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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난 얼마나 늙었을까?

산포로 2008. 12. 17. 09:49

노화… 난 얼마나 늙었을까?

보름만 지나면 누구나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다. 어릴 때는 나이 먹는 것이 기쁠 때도 있지만, 어른이 되면 모두가 아쉬워하고 때로는 슬퍼한다. 중년 이후에는 '나이를 먹는다'는 말보다 '늙는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생명표'에 따르면 현재 45세 남성은 32년(2040년), 여성은 39년(2046년)을 더 살 수 있을 것(기대수명)으로 전망됐다. 45세 남성과 여성은 나이를 32~39번 더 먹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의학적으로 늙는 것을 '노화' 또는 '노쇠'라고 한다. 의학교과서는 노쇠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유해한 변화들이 축적되어 생체기능이 저하되고 질병에 걸릴 확률이 증가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늙는 것은 병이 아니지만, 기능이 저하되는 '진행 과정'이라는 것이다.

▲ Getty Images 멀티비츠

■ 몸의 물이 마른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각 장기의 실질 세포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질 세포가 죽어도 새 세포 생성이 되지 않으면 세포수가 감소한다. 이는 호르몬이나 영양 물질 등 체액을 만드는 생산 공장이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

의학계에서도 논란은 있으나 노화는 인체를 구성하는 물과 호르몬 등 '체액이 줄어드는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반인들이 "나이 먹을수록 몸에서 물이 마르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즉 노화는 몸의 체액이 감소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전체 체중의 75~80%가 체액이다. 20~30대까지도 별 변화가 없어 뇌·심장·폐·장 등 장기의 70~80%가 수분이며, 물이 별로 없을 것 같은 피부의 72%, 심지어 뼈에도 22%의 수분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60~70대가 되면 체내 수분 함량이 남성은 50%, 여성은 45%로 뚝 떨어진다.

수분 부족은 근육량 감소와 피로로 이어진다. 근육의 70% 이상이 수분. 수분이 3~4%만 부족해도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그러면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가 작년 한해 남녀 3만7516명의 근육 양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평균 근육 양은 20대 56.2㎏에서 70대엔 49.1㎏로 7.1㎏, 여성은 20대 38㎏에서 70대 36㎏으로 2㎏ 줄었다.

■ 겉으로 보이는 노화

먼저 키와 몸무게가 변한다. 70대 남성은 20대 때보다 키가 5㎝ 가량 줄어들며, 체중은 50세까지는 증가하다가 80세에 10% 정도 감소한다. 하지만 체지방은 10% 가량 증가한다.

여성도 60세까지 체중이 증가하며 체지방도 20대에 비해 10% 가량 증가한다. 체지방은 주로 복부 내장과 장간막(창자 사이 막)에 축적되며, 피하 지방은 오히려 감소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의 체지방율 분석 결과 남성은 20대 18.3%에서 70대엔 21.5%, 여성은 20대 24%에서 70대엔 30.7%로 높아졌다.

남성호르몬과 체력 저하로 성기능도 떨어진다. 미국노인병학회의 연간 오르가즘 도달 횟수 조사에 따르면 30대엔 121회, 40대 81회, 50대 52회, 60대 35회, 70대 22회로 점점 줄어든다. 발기각도도 평균 45세부터 수평과 같다가 그 이후론 더 아래로 내려간다.

■ 눈에 잘 안 보이는 노화

몸 속 기관이나 조직의 기능도 떨어진다. 특히 장기의 무게가 현저하게 감소한다. 흉선(가슴샘)의 무게는 20대를 100으로 보면 60대엔 60, 90대에는 10까지 줄어든다. 간·신장·비장도 60~70대가 되면 젊을 때 크기의 50% 이하로 줄어든다. 20세에 2~3㎏이던 간 무게가 70세가 되면 1㎏밖에 되지 않는다.

