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수명의 조절 방안 Control of Aging and Longevity
이병섭(인하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기초의과학부)
이수경(인하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기초의과학부)
민경진(인하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기초의과학부)
1. 서론
수 백 명의 신하들을 시켜 불노초를 찾았던 진시황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병장수는 인류의 꿈이었다. 하지만 진시황은 끝내 불노초를 찾지 못하고 50세의 나이로 사망을 하였고, 근래 들어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10년 한국을 기준으로 80세 (남 76세, 여 83세)에 멈추어 있다. 성경에는 969세까지 산 무드셀라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우리는 얼마나 살 수 있는 것일까
2000년에 실시된 인구 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백세인 (centenarians)은 모두 2221명으로 인구 10 만 명 당 4.7 명 꼴 이다. 한국인으로 최장수 노인은 2004년 조사에서 109세였던 최애기, 엄옥군 할머니였는데 각각 그해와 그 다음해에 돌아가셔서 110세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최장수 노인으로 공인된 프랑스의 쟝 칼망 (1875-1997) 여사는 122세 164일을 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인간이 얼마나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재미있는 내기가 걸려 있다는 것이다.
노화생물학자인 스티브 어스태드 박사와 인구학자인 스튜어드 제이 올샨스키 박사 사이의 5억 달러 내기로, 어스태드 박사는 2150년까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최장수 인류인 프랑스의 장 칼망 여사의 기록 122세를 뛰어넘어 150세를 기록하는 인류가 출현할 것이라 주장하고 올샨스키 박사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내기에서 보 듯 인간 수명에 대한 학자들의 논의는 대략 120세를 기준으로 그 이상 살 수 있다는 쪽과 그 선을 넘기 어렵다는 쪽으로 나누어진다. 이 중 후자가 지금껏 더 많은 지지를 얻었었는데 그 주된 근거는 동물 대부분이 성장기의 6배 이상을 살 지 못한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인간이 20년 동안 성장한다고 보았을 때 그 6배인 120세가 수명 한계가 되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UCSF의 신시아 케년 박사는 예쁜꼬마선충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명을 6배 이상 늘이는데 성공했는데 이는 모든 생명체의 수명이 정해져 있다는 오랜 가설을 뒤 집는 것이고,
이론적으로 인간의 수명이 500살 또는 그 이상까지 연장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쁜꼬마선충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무리가 따르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그러면 예쁜꼬마선충처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장수를 누릴 수 없는 우리는 어떤 노화와 수명의 조절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2. 본론
2-1. 식이제한과 노화
장수한 사람들의 식습관을 조사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장수촌으로 유명한 오키나와의 장수 노인들은 ‘하라 하찌 부‘, 즉 ‘위장의 8할만 채운다’는 섭식 철학을 가지고 있고 실제 일일 섭취 칼로리도 1,800 kcal로 하루 2,500 kcal인 미국인에 비해 낮다.
이렇게 필수 영양소의 결핍 없이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시도를 식이제한 (caloric restriction 또는 dietary restriction)이라 하는데 이런 식이제한은 효모, 예쁜꼬마선충, 초파리, 지브라피쉬, 마우스 등 여러 동물에서 그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2009년 사이언스지에는 지난 20년간 걸쳐 이루어진 영장류를 이용한 식이제한 실험 결과가 보고되었다. 실험기간 동안 식이제한을 하지 않은 붉은털원숭이 (Rhesus monkey)는 37%가 늙어 죽었지만, 식이제한을 한 붉은털원숭이는 13%만이 늙어 죽었다. 중요한 것은 사망률에 있어서의 차이뿐만 아니라 생체나이 (biological age)도 더 낮았다는 것이다. 식이제한을 한 붉은털원숭이의 경우 식이제한을 하지 않은 원숭이보다 당뇨병, 암, 심장 질환 발병률이 더 낮았다 [1].
그렇다면 이러한 식이제한은 어떠한 경로를 통하여 생명체에 이로움을 주는 것일까
효모로부터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식이제한이 공통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진화적으로 보존된 경로에 의해 식이제한이 작용함을 시사한다. 아직까지 명확한 식이제한의 기작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과학자들에 의해 제시되는 경로는 TOR (target of rapamycin) signaling과 insulin/IGF-1 signaling이다 (그림 1).
