 언급했듯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저널이 존재하고, 대형 저널의 경우 다양한 자매지가 있다. 저널 중에는 회원가입을 하고 이메일을 등록해 놓으면 해당 저널이나 자매지에서 온라인 publish 되는 논문을 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필자도 CNS의 자매지 중 관심 분야 자매지와 각 본지의 alert 메일을 설정해 놔서 최신 논문들을 받아보고 있다. 물론, 그중에 95% 이상은 훑어보지조차 않고 메일함 용량만 차지하고 있지만 가끔씩 내가 꼭 읽었어야 하는 논문을 놓치지 않고 읽어볼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이 저널 구독의 장점은 무엇이냐면 내 연구 주제와는 상관없는 논문들도 접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구독 설정에서 분야를 특정해 놓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주제의 연구가 있는 만큼, 구독이 아니었다면 내가 접해볼 일이 없는 논문이 내 눈앞에 노출된다는 것은 상당히 유효하다. 다른 분야에서는 어떤 실험을 통해 어떤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는지 접해보면서 최근 연구의 트렌드나 새로운 영감을 얻는 경우도 많기 떄문이다.
3. X (구 트위터)
맨유 레전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을 남겼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어떻게 사용하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연구자들에게 트위터는 아주 유용한 SNS이다.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스레드, 페이스북을 이용하지만, 과학자들 사회에서 통용되는 SNS는 트위터이다. 새로운 논문이 나왔을 때 자랑하는 곳도 트위터이고, 학회 홍보도 포닥 구인도 랩 일상상활을 올리는 곳도 전부 트위터이다. 각 분야 대가들이라면 모두들 트위터에서 수천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심지어 각 저널들도 트위터 공식 계정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세계 각지의 과학자들, 저널들을 팔로우 해두면 새로 나온 논문들을 접하기 정말 좋다. 개인적으로는 bioRxiv의 preprint 논문들을 접하기 좋은 경로인데, preprint는 저널에 실린 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노출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는 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이 낸 preprint를 홍보한다. 학회에서 미발표 연구내용을 먼저 소개하듯이 말이다. 그러면 친한 연구자들이 서로 리트윗 하고 댓글을 달아주며 그들만의 inner circle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4. Cited reference
하지만 논문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 있는 경로는 역시 논문이다. 한 논문에는 수많은 논문이 reference로 인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Cited reference 논문을 통해 어떻게 논문을 접할 수 있게 되는지는 지난 두 연재에서 아주 강력하게 강조했기 때문에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위에 상기한 논문에 노출되는 경로들과 다른 점은, 내가 논문을 접하게 되는 '맥락'이 있다는 점이다. 논문을 읽다가 해당 citation을 보고, 어떤 내용에서 인용되었는지, 무엇을 밝혀냈다는 걸 언급하기 위해 인용되었는지, 어떤 방법론을 차용했기 때문에 인용되었는지 등과 같은 맥락이 있기 때문에 인용된 논문을 거슬러 올라가며 논문 읽는 것은 내가 그 분야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추후 연재의 Introduction 단락을 읽는 요령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논문의 Introduction 단락에서는 해당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한다. 이 연구를 하기 위한 당위를 뒷받침해 주는 과거 연구들을 인용하며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곳에 citation 되어 있는 논문들은 곧 일련의 흐름을 이룬다. 연구의 당위를 설명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과거 논문들을 인용하며 빌드업을 하는지 함께 파악하며 논문을 찾아나간다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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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 Bio통신원(박건희) 등록 202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