뇌의 신경세포 수 감소도 두드러진다. 60~70대엔 뇌 크기와 뇌혈류량이 20대보다 약 20~30% 줄어든다. 칼슘, 단백질 성분 감소로 인해 골밀도도 감소한다. 삼성서울병원이 골밀도 검사를 받은 4만7374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골량(骨量)을 100으로 볼 때 60대 남성은 80, 60대 여성은 60 수준으로 줄었다.

심장의 최대 박동수도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 30대가 지나면 동맥혈압이 상승하고 심근 수축력이 약화되면서 심박출량이 매년 1%씩 감소한다.

폐활량 등 운동 기능도 감소한다. 폐활량은 30대를 100으로 봤을 때 50대는 약 80, 70대는 60까지 낮아진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나이 먹는 것을 아쉬워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나이가 들어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건강수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화를 더 늦추기 위한 운동, 식사,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연, 절주(節酒)를 새해 초부터 실천하기 위해 플랜을 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 교수는 제안했다.

유럽에서 10년간 진행된 '건강수명' 추적 연구에 따르면 운동, 흡연, 절주, 식이조절 등 4가지 위험 요인만 잘 조절해도 조기 사망이나 질병의 60%는 막을 수 있었다.

다음 4가지 간단한 노화측정법으로 노화 정도를 체크해보자.

1. 피부 탄력 검사

피부의 노화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손등 피부를 5초 동안 잡아당겼다가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잰다. 20~30대는 1~2초, 40~50대는 2~5초, 60대 이상은 10초 이상 걸린다.

2. 순발력 검사

30㎝자를 떨어뜨린 뒤 두 손가락으로 자를 잡는 검사. 엄지와 중지를 약 10㎝ 평행하게 벌린 다음, 다른 사람이 잡고 있던 자를 예고 없이 떨어뜨려 잡는데 걸린 거리를 측정한다. 3회 측정해 평균치를 기록한다. 20~30대는 0~10㎝, 40~50대는 10~20㎝, 60대 이상은 20~30㎝로 측정돼 있다.

3. 정적 균형 검사

신체의 전반적인 신경근육 기능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방법은 두 눈을 감고 무릎은 45도 구부린 채 양손은 허리에 대고 왼 발을 지면에서 15㎝ 정도 들어올린다. 그 후 눈을 뜨거나 발을 움직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5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해 평균치를 기록한다. 20~30대는 25초 이상, 40~50대는 10~25초, 60대 이상은 10초 이하로 나와 있다.

4. 안구조절 검사

손에 자의 한쪽 끝을 잡고 측정하려는 눈 바로 아래 안면 뼈에 갖다 댄다. 반대편 손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거리에서 명함을 쥔다. 명함을 눈에 가깝게 서서히 움직여본다. 흐리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리를 측정해 기록한다. 20~30대는 10㎝, 40~50대는 30㎝, 60대 이상은 100㎝ 정도이다.

 

도움말=대한생체나이의학연구소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2008.12.16 16:10 입력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16/2008121601287.html

 

*  아침잠 없어도 하루 8시간 이상 자라

건강하게 나이 먹는 10가지 방법

 

최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미국 피츠버그대가 발표한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10가지 방법'과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노화연구원(NIA)이 내놓은 '건강한 노화'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나이 먹는 10가지 방법을 알아본다.

 

▲ 그래픽=오어진 기자 polpm@chosun.com

 

1. 움직여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적당한 운동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20~25% 줄인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에 따르면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상당수가 2~3층에 살며 빨래와 청소 등을 직접 한다. 걷기, 계단 오르기, 정원 가꾸기, 청소하기는 부상이 적으면서 적당한 운동효과가 있다. 좋은 운동 강도는 운동 중 노래를 부르긴 힘들어도 말은 할 수 있는 정도.