생명체가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영양소를 감지하게 되는데 이 두 경로가 영양소의 감지를 담당한다 (2-2 영양분과 노화 참조). 식이제한 조건에서는 이 두 경로가 감소 또는 차단되게 된다. 하등 실험동물에서의 결과에 따르면 이 두 유전자의 감소 조절 (downregulation)이 수명을 연장하고, DNA 손상, 세포 보호, 영양대사 등과 관련된 전사인자나 단백질에 영향을 주며 항산화효소, 세포사멸(autophagy), ER 스트레스 등을 변화시켜 노화를 조절하는 것 같다 [2].
그림1. 실험동물에서의 식이제한 과정
TOR (targe of rapamycin), Gpr1 (Gpr1 protein), RAS (Ras protein), AC (adenylate cyclase), PKA (protein kinase A), RIM15 (trehalose-associated protein kinase), GIS1 (Gis1 protein), MSN2/4 (stress resistance transcription factor), DAF-2 (insulin receptor precursor), AGE-1 (AGEing alteration), RKS-1 (S6K homology), AKT (serine/threonine protein kinase), HIF-1 (hypoxia inducible factor-1), DAF-16 (abnormal DAuer Formation-16, FOXO homology), INR (insulin like receptor), PI3K (phosphoinositide 3 kinase), S6K (RPS6-p70-protein kinase), FOXO (Forkhead box O), 4E-BP (4E-BP protein), IGF-1 (insulin like growth factor-1), GH (growth hormone), IGF-1R (insulin like growth factor-1 receptor), GHR (growth hormone receptor)
2-2. 영양분과 노화
포도당 (glucose)은 모든 생물체의 에너지원으로 과잉 섭취되면 당뇨병, 심혈관 질환과 같은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생체 내에는 포도당 농도를 감지하여 반응할 수 있는 센서 기능의 단백질이 존재하며, 이것이 손상되었을 때 수명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실제로 효모 (S. cerevisiae)에서 포도당을 감지하는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세포가 더 오래 살았고, 실제로 영양소 신호전달체계에서 다양한 영양소에 반응하는 유전자 (PKA, Sch9, Tor pathway)가 제거된 돌연변이 효모의 수명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림 1). 이것으로 포도당 신호 경로가 수명을 조절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 경로는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과 호흡률을 감소시키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밝혀져 있다 [3].
포도당은 효소의 조절 없이 단백질이나 지질 분자와 결합되는 비효소적 글리코실화 (non-enzymatic glycosylation or glycation)를 유도하고 이 글리코실화 반응은 시작 이후에 화학적인 반응의 결과물인 AGE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로 축적된다. 이 AGE는 염증 매개체로 작용하여 노화나 당뇨병과 관련된 만성적 염증 질병의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포 구성성분에 직접적으로 독성을 야기할 수 있다 [3].
과잉의 포도당 대사로 인한 산화물은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연쇄반응 (respiratory chain)에서 NADH 형태로 전자를 증가시키고 이러한 과잉의 전자들에 의한 활성산소의 증가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지질의 산화작용에 의한 변화 (modification)는 고지혈증과 당뇨병의 혈관 후유증, 그리고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실험쥐에서 식이 내 지방의 종류에 따라서 세포막 지질의 지방산 구성성분을 바꿈으로써 인슐린 민감성에 영향을 끼친다.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높으면 세포막의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인슐린 신호를 향상시키며, 고인슐린혈증과 고혈당증을 가진 실험자들에서 포화지방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아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노화를 촉진하는 인자라고 생각된다 [4].
일반적으로 지방 섭취는 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식이 섬유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탄수화물의 경우, 과잉 섭취는 노화의 과정에 부정적으
로 작용하지만, 그 효과는 구성성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복합다당류는 식이 섬유소가 상당량 존재하므로 인슐린 민감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 식이 섬유는 위가 비는 시간을 줄여주어 포만감에 의해 음식물 섭취를 제한해줄 수 있고, 포도당과 인슐린 농도를 낮춰준다.
따라서 탄수화물의 공급원으로 단당류를 섭취하기 보다는 복합다당류의 섭취가 인슐린 농도를 감소시킨다.
mTOR (Mammalian target of rapamycin)은 아미노산에 의해 활성화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세포의 성장, 증식, 생존, 단백질의 합성과 전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에서는 아미노산의 합성이 저해된다.
