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졸중 초기 신경학적 악화에 아가트로반 효과있다
아가트로반 관련 임상 문헌 꾸준히 발표되면서 주목...항응고제 몰락한 왕의 귀환
사용 90일 시점에서 좋은 신체 기능 결과 얻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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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최근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초기 신경학적 악화 치료에 있어 아가트로반 성분의 항응고제 효과가 확인된 논문이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초기 신경학적 악화를 나타낸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아가트로반 효과를 확인했다.
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이승훈 원장(서울대학교병원)은 “허혈성 뇌졸중 초기에 초기 신경학적 악화는 20~40% 발생할 정도로 흔한 상황이며,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 중 하나"라며 "초기 신경학적 악화 치료제가 뇌졸중에서 중요한 임상적 미충족 수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연구결과는 뇌졸중 임상의사들과 환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중국의 28개 기관, 초기 신경학적 악화 발생 성인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628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는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 무작위로 아가트로반군과 대조군으로 배정됐으며, 두 그룹 모두 중국 뇌졸중 협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항혈소판제를 단일 또는 병용으로 투여하는 표준 요법으로 치료받았다. 아가트로반군은 표준요법에 추가로 7일동안 아가트로반을 정맥주사했다.
연구 결과, 90일 후 신체기능적 결과가 양호한 환자가 아가트로반 투여군에서 80.5%로 73.3%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안전성은 아가트로반 투여군과 대조군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아가트로반과 항혈소판제 사용이 90일 시점에 좋은 신체기능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이는 초기 신경학적 악화 환자에서 아가트로반 사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아가트로반은 발병 후 48시간 이내의 급성기 뇌혈전증 및 헤파린 유발성 혈소판감소증에 투여되고 있는 항응고제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 적응증으로 처방되고 있는 항응고제는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의 노바스탄하이주가 유일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에서 초기 신경학적 악화 환자를 대상으로 아가트로반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연구로, 국제적으로 저명한 JAMA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아가트로반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 연구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대상으로 아가트로반, 엡티피바타이드, 위약인 세 그룹에서 효과를 비교하는 것으로, 이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되면 아가트로반 사용 근거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 김응규 회장(부산백병원 교수)은 “이전에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나 초기 신경학적 악화가 있는 환자에게 항응고제의 사용이 당연시됐다"며 "현재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항응고제의 사용이 허용되지 않지만 특정한 질환이나 특정 상황에서는 항응고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응규 회장은 "초기 신경학적 악화의 정확한 기전을 모르고 다양한 기전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혈전과 연관된 이번 결과는 항응고제라는 몰락한 왕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