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가 화석연료의 대안인 바이오매스 연료와 기술의 활용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식물과 목재 폐기물 등 바이오매스를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 요크대와 중국 푸단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작물의 수확량을 감소시켜 바이오매스 공급원료의 가용성을 떨어뜨린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9월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평균 기온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강수량, 작물 수확량 데이터를 수집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작물 생산량이 감소했고,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 및 저장(BECCS)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었다.
BECCS는 농작물이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농작물을 수확해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통칭한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특별 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BECCS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탄소배출을 완화하는 BECCS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기후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임계점을 넘어서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BECCS 기술 활용 시기가 2040년에서 2060년으로 연기되면 22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정도가 1.7도에서 3.7도로 늘어났다. 2015년 체결되고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파리협정의 완만한 목표치인 2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도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연구팀은 이 시나리오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개발도상국에서 심각한 식량 부족 문제를 피하려면 식량 무역 규모를 2019년 기준보다 80%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클락 영국 요크대 화학과 교수는 "바이오매스에 의존하는 탄소 저감 기술이 단기간에 널리 보급된다면 지구온난화와 국제적 식량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희망이 아직 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2022.09.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