그러나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하면 젊거나 나이든 피실험자 모두에서 비슷하게 근육단백질 합성이 촉진된다는 것은 밝혀졌다. 이것은 골격근의 단백질 합성은 충분한 필수 아미노산과 탄수화물의 섭취에 따라 mTOR 신호를 자극하여 이루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식이제한 조건에서 필수아미노산의 추가는 식이제한에 의한 수명연장의 효과를 감소시키나 다른 영양분들은 그 효과가 없거나 미미했다는 사실과 [5],
쥐의 경우 식이제한 없이 메티오닌 (methionine)의 제한만으로도 식이제한과 비슷하게 수명이 연장되는 사실은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의 균형이 노화와 수명의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2-3. 호르몬과 노화
생명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 삼투압과 같은 물리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체내의 농도를 맞추며 이온 채널을 이용하여 물질의 전달 등을 유지한다. 호르몬 역시 체내의 생체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호르몬의 감소에 따라 인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 생기게 된다. 이는 노화에 따른 질병의 발생과 유사하다.
따라서 이러한 호르몬을 치료의 수단으로 이용한 치료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슐린을 이용하여 당뇨병을 치료하며, 성장호르몬을 이용한 소아들의 성장조절,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들을 위해 갑상선 호르몬 투여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특정 질병을 치료를 위한 호르몬치료법이 아닌 호르몬을 이용한 노화방지법이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 중에 있다.
호르몬을 이용한 노화방지는 러시아의 딜만 (Vladimir Dilman) 박사가 주장한 신경호르몬이론 (Neuro-Endocrine theory)에서 시작되었다. 딜만 박사가 주장한 이 이론은 생명체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호르몬의 감소에 따른 불균형이 체내와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호르몬이 기관의 기능을 저해시켜 노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체내의 호르몬은 성장이 진행 중인 유년기 또는 청년기에는 높은 수준의 양을 가지고 있지만, 점차 나이가 들며 양이 줄게 된다. 성장 호르몬의 경우 20세 전 후 혈중 농도가 가장 높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혈중 농도가 점차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근육의 양은 줄고 지방의 양은 늘어나게 된다. 이런 노화 관련 질병의 증가로 인해 인체의 생체나이가 증가한다. 이를 방지하고 생체연령을 낮추며,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 호르몬 치료 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1990년 루드만 (D. Rudman)이 보통의 사람들보다 낮은 농도의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IGF-1 : Insulin like Growth Factor-1)를 갖는 노인을 대상으로 성장 호르몬을 투여하여 근육과 지방의 양, 피부의 두께, 골밀도를 확인해 보는 실험을 보고하였다. 그 결과 일반 노인들에 비해 성장 호르몬을 투여한 노인들의 근육의 양이 늘고 피부가 두꺼워졌으며 골밀도가 증가하고, 지방의 양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10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의 양이 일반인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현됨을 보고되었다 [6].
생명체의 성을 결정하는 것은 XY 염색체에 의해 결정이 된다. 이 후 성의 성숙, 2차 성징에는 성 호르몬의 기능에 의해 완성된다.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증가에 따라 완숙한 남성이 되며, 여성은 에스트로겐의 증가에 따라 성의 완성이 이루어진다. 성 호르몬 또한 성장 호르몬처럼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하게 된다.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해 생리불순이 생기며 점차 갱년기로 접어든다. 또한 이로 인한 우울증과 같은 질환이 동반되며 치매 등의 신경질환의 발병률을 높이게 된다. 최근 이러한 질환을 예방,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 호르몬 의약품이 많이 시판되고 있다. 여성의 갱년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에스트로겐 약품과, 남성의 전립선암 예방을 위한 테스토스테론 약품들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에스트로겐의 경우 2001년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저해한 쥐의 경우 시상하부 성장 감소가 보고되었다. 이와 같이 신경 분화를 저해할 수 있는 성 호르몬의 감소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이로 인한 노화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호르몬 자체가 노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대개 수명이 짧은데 많은 과학자들은 그 이유로 남성호르몬을 꼽는다. 실 예로 1900년도 초반 미국의 정신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거세 (castration)를 하였는데 거세한 환자들은 같은 병원내의 거세를 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그 수명이 13년가량 증가하였다.
성장 호르몬, 성 호르몬과는 달리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멜라토닌은 빛이 쬐어지는 낮에는 발생하는 양이 적지만 해가 지고 난 후 밤에 발생량이 증가 되는 호르몬이다.
