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논문으로 배우는 면역학] Efferocytosis & 대식세포의 먹잇감

산포로 2024. 5. 30. 17:10

[논문으로 배우는 면역학] Efferocytosis & 대식세포의 먹잇감

 

소개할 논문 제목
  Apoptotic cell identity induces distinct functional responses to IL-4 in efferocytic macrophages (PMID: 38574142) 논문링크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치킨을 많이 먹으면 닭이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말이죠. 면역세포는 어떨까요? 면역세포 중에서 항원제시세포 (Antigen-presenting cell, APC)는 다른 세포를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대식세포 (Macrophage)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주변에 있는 다양한 병원균과 죽어가는 세포들을 먹어치웁니다. 대식세포는 편식하지 않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데, 이런 먹성 좋은 대식세포는 이렇게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을까요?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2024년 4월에 Science 저널에 실렸으며, 논문에서는 흥미롭게도 대식세포가 어떤 세포를 잡아먹냐에 따라 대식세포의 특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말 그대로 대식세포가 무엇을 먹느냐가 대식세포의 운명을 결정짓습니다. 대식세포도 식단관리를 해야 하나 봅니다.

 

Liebold, Imke, et al. "Apoptotic cell identity induces distinct functional responses to IL-4 in efferocytic macrophages." Science 384.6691 (2024): eabo7027.


<배경지식 소개: Efferocytosis>

 

대식세포(Macrophage)는 식세포작용(Phagocytosis)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식세포는 열심히 주변에 있는 것들을 집어삼키고, 병원균도 집어삼켜 없애줍니다. 그런데 대식세포가 병원균만 잡아 없앨까요? 천만의 말씀! 대식세포는 주변에 죽어가는 우리 몸의 세포들도 잡아먹어서 없애줍니다. 이처럼 세포사멸과정으로 인해 죽어가는 우리 몸의 세포를 대식세포가 청소해 주는 것을 Efferocytosis라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Efferocytosis를 대식세포의 팩맨 게임이라고 비유해 봤습니다 (TMI: 물론 팩맨은 고스트를 피해 다니지만, 파워 쿠키를 먹은 팩맨은 고스트를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세포가 죽는 세포사멸(Apoptosis) 과정에서 죽어가는 세포가 적절하게 청소가 되지 않는다면 세포막이 터지면서 세포 안에 있던 다양한 물질들이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대참사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지금도 대식세포는 열심히 세포사멸과정에 있는 세포들을 잡아먹어 청소를 해줍니다. 그리고 세포사멸과정에 있는 세포들은 자신을 잡아먹어달라는 신호를 (Eat-me signal) 열심히 보냅니다.

 

몸에서 별다른 염증반응이 없을 때에도 Efferocytosis는 일어나야 하지만, 염증반응이 생기게 되면 Efferocytosis의 필요도는 더 올라가게 됩니다. 염증반응은 전투와 비슷하기 때문에 적군뿐만 아니라 아군의 사상자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면역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들이 염증 과정에서 Efferocytosis를 통해 시기적절하게 제거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Efferocytosis를 통해 죽어가는 세포들을 제거해 줘야 그 공간에 다시 면역세포들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병원균을 제거한 이후에 염증으로 인해 손상된 조직을 고치고 재생하기 위해서도 Efferocytosis가 필요합니다.


<논문 소개>

 

논문에서는 기생충 감염에 있어서 대식세포가 어떻게 Efferocytosis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기생충 감염에 저항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대식세포가 반드시 필요함과 동시에 위에서 소개한 Efferocytosis를 수행해야 하는 대식세포도 존재합니다. 또한 손상된 조직의 복구를 담당하는 대식세포도 필요하고 염증을 완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대식세포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손상된 조직 복구에 특화된 대식세포는 어떻게 이런 역할을 부여받았을까요? 논문에서는 그 해답이 ‘무엇을 먹느냐’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대식세포가 세포사멸과정에 있는 호중구(Neutrophil)을 삼킬 경우 대식세포가 조직 복구를 하는 형질을 획득한다는 것이 논문의 핵심 발견입니다.

