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난치성 파킨슨 증후군 치료 가능성 열리나

산포로 2020. 11. 9. 15:58

난치성 파킨슨 증후군 치료 가능성 열리나


다계통위축증 환자 대상 `혈중 요산 증강` 연구 세계 첫 성공
세브란스·일산백병원 연구팀 "난치성 치료제 개발 근거 마련"

 

파킨슨 증후군의 한 유형인 난치성 다계통위축증의 치료제가 현재 없는 상황에서 환자에서 혈중 요산을 증강시키는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치료제 개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와 인제대 일산백병원 신경과 이재정 교수 연구팀은 다계통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산화반응 억제제로서 세포 보호 역할을 하는 `혈중 요산의 증강` 임상 연구를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저명 약리학 저널인 `Clinical Pharmacology and Therapeutics(IF 6.56)` 최신호에 게재됐다.


다계통위축증은 파킨슨 증후군에 속하는 여러 질환의 한 유형으로 기립성저혈압, 배뇨장애 등 자율신경장애와 함께 파킨슨증이나 소뇌실조증 등 운동 이상을 보인다.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파킨슨병과는 달리 치료 약물에 반응이 적어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 특히 가장 활발한 활동시기인 50대에 발병해 진단 3~5년 이내에 독립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 진행이 매우 빠른 대표적인 신경계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계 퇴행성 질환의 발병에 있어 산화스트레스는 세포 손상 및 사멸을 초래하는 주요 기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치매, 루게릭병, 다계통위축증 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된다.


하지만 `요산 증강을 통한 체내 산화반응 억제` 치료 전략은 파킨슨병, 다발 경화증, 루게릭병, 뇌경색 등에서 시도되었지만 다계통위축증에서는 이뤄진 바가 없었으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요산은 통풍 및 신장 결석의 원인 물질로 인체 내 유해한 측면도 있지만, 강력한 산화반응 억제제로서 세포보호 역할도 수행한다. 인체 내 혈중 요산을 적절히 증강한다면 산화반응을 억제해 세포 손상 및 사멸을 저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파킨슨 센터를 중심으로 국내 11개 대학 및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위약 대조 임상 연구로 다계통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요산 증강 연구를 시행했다. 총 55명의 환자 중 30명에게는 시험약인 Inosine 5`-Monophosphate(체내 흡수 시 혈중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요산의 전구체)를, 25명에게는 위약을 각각 투여했다. 이후 24주 동안 두 그룹의 혈중 요산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위약 투여군에서는 평균 4.58md/dL에서 4.43md/dL로 변화가 거의 없던 것에 비해 시험약을 투여한 군에서는 혈중 요산 농도가 평균 4.57md/dL에서 6.96md/dL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의 1차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중대이상반응은 시험군 30명 중 6명, 위약군 25명 중 4명이 발생해 양 그룹 간 차이가 없었고 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아 안정성 문제는 없었다.


또한 연구팀은 시험약 투여군에서 환자의 인지상태 평가가 개선되는 것을 2차 평가 지표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환자의 인지 상태를 평가하는 Mini-Mental Status Examination(이하 MMSE)와 Montreal Cognitive Assessment(이하 MoCA) 검사에서 시험약 투여군의 경우 MMSE 26.5±2.2→27.4±2.0, MoCA 21.4±4.7→24.1±3.6로 위약 투여군 평가 결과인 MMSE, 26.9±1.9→26.5±2.8, MoCA, 22.6±4.1→21.5±4.3 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두 지표 모두 일관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고, MMSE보다 MoCA에서 더 큰 호전을 보인다는 점에서 인지저하 패턴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계통위축증과 요산 관련성을 실제 치료에 접목시켜볼 수 있는 첫걸음이자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필휴 교수는 "의미있는 치료가 아직 개발되지 못한 다계통위축증 환자에게 추후 좋은 치료 성과와 치료제 개발에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입력 : 2020.11.09 11:14:24
https://www.mk.co.kr/news/it/view/2020/11/1147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