이를 통해 체내는 낮과 밤을 인지하며 수면을 유도하게 된다. 이러한 기능으로 시차 적응을 위한 의약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 멜라토닌이 항산화 기능을 갖는다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7, 2-4 참조]. 멜라토닌의 본질적인 기능이 아닌 항산화기능을 통한 노화 지연 효과가 있다는 것에서 호르몬으로 본래 추구해오던 효과가 아닌 주변효과를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호르몬들을 이용한 치료법은 현재 많은 문제점들로 인하여 조심스럽게 이용되고 있다. 호르몬은 일정수준 이상의 체내 함유량을 갖게 되면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에스트로겐의 경우 과량의 에스트로겐 복용은 유방암의 발생 빈도를 높이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역시 유방암의 빈도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멜라토닌의 경우 과량을 복용 시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또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많은 부작용의 우려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2-4. 항산화 시스템과 노화
1) 노화와 관련된 산화적 스트레스
우리가 일상적으로 호흡을 하며 들어 마시는 공기의 산소 중 일부가 활성 산소 (Reactive Oxygen Species, ROS)로 바뀐다. 이 활성 산소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 등을 사멸시켜 우리 몸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식품이나 환경적인 요인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활성산소와 결합할 경우 체세포와 세포 내 유전자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노화의 여러 가설 중 주된 가설인 산화 가설은 활성 산소에 의한 세포나 유전자 손상이 노화의 원인이라는 가설이며, 많은 실험적 데이터들이 이 가설을 증명해 주고 있다. 항산화 방어 시스템은 유기체에 활성산소가 과잉 생성되어 일어나는 손상을 막아주고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여주어 노화를 지연시킨다.
이 시스템은 크게 비효소적단백질 (transferrin, ferritin, ceruleoplasmin), 효소단백질 (Cu, Zn-SOD, Mn-SOD, catalase, glutathione peroxidase), 산화제 (glutathione, vitamins E, A, C, carotenoids, flavonoids) 와 다량의 무기질 (copper, zinc, selenium)로 구성되어진다. 활성산소가 제거되는 기작은 많은 연구진의 노력으로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그림 2).
그림 2. 세포내에서 활성산소와 활성질소의 근원과 항산화 방어와의 연관성 [8]
첫 번째 방어 시스템은 Fe2 와 Cu 같은 양이온이 불활성화 되어 활성산소의 과잉생산을 제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로 세 개의 효소에 의해 항산화 되는데 Superoxide dismutase (SOD), catalase, glutathione peroxidase(GSH-Px)가 관여한다. Cu,Zn-SOD는 주로 세포질의 과산화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미토콘드리아의 세포막 사이에 존재한다. Mn-SOD는 미토콘드리아의 세포간질에 있는 과산화물을 제거한다. catalase는 널리 퍼져있는 항산화 효소로 주로 퍼옥시좀에서 과산화수소를 산소와 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GSH-Px는 세포질 안에서 H2O2를 해독해주는데 일반적으로는 하이드로과산화물(ROOH)을 알콜(ROH)과 물로 환원시켜 항산화 효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RH: polyunsaturated fatty acid; ROOH: lipid hydroperoxide; SH2: reductive substrate; S: oxidized substrate; SOD: Superoxide Dismutase; GSH-Px: Glutathione Peroxidase; GR: glutathione reductase; NADH+H+: 환원된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NAD+ : 산화된 NAD
2) 항산화제
① 멜라토닌
멜라토닌(melatonin)은 송과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24시간 주기로 밤에 분비량이 최대가 된다. 멜라토닌의 항산화 기능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것과 항산화 효소들의 활성을 돕는 것이다.
멜라토닌의 간접적인 항산화 작용으로는 √-glutamyl cysteine synthase을 자극해 글루타티온(glutathione)을 생성하여 GR (glutathione reductase의) 활성을 촉진하며, SOD (superoxide dismutase)와 GSH-Px (glutathione peroxidase)의 활성을 도와줌으로써 간접적으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멜라토닌의 직접적인 항산화 역할은 자유 라디칼을 없애고 DNA 손상복구와 관련된 효소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멜라토닌은 대장염을 가진 쥐에서 NF-κB와 염증 전구물질을 억제하고 염증의 상처를 감소시켜 준다고 알려져 왔다. NF-κB 는 면역과 염증반응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사 인자로서 염증치료의 좋은 표적이다.
이와 같은 기전은 COX-2 (cyclooxygenase 2), iNOS (NO synthase)을 활성화시켜 만성적인 염증 장애를 억제한다. 또한, 멜라토닌은 발암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졌는데, 실제로 643명의 고형 종양 암환자들이 멜라토닌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항산화 효과로 인해 부작용 없이 사망위험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있다.
