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건 가톨릭대 교수팀, 항암제 내성 암 치료 효능 높인 약물 복합 리포좀 개발
수소펌프저해제와 항암제가 함께 봉입된 리포좀 기반 신개념 약물 전달체
P-gp 과발현된 다약제 내성 암 실험동물에서 개발 치료제형의 암 세포 사멸 효과 확인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항암제에 내성이 있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두 가지 약물이 함께 봉입된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 가톨릭대(총장 원종철) 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연구팀은 P-당단백질(P-glycoprotein, P-gp)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수소펌프저해제와 항암제가 함께 봉입된 리포좀 제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의 유명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IF 11.467)〉에 게재됐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0% 이상이다. 의학 발달로 생존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암 세포가 치료과정 중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재발하는 등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재발된 암은 기존 항암제뿐만 아니라 다른 항암제에도 내성을 가져 치료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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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항암제에 내성을 갖는 다약제내성(Multidrug resistance, MDR) 암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화학민감제가 개발되었으나 심각한 부작용으로 임상에서의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다약제내성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P-당단백질의 과발현 및 활성을 저해하는 동시에 부작용이 적고 인체에 안전한 화학민감제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톨릭대 나건 교수 연구팀은 수소펌프저해제를 P-당단백질의 발현 및 활성 저해용 화학민감제로 활용해 항암제와 함께 생체적합성 리포좀에 봉입한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수소펌프저해제는 위장 벽 세포에 작용해 위산을 분비하는 수소-칼륨 에이티피에이제(H/K-ATPase)를 억제하는 약물로,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위산억제제로 사용되는 등 안전성 높은 약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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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전달체가 항암제의 독성을 줄이는 동시에 다약제내성을 극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소펌프저해제가 생체적합성 리포좀에 항암제와 함께 봉입돼 세포 내 소기관인 엔도좀과 세포질 사이의 pH 차를 최소화해 항암제의 엔도좀 탈출을 돕는 동시에 P-당단백질과 결합해 P-당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한 영향으로 확인됐다.
나건 교수는 “항암제는 암 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에도 독성이 있어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약물 복합형 리포좀 치료제가 일반 암 치료 뿐만 아니라, 반복된 항암 치료로 항암제에 내성을 갖게 된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신문(unn.net) 이정환 기자 입력 2023.04.06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