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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추천 도서] 건강한 삶을 위한 식습관_프레드 프로벤자의 영양의 비밀

산포로 2024. 6. 19. 11:22

  [내 인생의 추천 도서] 건강한 삶을 위한 식습관_프레드 프로벤자의 영양의 비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늘상 들어왔던 말 중에 하나는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는 말이었습니다. 어릴 적 밥상에는 다양한 반찬과 매일 바뀌는 국 종류와 다양한 잡곡을 섞은 밥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음식과 꺼려하는 음식이 나눠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좋아하는 음식도 성장하면서 변화를 겪었고, 좋아했던 음식을 항상 잘 먹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렸을 때 싫어하던 음식을 이제는 좋아하게 된 경우도 있고, 여전히 몸에서 받지 않아 잘 먹지 못하는 음식도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은 시간에 따라 변해 왔으며, 이런 현상들을 너무나 익숙하게 그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넘겨왔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 것과 기피하는 것에 담긴 중요한 의미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유익 중 하나는 그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정보를 얻게 되는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익히게 되는 정보는 그 종류와 양 모두 매우 많습니다. 정보를 접하게 되는 매체도 다양해지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가 더 쉬워진 세상이 되었습니다. 필요한 정보가 생길 때마다 손에 들고 있는 모바일 기기를 꺼내 자주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관련 단어로 검색을 하면 이미 다른 사람이 정리해 놓은 내용들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화면에 제공되는 문장들을 읽는 대신, 동영상을 검색하면 관련 내용을 잘 정리된 도표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영상들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때로는 간단한 검색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궁금증도 있습니다.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거나 새로운 관심 분야가 생겼을 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찾게 됩니다. 그 분야에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자세한 내용들을 찾아 읽음으로써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 분야에서 글을 읽음으로써 심화 정보를 습득하는 것은 큰 집중력이 요구되는 과정입니다. 이런 경우, 저는 이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가 내가 필요로 하는 내용들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까지 포함하여 잘 정리된 책으로 출판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과학 전문 작가들에 의해서 하나의 주제로 짜임새 있게 작성된 책들에 비해 실제 연구자가 자신이 직접 수행하였거나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내용을 정리한 책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책에는 저자만이 밝힐 수 있는 비화들이 존재하며, 연구 논문에는 쓰지 못한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들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그 내용이 기존의 통념과 상식으로 여겨졌던 생각을 반전시키는 것이라면 더욱 가치가 큰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그 모든 주장들이 기존의 문헌들을 통해 근거가 뒷받침되고 있다면 과학 서적으로서의 가치 또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타 주립대학의 행동생태학과 명예교수인 프레드 프로벤자 교수의 책 [영양의 비밀(원제: Nourishment)]이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연구를 통한 업적도 훌륭할 뿐 아니라 직접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지식과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의 글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아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과학계를 포함하여 이 세상을 향한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공유하는데, 그 과정에서 저자가 갖고 있는 관심과 열정이 담긴 감정들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영양의 비밀 원서(Nourishment) 표지와 번역서 표지 (출처- ChelseaGreen, 교보문고 [1]) 

 

저는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책을 읽을 때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와 같은 방법으로 책을 읽을 것입니다. 책의 시작은 보통 본문이 나오기 전에 책의 저자에 대한 프로필이 나오고, 저자가 직접 작성하는 서문이 나옵니다. 저는 책을 처음 접할 때 먼저 저자의 프로필과 약력을 살펴보고, 본문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가 쓴 서문을 꼼꼼히 읽어봅니다. 아마도 저자는 본문에 쓸 내용을 대부분 구성해 놓고, 어쩌면 대략적인 내용을 다 적어놓거나 혹은 저술을 완성한 후에 서문을 작성할지도 모릅니다. 책에서는 가장 앞에 나오지만 실제로는 후반부에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전체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소개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가 길잡이로 삼기에 적당한 내용들을 미리 밝혀두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제목으로 서문이 작성되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크고 방대한 이야기를 길을 잃지 않고 따라가기 위해 서문에 있는 내용들을 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45년 동안의 연구를 총망라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기간 동안 자신이 가졌던 고민과 생각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그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책은 ‘생명의 깊이와 넓이를 요약해 보려는 시도이며,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물질적인 이야기를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추상적인 이야기와 연결해 보는 것’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주제는 ‘영양과 건강’입니다. 어떤 식습관을 갖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잘못 알려진 정보들을 바로잡는 내용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2]. 프로벤자 교수가 이 책에서 바로잡고 싶어 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사람들이 몸의 기능과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분과 그것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을 스스로 찾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우리 몸의 세포 수준에서 나타나는 반응과 신호를 직감적으로 알아내어 필요한 영양을 갖춘 음식을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해당되는데, 우리 몸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음식은 기피하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식들을 접하고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삶 (출처- Unsplash) 

 

