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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안 보면 안 되나요?] 2) 논문을 고르는 방법

산포로 2024. 8. 21. 09:15

[논문 안 보면 안 되나요?] 2) 논문을 고르는 방법

 

이번 글에서는 온 세상의 무수히 많은 논문 중에서 도움이 될 만한 논문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PubMed에는 3,700만 개의 논문이 등록되어있고, 매일 4,000개 정도의 논문이 새로 등록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세부 분야로 좁힌다고 해도, 이 논문을 다 볼 수 있을까요? 어떤 논문을 보아야 할까요?

 

기본적인 원칙은 

 

지도교수님이 잘 이해할 수 있을 만한 논문을 읽는 것입니다. 

 

 

교수님들은 뭐든 다 아시지 않나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매우 좁은 연구 영역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님과 말이 잘 통할 만한 논문을 읽어야 디스커션 하기도 좋고, 능력을 인정받기도 좋습니다. 교수님이 이해할 수 없거나 관심 밖의 논문이라면 생산적인 지도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1) 지도교수님 관련 연구 논문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며 요새는 입학 전에도 미리 공부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임용된 지 얼마 안 되셨고 출판 논문이 10편이 되지 않는다면 모두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만약 논문이 많으실 경우에는 최초 박사 시절 논문부터 현재로부터 5년 전까지는 제목과 초록만 봅니다. 정확히 이해하지는 않아도 되고 대략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계셨는지 파악하면 됩니다. 

 

연구 방향은 계속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최근 5년 논문의 주제는 그 이전과 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최근 5년 논문만 해도 너무 많다면 지도교수님이 맨 마지막 저자인 논문을 우선 고르세요. 지도교수님께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논문들이기 때문에 안 봤다가는 “그 논문 안 봤어?”라는 말이 바로 나옵니다.

2) 저명한 리뷰 논문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자주 인용하는 리뷰 논문들이 있습니다. 아마 지도교수님 논문의 레퍼런스를 보면 리뷰 논문이 많이 나올 텐데 바로 읽지 말고 제목만 정리해두세요. 꼼꼼히 다 읽으면 좋겠지만 읽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Google scholar에 리뷰 제목을 그대로 넣고 인용 수, 출판연도, 저널명을 엑셀에 정리해 둡니다. 

 

그다음에는 리뷰 제목 중에 키워드를 1~2단어 정도 뽑은 뒤 review를 붙여서 Google scholar에 검색합니다 (예: interorgan communication review, secretome review). 5페이지 정도까지 보면서 제목에 눈이 가는 논문의 인용 수, 출판연도, 저널명을 정리합니다. 

 

이제 우선순위를 결정합니다. 인용 수가 가장 많은 순서, 출판연도가 최근인 순서, 유명한 저널(Nature Reviews, Annual Reviews 등)을 고려하여 5개 정도를 선정합니다. 리뷰는 보통 인상적인 논문이 나온 후에 업데이트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예전 논문을 먼저 보고 최근 논문을 봐야 스포일러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3) 최신 출판 논문

 

최근에 나온 논문을 보라는 말 지겹게 들으실 겁니다. SCOPUS를 이용하면 앞서 말씀드린 지도교수님 관련 논문 또는 저명한 리뷰 논문을 citation한 최근 논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라이센스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논문의 Reference로 출판 이전의 역사를 알 수 있다면, citation은 출판 이후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SCOPUS에서 논문을 검색 후 citation 아래의 숫자를 누르면 인용한 최근 논문을 볼 수 있습니다. 날짜 순서대로 정렬 후 제목이나 저널 이름이 눈에 들어오면 따로 정리합니다. 최근 5년까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인용이 많은 순서대로 정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도 상위 기준으로 5개 정도 골라둡니다. SCOPUS를 이용할 수 없다면 Google scholar에서도 비슷하게 할 수 있습니다. 캡처를 따라 들어가면 구글이 추천해 주는 순서가 있습니다. 상위 10개 정도만 확인해도 주요 논문은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Reference와 Citation을 오가면서 계속 논문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SCOPUS를 이용한 Citation 확인 방법

 

 

Google Scholar를 이용한 Citation 확인 방법


지도교수님이 주로 내시는 저널이 있다면 해당 웹사이트를 매일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종합학술지가 아닌 전문 분야의 학술지라면 관련 있는 연구가 자주 보고 될 확률이 높습니다. 교수님께서 주로 활동하시는 학회의 학회지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도교수님께서 “그 논문 벌써 봤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항상 체크하세요. 


여기까지 따라오셨다면 리뷰 논문 5~10개, 연구 논문 25~40개 정도 추려질 것입니다. 흔히 특정분야에서 논문을 100편 정도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하는데 30~50개면 절반은 확보한 것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박사 과정을 하면서 읽게 되실 겁니다. 이 논문들을 통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잡으실 수 있고, 앞으로 쓰실 논문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도 머신러닝이 됩니다. 많이 보면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휘나 키워드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익숙한지 어색한지 무의식에 학습이 되면 논문을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학교마다 저널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저널은 읽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연구 성과가 좋은 학교일수록 폭넓게 볼 수 있습니다 (폭넓게 볼 수 있어서 연구 성과가 좋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는 인맥을 활용하시거나, Sci-hub를 활용하거나, 비슷한 제목을 가진 open access 저널의 논문으로 대체해서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학교 밖에서는 웹사이트에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 있을 ‘교외접속’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에서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번거롭기 때문에 학교에서 PDF로 받아두는 것이 편합니다. 

 

논문을 인쇄해서 볼 수도 있고, 태블릿으로 볼 수도 있지만 처음에는 인쇄해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태블릿이 좋긴 하지만 논문 실물이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의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컬러 인쇄를 잔뜩 하면 눈치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떳떳하게(?) 교내 인쇄소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PDF 병합해서 한 번에 200페이지 정도 인쇄하면 4~5만 원 정도 나올 것입니다. 돈 주고 인쇄해서 실물로 가지고 있으면 내 돈이 아까워서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다음 연재에서는 드디어 논문을 읽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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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김광은) 등록 202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