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온난화 속, 고온 환경 대응 작물 개발 한 걸음 가까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사막화 진행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 저항하는 식물 유전자를 신규 발굴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실제 식물체 내에서 해당 유전자의 조절 기작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총장 김이환) UST-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스쿨 생명공학 전공 석·박사 통합과정(박사 수료)에 재학 중인 조승희 학생이 1저자, 조혜선 지도교수(책임연구원)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 결과가 식물과학 분야 학술지인 ‘더 플랜트 셀(The Plant Cell, IF:12.085, JCR Plant Sciences 분야 상위 2.5%)지 6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식물 유전연구에 사용되는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사이클로필린18-1(CYP18-1)의 스플라이싱(splicing) 조절 기능이 식물의 고온 스트레스 저항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플라이싱(splicing)이란 생명체 내의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생성되는 절차인 ‘DNA에서의 RNA로의 전사’,‘RNA에서 단백질로의 번역’ 중 RNA에서 단백질로의 번역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인트론)가 제거되고 필요한 정보(엑손)만 이어 붙이는 과정을 말한다. 특히, 비정상적인 고온의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이러한 인트론-엑손 간 이어 붙이기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데, 필수적인 엑손이 빠지거나 불필요한 인트론이 포함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연구진은 CYP18-1의 *돌연변이체와 야생형 식물체를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비교하였으며, 그 결과 돌연변이체가 야생형 식물체에 비해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처럼 CYP18-1이 스플라이싱 조절 기능을 통해 고온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유전자임을 입증함으로써 고온 저항성 식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를 통해 만든 CYP18-1 돌연변이체와35S promoter를 이용하여 만든 CYP18-1 야생형 식물체를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비교이번 연구결과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기후변화로 농업 생산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막화 등 고온 환경에 대응하는 작물의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승희 학생은“출연연의 첨단 연구장비와 인프라, 지도교수님과 세부분야별 전문가 박사님들께 다양한 조언과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작물의 생산량 감소 등 상황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혜선 교수는 “고온 스트레스 환경에서 RNA 대사조절의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실제 식물을 통해 최초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며 “향후 환경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중요 유전자들의 기능과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 등 앞으로의 GM(유전자 변경) 작물 개발에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US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교육기관으로 32개 국가연구소에 교육 기능을 부여해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 항공우주, 신에너지 등 국가전략 분야의 46개 전공을 운영 중이며, 국가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 13,000여 명 중 우수 연구자 약 1,200여 명이 UST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 연구 배경
고온에 적응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일은 스트레스에 내성을 갖게 하는 유용 유전자 발굴이 밑받침 되어야 한다. 유용 유전자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지, 유용 유전자가 없는 돌연변이 식물체가 스트레스에 민감한 표현형을 보이는지, 반대로 유용 유전자를 과발현 시켰을 경우 식물체가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보이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유용 유전자가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갖게 하는 메커니즘을 밝힌다면 더욱 안전한 고온 스트레스 내성 식물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엑손과 인트론으로 이루어져 있는 pre-mRNA는 인트론이 제거되는 스플라이싱 단계를 거쳐야 완전한 mRNA가 될 수 있다. 이 때 엑손이 빠지거나 인트론이 포함되는 스플라이스 변이체(alternative splicing)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고온스트레스가 왔을 시 더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다. 이는 하나의 mRNA가 여러 가지의 단백질로 만들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비정상적인 스플라이싱은 mRNA가 제대로 된 단백질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분해(degradation) 되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 고온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인 CYP18-1의 스플라이싱을 조절 기능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 내용
본 연구는 단백질 접힘(folding)을 조절하는 이뮤노필린 유전자 family 중 하나인 CYP18-1이 고온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갖게 한다는 것을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 밝혔다. CRISPR-Cas9을 통해 만든 CYP18-1 돌연변이체와, 반대로 35S promoter을 이용하여 만든 CYP18-1의 과발현체를 고온스트레스 하에서 표현형을 비교했을 때 돌연변이체가 과발현체에 비해 고온스트레스에 취약한 표현형을 보였다 (그림 1). 또한 CYP18-1 돌연변이체는 고온스트레스가 왔을 시 인트론이 스플라이 싱 되지 않고 들어가 pre-stop codon이 형성되면서 RNA 단계에서 분해(degradation) 되는 문제를 일으켰다. 더 나아가 CYP18-1이 포스파타아제 PP2AB’eta와 함께 스플라이싱 복합체 중 PRP18의 비인산화를 촉진시키
고 있는 것을 밝혔다 (그림 2).
3. 활용 기대
환경스트레스에 대한 방어기작 중 전사수준의 조절에 비해, 빠르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번역 후 조절 기작에 관련된 유용 유전자를 발굴 하였으며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한 작물에 적용시킬 가치가 있다. 또한 분자생물학적 측면에서 스플라이싱에 관여하는 포스파타아제 조절 기작이 밝혀진 바가 적기에 생물체 내 단백질의 번역 후 조절 기작을 이해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과학 UST (2022-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