우리 몸의 이러한 능력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특별한 사례가 ‘클라라의 아이들’입니다. 시카고의 소아과 의사인 클라라 데이비스가 생후 6개월에서 11개월 미만의 보육원 출신 아기 15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진행한 연구로 그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전에 어떠한 어른들의 음식도 접해보지 않았던 15명의 아기들은 34가지의 다양한 음식들 중에서 어떠한 간섭과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자기가 먹을 음식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매 끼니마다 다양한 조합의 식사를 스스로 선택해서 섭취하였고, 어떤 아이도 중복된 메뉴를 선택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긴 아이도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선택하였고, 몸이 요구하는 신호에 따라 자기 몸에 맞는 음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저자는 영양보충제와 건강 보조식품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사회와 정부기관, 사람들이 건강에 투자하는 관심과 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건강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가는 현 상황을 지적합니다. 문제의 해결은 부족한 영양소의 공급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먹지 않는 상황과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비율이 커져버린 잘못된 식습관에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각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종류와 양이 전부 다름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인 필요섭취량을 공표하여 비효율적이면서 때로는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는 식습관이 형성되게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양쪽 부모에게서 절반씩의 유전자를 물려받습니다. 그리고 출산과정에서 산도를 통해 세상에 나올 때 장내 미생물이 형성되고, 수유 과정을 거치면서 장내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겪는 각기 다른 다양한 경험들과 사건들을 겪으면서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합니다. 따라서 저자는 어떤 정해진 영양 기준을 맞추기 위한 식습관에서 벗어나 각각의 독립된 존재가 자기 몸이 원하는 음식을 스스로 결정하여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몸이 스스로 음식물을 선택한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야생 초식동물들과 가축들이 음식을 선택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야생 초식동물들의 먹이 선택 과정을 관찰하면서, 때때로 동물들은 에너지 함량이 풍부한 먹이 대신 독성을 나타내기도 하는 먹이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먹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를 관찰한 연구자들이 처음에는 먹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동물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넘겨짚었지만 동물들은 에너지 함량이 높은 먹이 대신 피토케미컬(phytochemical)이 함유된 먹이를 선택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피토케미컬은 식물에서 유래한 화학물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채로운 색상을 띠는 채소와 과일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초식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수차례 밝혀진 사실은 동물들은 선택권이 있을 경우, 자기에게 필요한 음식을 스스로 선택해서 먹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인간에게도 확대 적용하였을 때 우리에게 영양분이 부실한 가공식품 대신 다양한 건강식품들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우리 몸이 선택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피토케미컬을 함유한 다양한 채소와 과일들 (출처- ExperienceLife[3]) 

 

저자는 건강한 삶을 물질적인 세계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물질의 세계를 추상적이면서 영적인 세계로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합니다. 건강의 문제는 필요한 영양소만 채워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연구에서 나타나는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는 우리 마음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가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위약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말하면 그 약이 어떤 물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긍정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도 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도 심신의학연구소를 설립하였으며, 명상을 통한 긍정적인 마음이 이완반응으로 나타나 실제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4]. 저자는 서양식 의료와 철학뿐 아니라 아유르베다를 비롯한 동양의학에서의 주장들을 인용하기도 하고, 도교나 유교 또는 힌두교 사상에서도 인간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들을 인용함으로써 총체적인 관점을 갖고자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저자가 밝힌 과학에 대한 견해에 동의합니다. 저자는 ‘과학은 자연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이 세상과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과학적 연구는 연구자가 정해놓은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 내고 그 결과들로부터 원리를 찾아내고 이론으로 정립하는 형태가 주를 이뤄왔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어떤 연구자들은 좀 더 복잡한 과학적, 수학적 모델이나 좀 더 세련된 경영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436p), 저자는 연구자들을 포함한 우리들은 모두 변화하는 시스템에 함께 참여하는 존재임을 상기시킵니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고 창의적으로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통합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436p). 저는 이 부분에서 45년 동안의 연구를 정리하면서 갖게 된 한 노교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학은 오만의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겸손의 자리에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개인이나 특정 단체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유익과 가치를 중시해야 하며, 연구 결과를 세상에 정확하고 정직하게 알릴 의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999년에 초고가 쓰인 이후 그대로 묵혀 있다가, 약 10년이 지난 2008년에 다시 다뤄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에게 암이 발생한 것이 큰 계기 중 하나였는데, 그 이후 10년이 더 지나고 2018년도에 출간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이 추가되고, 저자의 생각은 더욱 강화되었을 것입니다. 저자는 본문의 마지막에 자신의 연구를 함께한 동료들과 자신의 제자들의 연구 다수를 이 책에 수록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책 한 권에 저자를 포함한 여러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다고 해도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지적 만족과 함께 여러 가지 생각할 주제들을 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시간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chelseagreen.com/product/nourishment/,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08360 

[2] https://www.precedenceresearch.com/nutritional-supplements-market 

[3] https://experiencelife.lifetime.life/article/phyto-power/

[4] 허버트 벤슨, 이완반응, 2020 페이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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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서규원) 등록일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