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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동시다발 호흡기 질환, 얼마나 위험할까?

산포로 2023. 12. 6. 09:17

[세계는 지금] WHO, 어린이 집단 폐렴 감염 등에 관하여 중국에 정보 요청

 

 

 

최근 중국 내에서의 어린이 호흡기 질환 급증

 

최근 중국 내에서는 감기 및 독감 유행이 한창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SNS)에서 퍼지고 있는 병원마다 꽉 찬 대기실 사진과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전해지며 전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어린이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지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정보와 데이터 제공을 요청한 바 있다.

 

중국 보건 당국자들은 WHO와의 긴급 전화 회의에서 이러한 질병이 “알려진 병원체”에 의한 것이며 어린이에게만 국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 후 공개된 WHO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폐렴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Mycoplasma pneumoniae)을 포함한 병원체가 중국에서 몇 주 동안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보건 당국은 호흡기 질환의 증가로 인해서 병원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병원에 늘어선 줄, 걱정하는 부모들

 

WHO가 중국 당국에 정확한 정보를 요청하기 몇 주 전부터, 각종 SNS에서는 환자들로 꽉 찬 베이징의 병원 대기실 사진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또한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 또는 며칠씩 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소식을 포스팅하기 시작하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우려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우려는 11월 초 중국 국영 CCTV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더 빠르게 급증하기 시작했다. 11월 1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China’s National Health Commission)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주로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호흡기 질환의 발병률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증가의 원인을 코로나19 제한 조치 해제와 추운 계절이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기자회견 후 치료를 원하는 환자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 더 많은 감기 및 해열 클리닉을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부분 병원 응급실에는 해당 클리닉을 설치하여 병원 내 잠재적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보건 당국의 메시지, 혼란을 가중하다?

 

WHO와 중국 보건 당국은 이러한 감기와 독감 사례의 증가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라고 전했지만, 호흡기 질환의 증가에 대한 중국과 전 세계 대중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유수 언론에 따르면 현재 상황이 2019년 말 중국 중부 도시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를 연상시킨다고 우려를 전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WHO가 중국으로부터 받았던 보건 데이터 제공의 투명성 문제로 비판을 받았던 코로나 팬데믹 시절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각종 SNS에서는 환자들로 꽉 찬 베이징의 병원 대기실 사진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또한 환자들은 의사를 만나기 위해 몇 시간 또는 며칠씩 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소식을 포스팅하기 시작하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우려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 Costfoto/NurPhoto

 

이에 홍콩대학교(University of Hong Kong)의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개인의 환경, 유전, 생물학적 특성 등을 고려한 질병 예측 및 예방 그리고 맞춤진료를 위한 연구와 의료행위)자 동얀 진 교수(Prof. Dong-Yan Jin)는 중국 공중보건 당국의 잘못된 메시지 전달이 현재 중국 부모들의 혼란에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진 교수는 11월 13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보건 당국이 비교적 가벼운 예후를 설명하는 데 있어 문제의 감기 및 독감 질환의 다양한 데이터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이에 따라 일반 대중은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며 아이를 병원에 보내고,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지역 주민과 의사들이 병원이 붐비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 자체가 부분적으로는 중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진 교수는 가벼운 독감에 걸린 아이라도 모두 최고의 병원으로 가서 몇 시간, 심지어 며칠씩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난다고 설명하며, 보건당국의 메시지와 기자 회견이 현재 위기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가 무증상이거나 입원이 필요 없는 ‘매우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데도 ‘폐렴’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사실 현재 중국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인데 이에 감염된 사람 중 3~10%만이 폐렴으로 발전하며, 이 소수의 사람들이 폐렴에 걸리더라도 그 폐렴은 경미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다행히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호흡기 질환 수치를 보이고 있다

 

WHO의 전염병 및 팬데믹 대비 및 예방 부서의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Maria Van Kerkhove) 국장 대행은 11월 말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내 젊은 연령층의 호흡기 질환 수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케르크호브는 또한 중국 병원이 “압도되지 않았다”고 전하며 외래 진료와 발열 클리닉을 위한 방문이 많지만 팬데믹 기간에 보였던 것과 같은 중환자실 병상은 아니라고 전했다.