② Coenzyme Q
CoQ10은 세포내에서 합성된 지용성 항산화제로 모든 세포막에 존재하고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갖는다. 이것은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장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질, 단백질, DNA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는 CoQ10의 효과는 과산화 되는 동안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
첫 단계는 lipid peroxyl radicals (LOO-)를 생성하는데 이 때 CoQH2는 유비세미퀴논과 과산화수소를 형성함으로써 perferryl 라디칼이 만들어지는 것을 감소시킨다. 더구나 직접적으로 LOO-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감소된 지질은 α-tocopheroxyl radical로부터 비타민 E를 재생시킨다. CoQ는 지질 과산화뿐 아니라 단백질 산화에도 보호효과를 갖는다.
③ DHEA
DHEA (Dehydroepiandrosterone)는 부신의 스테로이드로 나이가 들수록 분비가 감소하고 장기간 보충제로 복용하면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면역 조절 기능에 작용해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항-글루코코티코이드 효과로 인해 면역계의 노화를 억제해준다 [9].
그 기전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DHEA는 글루코코티코이드 (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같은 표적 수용체를 놓고 경쟁을 하는 것 같다. 글루코코티코이드는 인슐린과 길항작용을 하므로 지방을 분해하고 단백질의 이화작용을 촉진하는 등 새로운 당을 유리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글루코코티코이드가 높다는 것은 당의 혈중농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다는 것으로 당이 높으면 인슐린 농도도 상승하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면 노화가 쉽게 진행되므로 DHEA를 섭취하면 인슐린의 농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DHEA는 NF-kB 경로의 활성을 억제해 항염증효과를 보이지만 그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염증전구 물질 TNF-α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DHEA가 처리된 비장림프구 (splenocytes)에서 NF-kB의 핵으로의 이동이 억제되어, 염증반응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한다 [9].
2-5. 운동과 노화
인간에게 있어서 노화는 골격근의 길이와 섬유조직의 크기가 점차적으로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골격근의 손실(sarcopenia)은 30세 이후에 10년마다 5%씩 감소하고 점차 가속화된다.
이러한 골격근 손실 현상은 65세 이상의 인구의 30~50%를 차지하고 결국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노령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사회 전반적으로나 개개인의 삶의 질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므로 골격근의 노화를 늦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소 섭취가 중요하다. 반복적으로 운동을 하게 되면 단백질 합성과 골격근의 밀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효과는 mTOR 이라는 조절 단백질의 농도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mTOR 신호전달체계는 앞서 설명한대로 단백질 합성과 분해, 세포의 성장을 통제하는 복합적으로 통합된 단백질 신호체계라고 할 수 있다.
급성 운동을 하는 동안 에너지 소모에 반응하는 세포의 감각기능 혹은 중심적인 조절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AMPK (AMP-activated protein kinases)는 세포의 AMP/ATP의 비율을 조절하는데, AMP가 증가되고 ATP가 감소되어 AMP/ATP의 비율이 높아지면 AMPK가 활성화되어 mTOR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고 이로 인해 단백질 합성이 억제된다.
운동 후 AMPK의 활성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mTOR의 억제가 풀리면서 단백질 합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운동을 한 후 회복기 동안에 근육 밀도의 축적이 촉진된다 [10].
지구력 운동은 mTOR 신호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근육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으나 무리한 운동은 인체 내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므로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과학적인 운동과 노화에 관한 연관성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강도와 빈도가 근육의 밀도, 손상 등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또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결론
최근 20년 동안 모델동물을 이용한 분자유전학의 발달로 노화연구에 있어서 많은 진전이 있었고 노화의 기전을 분자적 수준에서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화를 조절하는 공인된 방안은 식이제한이 유일하다. 식이제한 또한 먹는 즐거움을 반납한 채 오랜 기간 실시해야 하기에 그 실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식이제한은 특정 한, 두 개의 유전자에 의해서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생체내의 복잡한 네트워크에 의해 조절이 된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퍼즐을 맞추듯 식이제한 기전의 조각을 모으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며, 이 퍼즐의 완성을 통해 실제 칼로리의 제한 없이 식이제한 경로의 한 부분만을 자극함으로 식이제한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 (식이제한 유사체, caloric restriction mimetics)의 개발이 필요하다 하겠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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