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건강 해치고 있다" 세계 251개 의학학술지 첫 대규모 공동성명
한국 학술지들은 빠져
영국의학저널(BMJ)과 랜싯,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등 전 세계 의학학술지 251개가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적 대응 움직임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비상조치를 취해 지구온도 상승을 막고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할 것을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대응과 같은 전 세계적 공동 대처와 부유한 국가들의 빠른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는 이전에 없던 대규모 공동 성명으로 의학학술지들도 기후변화 위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의학학술지는 이번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251개 학술지는 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251개 학술지 중 228개는 공동 성명을 일제히 학술지 사설란에 실었고, 나머지 23개 학술지는 사설란에는 공동성명을 내지 않고 성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성명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전 마지막 국제회의 중 하나인 유엔 총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발표됐다. 251개 학술지를 성명서를 통해 “지금은 모든 국가가 파리 협정의 목표를 따르기 위해 야심차고 강화된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하는 순간”이라며 “현재의 계획만으로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고 밝혔다. 파리협정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으로, 올해가 이행 원년이다.
성명서는 “지구 온도 상승과 자연 환경 파괴로 사람들의 건강에 이미 해를 입고 있다”며 “보건 전문가들은 수십년 동안 이를 주목해왔다”고 설명했다. 극한 기온과 파괴적인 기상 사건이 인류의 건강과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기후변화 영향 중 일부에 불과하며 어린이나 노인, 소수민족, 빈곤한 지역 사회, 기저질환자 등 가장 취약한 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성명서는 “과학이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며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5도 높아지고 생물 다양성에 지속적 손실이 이어진다면 이건 모두의 건강에 다시 되돌릴수 없는 치명적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코로나19 대응 때 보여줬던 전 세계적 공동 대응 노력을 기후변화에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각국 정부는 교통 시스템과 도시, 식품 생산과 유통, 금융 투자 시장, 건강 시스템 등을 재편해 사회와 경제가 변화할 수 있게 개입해야 한다”며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대기오염 감소, 신체활동 증가, 주거와 식생활 개선 등 건강과 경제적 이익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명서는 이런 움직임을 부유한 국가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부유한 국가들은 이미 높은 온도에 고통받는 국가들을 돕기 위해 더 빨리 행동하고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2021년은 세계가 방향을 바꾸는 바꾸는 해가 돼야 한다. 우리의 건강은 여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2021.09.06 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