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매출 1조 신약 '블록버스터'…가장 많이 가진 빅파마는 어디?
- 릴리·AZ, 블록버스터 13개 보유해 공동1위…BMS, 10개 중 8개는 외부 도입
- 블록버스터 약 44%는 임상단계 외부 도입 후보물질
- 코로나19 제품 제외, 블록버스터 피크 연도 매출은 키트루다 1위, 오젬픽 2위

[더바이오 성재준 기자] 연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급 치료제를 가장 많이 가진 글로벌 제약사는 일라이릴리(Eli Lilly, 이하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AZ)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버스터 의약품 개발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원대한 목표다. 의약품 개발을 위해 십수 년간 투자한 비용을 회수함과 동시에,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탄탄한 재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2028년 릴리 '마운자로' 매출 121억달러 전망…AZ는 '타그리소' 78억달러 예상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자료에 따르면,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미국서 승인받은 약물 중 블록버스터 리스트에 오른 치료제를 각 13개씩 보유했다. 앞으로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도 포함된 것으로, 이 두 제약사가 가장 많았다.
릴리는 8개 제품을 개발했으며 5개 제품을 임상 또는 그 이상 단계에서 도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제품은 5개이다. 나머지 8개는 도입했다.
릴리 제품 중에선 '마운자로(Mounjaro, 성분 터제파타이드)'가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벨류에이트는 최근 전 세계적인 비만 열풍으로 마운자로가 오는 2028년 매출 121억달러(약 16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릴리의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찬가지로 2028년 아스트라제네카 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일으킬 치료제로 비소세포폐암 약 '타그리소(Tagrisso, 성분 오시머티닙)'가 꼽혔다. 전망 매출은 약 78억달러(약 10조8000억원)다.
이외 △존슨앤드존슨(J&J)·로슈(Roche)·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각 10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9개 △노바티스(Novartis)·애브비(Abbvie) 각 8개 △화이자(Pfizer) 7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기업 중 자체 개발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였다. 길리어드는 보유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9개 중 7개(78%)를 자체 개발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는 인수합병(M&A)을 가장 잘 활용한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버스터 약물 10개 중 2개를 제외하고 모두 외부에서 도입했다. 특히 10개 중 4개는 지난 2019년 740억달러(약 102조5000억원)에 세엘진(Celgene)을 인수하면서 확보했다. 이벨류에이트는 이 중 가장 성공적인 거래로 2009년 24억달러에 메다락스(Medarex)를 인수하면서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 니볼루맙)'와 '여보이(Yervoy, 성분 이필리무맙)'를 확보한 사례를 꼽았다.
◇블록버스터 보유기업 186개 중 81곳, M&A·라이선스 등으로 외부서 도입
BMS 사례는 외부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잘 키운다면,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블록버스터 보유 기업 186개 중 81곳(44%)이 M&A와 라이선스(기술이전) 등을 통해 임상단계 이상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이를 블록버스터 약물로 개발했다. 105개 제약사는 내부적으로 블록버스터를 발굴하거나 임상을 시작하기 전에 블록버스터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발굴하고 개발한 제2형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 성분 세마글루타이드)'과 J&J의 관절염 치료제 '트렘피야(Tremfya, 성분 구셀쿠맙) 등이 그 대표 사례다. 지난해 전 세계 최대 매출을 기록한 MSD(미국 머크)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 펨브롤리주맙)'는 2003년 네덜란드 제약사 오가논(Organon)이 발굴했으나, 몇 차례 M&A를 거쳐 MSD가 도입해 개발한 제품이다.
◇연간 매출 정점 1위, 코로나 백신 '코미나티'…그 외는 '키트루다'
블록버스터 약물 중에서도 가장 큰 매출을 기록했거나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은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BioNTech)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 성분 토지나메란)'였다. 지난 2022년 매출 412억1000만달러(약 57조원)로 실적 정점을 찍었다. 2014년부터 2028년까지 1187억3000만달러(약 164조5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제외하면, 한 해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은 MSD의 '키트루다'이다. 이벨류에이트는 키트루다가 2027년 매출 312억8000만달러(약 43조3000억원)를 기록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키트루다가 2014년부터 2028년까지 총 251억9000만달러(약 34조9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키트루다에 이어 '오젬픽(2028년, 222억2000만달러)', 사노피(Sanofi)와 리제네론(Regeneron)의 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2028년, 200억2000만달러)', J&J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2028년 168억7000만달러)', 애브비의 자가면역 치료제 '스카이리치(2028년, 161억1000만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487개 의약품 중 193개(39%) 의약품이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 193개 약물 중 연간 매출 규모가 정점인 해 기준, 100억달러(약 13조9000억원) 이상인 약물은 17개였다. 42개는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으며 114개는 매출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더바이오(thebionews.net) 성재준 기자 (sjj@thebionews.net) 입력 2024.07.30 0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