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의 책장]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끝까지 해내는 힘"
이번에 소개할 책은 청색 LED개발로 2014년 노벨상을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 교수의 자서전인 "끝까지 해내는 힘이다"
어쩌다 보니 일본 과학을 다룬 책을 연이어 소개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다른 두 세 책에서 소개가 되어 알게 되었다. 복수의 책에서 소개가 되니 궁금한 마음이 들어 찾아보게 된 것이다. 한 때 절판되어 중고책을 알아보고 있었으나 이제 다시 재판매가 되어 새책을 사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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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슈지는 청색 LED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미 개발된 적색과 녹색 LED와 달리 청색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개발되지 못했었는데, 청색이 있어야 백색 LED 개발과 같은 LED의 무한한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청색 LED 개발은 모두가 원하는 꿈이었다. 그런 청색 LED를 나카무라 슈지는 최첨단의 연구소가 아닌 지방의 한 작은 회사에서 그리고 모두가 선호하는 재료가 아니라 불가능한 재료라고 알려진 갈륨을 이용해 만들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지만 결국 그는 청색 LED 개발로 노벨상을 수상했고 작은 회사의 연구원에서 미국의 한 학교의 교수로 부임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이처럼 좋지 않았던 환경과 남들이 성공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방법으로 그가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처럼 인내, 절제, 그리고 그 끝에서 성취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되어 동기 부여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내와 끈기의 기저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1. 직장인이 자기 고집대로 행동해서 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
저자는 시종일관 "다른 사람이 뭐라 하던 자신이 믿는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해내라"라고 말한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집중을 하였다는 말인데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뭇 의아한 내용이 나온다. 자신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보통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밀어붙인다는 특징이 있지만 나카무라의 태도는 조금 극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가 시키는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화도 받지 않는 등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혼자서 개발한다. 나카무라 슈지는 회사를 그만둘 각오로 일에 임했다고 하였지만 회사를 다녀본 사람으로서는 다소 놀라운 태도인 것이 사실이다.
위계와 조직으로 짜여진 회사라는 조직에서 자신의 맘대로 하겠다는 태도를 바람직하게 볼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가 성취를 이룬 일은 회사의 목표도 아니었고 상사의 지시를 통해 주어진 일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가 발명한 청색 LED는 회사의 사업 영역도 아니었기에 모두가 반대를 했다. 당연히 많은 지원도 없었거니와 회사에서는 말썽꾸러기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를 상대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회사에서 살아남 일도, 성취를 이룰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기에 나카무라의 방식을 모방하기보다는 오히려 나카무라의 행동 기저에 있는 그의 사고방식과 과거의 경험을 이해해야 한다.
1-1.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한 사람이다.
그는 입사하자마자 청색 LED 개발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청색 LED를 개발하기 이전에 회사가 원하는 방향의 제품을 3개나 개발하고 출시한 경험이 있었다. 그가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기 전 회사의 목표를 이해하고 완수한 것은 중요한 경험이었다.
이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뿐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것을 만들 능력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청색 LED개발을 회사의 모두가 반대했었지만 단 한 사람, 회장의 허락을 받고 개발금 보조도 받을 수 있었다.
성공을 의심할 만한 일을 누군가에게 제안하고자 한다면 나 스스로가 그것을 성취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1-2. 제품이 추구해야 할 최종 목표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단지 학술적 호기심 혹은 또 다른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청색 LED 개발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 그는 제품을 3개나 개발해 냈지만 상업적으로 모두 실패하였다.
나카무라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판매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카무라는 진정으로 팔리는 제품을 개발하길 원했고 그가 선택한 것은 모두가 필요하나 아무도 개발하지 못했던 청색 LED였다. 즉, 그는 진정으로 무엇이 필요한지(회사는 판매가 되는 제품) 정확히 이해했으며, 그것을 이루어낼 능력이 있음을 입증할 객관적 사실이 있었다.
회사에게 도움이 되는 목표와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역량이 바탕에 깔렸기에 겉으로는 자기 맘대로 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 그가 다니던 니치아화학은 나카무라의 발명으로 제법 큰돈을 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카무라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지 않았고, 결국 특허권 싸움에서 패하고 이익을 계속 만들지 못했다.)
2. 끝까지 해내는 힘
하지만 회사에 이익이 되는 아이디어와 능력 그리고 끈기가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모두의 의심과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나카무라도 예외는 아니었고 그런 그가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이유로 여러 가지를 설명했다.
2-1. 권위와 상식에 휘둘리지 마라
그가 청색 LED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참고 문헌을 잘 보고 권위자의 연구를 개선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권위자들과는 반대로 행동했고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믿었던 갈륨을 이용하여 제품 개발에 성공하였다.
그는 어떤 목표가 계속 실패하는 이유는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는 관습 때문이라고 말했고 창조로 나아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고 말했다. 다소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는 “남의 말을 무조건 따르지 마라’라는 말의 뒤에는 이러한 맥락이 숨어 있는 것이다.
2-2. 어느 상황에서도 본질을 바라보는 힘
"원하지 않는 부서에 배치되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 없다. 오히려 “문제 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것저것 걱정하는 사람과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속된 실패 속에서 좌절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나카무라의 말은 그가 분야와 상관없이 결국 목표한 바를 해낼 사람이라는 확신을 준다. 우리는 때로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적절한 환경과 지원을 필수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일이 많지 않아 쉽게 좌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질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환경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나카무라는 개발을 하고 싶었기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분야, 그리고 적절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개발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면 어디에 배속되든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연구를 하는 이유, 회사에 다니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고민해보고 그것에 몰입한다면 안 좋은 환경에서 이룬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다녔던 회사는 비과학이 난무하고 정치로 얼룩진 소규모 실험실보다 못한 회사였다. 그렇지만 난 회사가 연구하던 모달리티에서 그 누구보다 전문가가 되리라 생각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회사를 나올 즈음엔 다른 누군가들처럼 편하게 월급 루팡이나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그때 쌓은 역량을 이후 다른 회사에서 아주 제대로 활용했기에 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만약 회사의 환경을 탓하고 대충 일하면서 월급만 받아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현재의 모습으로 미래를 재단하려 하고 현재가 좋지 않다면 미래도 어둡다 판단하여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자신이며 먼 미래의 나를 생각하기보다 어제의 나보다 성장했는지, 실패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한다면 나카무라처럼 결국 성취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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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탐구생활(필명)) 등록일2024.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