 

다행히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호흡기 질환 수치를 보이고 있다. ⓒ Reuter

 

진 교수 역시 현재 중국의 감기 및 독감 질환에 대한 데이터가 2017년이나 2018년에 비해 낮다고 설명한다. 이는 독감, 마이코플라즈마 뉴모니아에, RSV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상관없이 상황이 이전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WHO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 대응 실패를 겪으며 이미 매우 강화된 인플루엔자 질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포함한 광범위한 호흡기 박테리아 질환 등으로 인한 호흡기 감염을 추적하기 위한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베이징 유안 병원 전염병 부서의 주치의 리통쩡(Li Tongzeng)은 새로운 호흡기 질환 사례가 앞으로 몇 주 안에, 정점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지만, 진 교수는 중국의 규모 때문에 감기 및 독감 사례의 분석과 조사 그리고 예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각 도시의 질병관리본부가 일반 대중과 외부 세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데이터를 공개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스테리한 중국의 어린이 폐렴

 

마스크 착용 및 여행 제한과 같은 팬데믹 조치가 완화된 후 첫 겨울에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이 반등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익숙한 패턴이다. 예를 들면, 2022년 11월, 미국에서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 수는 2010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많았다. 또한, 팬데믹이 끝나며 많은 과학자들은 겨울철만 되면 호흡기 질환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1월 23일 WHO의 최근 성명에세도 중국 보건 당국이 10월 이후 입원의 증가를 아데노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기와 유사한 가벼운 증상만 유발하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와 같은 알려진 병원체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팬데믹 상황 중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19 제한이 완화되었을 때 인플루엔자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가 대부분의 질병 급증을 주도한 상황과 비슷하다.

 

홍콩대학교의 전염병학자인 벤자민 카울링 교수 (Prof. Benjamin Cowling) 역시 이것은 급성 호흡기 감염의 전형적인 ‘겨울철 급증’이라고 설명하며 3년 동안의 코로나19 조치로 인해 호흡기 감염에 대한 집단 취약성(population susceptibility)이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에는 조금 더 일찍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시행된 전국적인 봉쇄 및 기타 조치로 인해 계절성 병원체의 순환이 차단되어 사람들이 이러한 미생물에 대한 면역력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었고 (이를 ‘면역 부재 immunity debt’라 부름), 중국은 지구상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길고 가혹한 봉쇄를 경험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이러한 ‘봉쇄 종료’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5월 이후 베이징과 같은 북부 도시를 중심으로 입원하는 어린이가 증가한 것은 주로 폐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아’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는 일반적으로 비교적 경미하고 침상 안정이나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보행성 폐렴(폐렴이지만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폐렴에 걸린 아이들이 누워있지 않고 걸어 다닌다는 의미로 붙은 별명)’이지만, 올해 갑자기 박테리아 감염 폐렴이 증가하며 어린이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카울링 교수는 박테리아 감염은 종종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폐렴구균 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폐렴의 파장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 Daily Tribune

 

카울링 교수는 박테리아 감염은 종종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의 파장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한다.

 

이 박테리아로 인한 폐렴은 일반적으로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로 치료하지만, 이러한 약물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병원균이 내성을 갖게 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폐렴구균의 마크로라이드에 대한 내성률은 70%에서 90% 사이이다. 이러한 내성은 치료를 방해하고 세균성 폐렴 감염으로부터의 회복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폐렴구균으로 인한 입원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 원인일 수 있다.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 Sydney)의 호흡기 내과의사 크리스틴 젠킨스 역시 겨울철 급증은 항상 어려운 문제이지만, 중국의 의료 시스템은 팬데믹 이전보다 더 나아질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과거보다 더 나은 국가 질병 모니터링 시스템, 진단 테스트, 전염을 막고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젠킨스는 무엇보다도 감염이 알려진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더라도 심각한 질병 발생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체를 면밀히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김민재 리포터 ㅣ 저작권자 2023.12.04 ⓒ ScienceTimes(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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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사이언스타임즈) 등록일202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