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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패자 부활전' 열린다

산포로 2024. 8. 5. 13:17

"국책 사업 초유···"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패자 부활전' 열린다

수소 연구단, 연구책임자 이직으로 연구수행 어려워
과기정통부, 연구책임자 교체할 수소 연구단과
최종 탈락한 나머지 연구단 합쳐 패자부활전 가닥
막바지 논의 더 해본 뒤 다음주 초 대책 발표 예정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5개 연구단 중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 전략연구단의 연구책임자가 민간기업으로 이직하면서 연구단 출범 자체가 어렵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수전해 수소연구단을 제외하고 다음 순위 연구단을 올릴지, 수소연구단의 책임자를 바꿔 6~10위 연구단과 재평가를 할지 등 다양하게 논의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다음주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이미지= 대덕넷 DB]

 

지난 6월 최종 확정된 '글로벌 TOP전략연구단(전략연구단)'  5개 연구단 가운데 한 개 연구단을 새로 선정하는 패자 부활전이 열릴 전망이다. 당시 선정된 연구단 가운데 중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 전략연구단(이하 수소 연구단)이 연구책임자의 민간기업 이직으로 출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수소 연구단 연구책임자 Y씨가 지난달 14일 대기업 효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과제 진행을 위한 연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간의 최종 협약 체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수소 연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전략 연구단은 지난 6월 3일 선정과 함께 협약을 맺고 예정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전략연구단은 올해부터 시작된 1000억원의 예산 규모의 융합사업이다. 출연연 상호 간 칸막이를 혁파하여 국가적 임무 중심의 개방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출연연이 국가 연구기관다운 대형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 1월 31일 제안서 공고가 이뤄진 뒤 51개 제안서가 접수됐다. 과기정통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안서 가운데 성과목표, 혁신성, 실현 가능성 등을 심층적으로 검토해 5월 10개 과제를 선정한 뒤 2차 평가에서 6월 3일 이차전지(총 연구비 1300억원, 올해 260억원), 수소(850억원, 170억원), 유전자·세포치료(850억원, 170억원), 가상원자로(1025억원, 205억원), 반도체(800억원, 160억원) 등 5개 연구단을 최종 확정했다.

 

수소 연구단 출발이 지연된 것은 연구단의 향방을 좌우할 만큼 수전해 수소 분야의 전문가 출연연 연구자인 Y씨가 민간 기업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다. 수소 연구단은 하루에 1t(톤)급 처리가 가능한 고분자 전해질막, 차세대 저온(음이온 교환막) 및 고온 수전해에 대한 핵심 원천, 시스템 설계 최적화 기술 개발이 목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을 맡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6개 출연연이 참여하고 있다.

 

Y씨는 연구단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효성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 이직은 어느 정도는 예고돼 있었다. 수소 연구단 관계자는 "Y씨가 지난 5월 1차 평가 후 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당시에는 과제 선정 여부가 급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 

하지만 Y씨가 이직한 뒤 연구단이 흔들리자 과기정통부와 연구회에서는 다양한 대응책이 논의됐다. 과제 수행 일정이 바쁜 만큼 수소 연구단의 선정을 취소하고 2차에 올랐던 10개 연구단  가운데 다음 순위 연구단을 선정하자는 의견 등이 이어졌다.

 

과학계 관계자는 "연구책임자를 바꾼 수소 연구단과 2차 평가에 올라왔다가 탈락했던 6~10위 연구단을 대상으로 재평가해 연구단 한개를 다시 선정하자는 의견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수소 연구단의 연구 책임자만 바꾸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그렇게 되면 최종 선정 당시의 평가가 유효하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처럼 국책 연구단의 선정이 취소되는 것은 처음인 만큼 이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도 이번 기회에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구현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연구자는 "수소 연구단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연구 분야라서 선정됐을 텐데 연구 책임자가 이직했다고 연구단 자체를 없애는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연구가 시작된 상태에서 연구책임자가 이직하면 다른 적임자를 선정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계약이 아직 안이뤄진 상태라면 원점에서 논의하는게 맞다"며 "이래저래 어떤 결정을 해도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헬로디디(hellodd.com) 길애경 기자 kilpaper@hellodd.com 입력 2024.08.03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