 

우선 대식세포가 조직 복구 기능을 갖는 데는 IL-4가 필요합니다. 논문에서는 IL-4 처리 하에 대식세포가 삼키는 세포의 종류를 달리하여 대식세포가 얻게 되는 조직 복구 형질을 비교했습니다. 저자들은 세포사멸과정에 있는 세 종류의 세포들로 Apoptotic neutrophils (aN), Apoptotic thymocytes (aT), Apoptotic hepatocytes (aH)을 사용했으며, 대식세포가 어떤 세포를 잡아먹냐에 따라 대식세포의 전사체 조절이 서로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림 1). 그리고 이 중에서 aN을 먹은 대식세포는 조직 복구에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되었고, aH를 먹은 대식세포는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되었습니다. 반면 aT를 먹을 경우, IL-4에 반응하는 유전자들의 변화가 매우 적었습니다. 이처럼 대식세포가 어떤 세포를 먹었느냐에 따라 대식세포의 유전자 발현이 달라지고 결국 다른 기능을 갖는 대식세포가 되었습니다.

 

그림 1. 논문의 내용 요약

 

IL-4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대식세포가 삼키는 (Efferocytosis) 사멸세포의 종류에 따라 대식세포는 고유의 전사체 발현과 기능을 갖게 된다. 세포사멸 중인 Neutrophil을 삼킨 대식세포는 조직 복구와 재생에 기여하게 되고, 세포사멸 중인 Hepatocyte를 삼킨 대식세포는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반면 세포사멸 중인 T cell을 삼키는 경우 다른 경우들에 비해 유전자 발현의 변화가 적다. Neutrophil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AXL과 MERTK 수용체가 필요하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기생충인 Schistosoma mansoni 감염 모델에서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저자들은 S. mansoni에 감염된 쥐의 간에서 분리한 세포들을 Single cell RNA-sequencing (scRNA-seq) 기법을 통해 분석하였고, 이렇게 분석된 Cluster들 중에는 앞서 분석한 aN에 반응한 대식세포의 전사체 특성 또는 aH에 반응한 대식세포의 전사체 특성과 유사한 Cluster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S. mansoni에 감염된 쥐에 aN을 먹은 대식세포를 투여해 줄 때 다른 종류의 세포를 먹은 대식세포를 투여해 준 경우에 비해 면역시스템이 더 효과적으로 S. mansoni 감염에 저항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저자들은 더 나아가서 Phagocytic receptor인 AXL과 MERTK가 세포사멸과정에 있는 Neutrophil과 T cell을 삼키는데 필요한 수용체임을 밝혀냈고, 대식세포에 이 수용체들이 없을 경우 Efferocytosis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S. mansoni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해당 연구의 중요성과 의미>

 

이번에 소개한 논문의 내용은 내용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일반적으로 면역세포의 분화나 기능을 결정짓는 데는 Cytokine이나 다양한 Ligand에 의한 수용체들의 활성으로 인한 신호전달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대식세포가 먹는 세포의 종류가 대식세포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내용만으로도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증명하기 위해 적절하게 in vitro 시스템과 in vivo 시스템을 scRNA-seq기술과 함께 활용했습니다.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된 실험의 방법들과 기술들을 보는 것으로도 배울 것이 많은 논문입니다.

 

논문에서는 Efferocytosis가 기생충 감염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Efferocytosis의 결함은 결과적으로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염증을 증가시키며, 상처 회복에 있어서도 문제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Efferocytosis를 위해서는 적절한 먹잇감이 필요하다는 논문의 발견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논문에서는 세포사멸 중인 세 종류의 세포(Neutrophils, T cells, hepatocytes)에 대한 대식세포의 반응을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이 염증반응에 관여하며 죽게 됩니다. 따라서 다른 세포들에 대한 Efferocytosis가 대식세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해집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논문에서 보여준 Repair signature를 갖는 대식세포가 자가면역질환에서의 조직 복구 및 재생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깁니다..

 

지금까지의 연재들을 통해 CAR-T cell이나 Treg cell 등을 활용한 Cell therapy를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논문의 주인공인 대식세포를 활용해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Cell therapy 연구들도, 비록 이에 대해 깊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Cell therapy로 활용되는 대식세포가 실제로 조직에 침투하게 되는 경우 다양한 세포들을 만나고 논문의 내용처럼 Efferocytosis를 통해 의도와는 다른 기능을 얻게 되는 경우도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소개한 논문과 같은 대식세포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는 대식세포를 활용한 Cell therapy의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BRIC(ibric.org) Bio통신원(박은총) 등록일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