2. 근육을 키워라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50%의 여성 노인과 25%의 남성 노인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겪는다. 이 중 엉덩이 관절이 골절된 노인의 50%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 노년 건강의 중요한 키워드는 다름아닌 근육. 근육은 65세엔 약 25~35%, 80세엔 40% 이상 감소해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 체력까지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기운이 없어지면서 균형감각이 저하되고 거동이 힘들어지는 신체적 노쇠 상태가 된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백질, 칼슘 섭취를 충분히 한다.

 

3. 충분한 영양섭취를 해라

노인 사망의 주요 원인이 영양 결핍과 저체중. 미국 국립노화연구원(NIA)에 따르면 곡류군, 어육류군, 채소군, 우유군, 과일군의 다섯개 그룹에서 각각의 음식을 매일 섭취해야 한다. 특히 노인에게 가장 흔히 부족한 영양소는 비타민A, 비타민B2, 칼슘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자칫하면 식단에서 빠지므로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도 좋다. 주의해야 할 것은 포화지방, 소금, 설탕, 술 등이다.


4. 담배를 끊어라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평생 흡연을 한 사람의 50%는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특별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중년 남녀가 75세까지 생존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인자가 흡연 여부였다. 담배를 끊으면 숨쉬기가 더 편해지고, 기침이 줄며, 섹스를 잘 할 수 있다. 또한 약을 줄일 수 있고, 맛을 잘 느끼고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다.

5.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하라

65세 이상 노인의 사망 원인을 보면 약 40%가 심혈관계 질환이다. 심혈관 질환의 주 원인은 고혈압과 당뇨병. 고혈압·당뇨병은 심장병, 뇌졸중뿐만 아니라 최근 노년기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치매나 인지 능력이 감소한 남녀 노인의 뇌를 검사한 결과, 3분의 1 정도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의한 '미니 뇌졸중'이 발생하면서 뇌의 작은 혈관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6. 약 먹는 이유를 물어라

노인들은 여러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약물의 동시 처방이 흔히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약물의 이상반응이나 상호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의 경우 위궤양, 위출혈 등이 생길 수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 관절염 환자 40% 이상이 위장관계 합병증이 있어도 이 약을 계속 복용했다. 일반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다면 의사에게 알리고, 의사 처방을 받은 약에 대해서는 이름과 효과는 무엇이고, 자신이 약을 왜 먹어야 하는지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

7. 잠이 보약이다

노인들은 하룻밤에 7~9시간 정도 자야 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짜증을 잘 내거나 잘 잊어버리거나 우울하거나 넘어지거나 사고가 더 잘 날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 의학전문지 '내과학 기록'에 따르면 혈압이 높은 노인 1255명(평균 연령 70.4세)를 대상으로 50개월에 걸쳐 실시한 추적조사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7.5시간 이하인 노인들은 이보다 오래 자는 노인들에 비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4.4배 높았다. 낮에 충분히 햇볕을 쬐고 취침 때는 불을 완전히 끈다.

8. 공부해라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소가 빈민가의 청소년과 하버드 대학생들을 사망때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같이 건강노화(healthy aging)를 했더라도 빈민가 출신이 하버드대학생에 비해 50세 이후 사망률이 높았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교육'. 교육을 받은 사람이 건강노화를 위한 금연, 절주, 운동, 영양 등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9. 배우자·친구관계를 유지하라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친구관계가 좋고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 질환 발병률이 낮았다. 영국 런던대 정신과 리빙스톤 교수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삶의 질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인간관계였다고 밝혔다. 대화 상대나 의지할 사람이 있으면 두뇌활동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10. 우울증을 극복하라

우울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의 하나. 미국 국립노화연구원에 따르면 노인의 15~25%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우울증을 갖고 있었다. 우울하다는 기분을 어쩌다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2주 이상 지속되고 그로 인해 일, 가정, 사회적 관계가 영향을 받으면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우울증은 약과 상담 등으로 70~80% 이상 호전된다.

 

도움말: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2008.12.16 15:53 입력 / 2008.12.16 16:05 수정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16/20081216012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