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아닌 ‘질 좋은 근육’ 키워야…당뇨, 고혈압 위험 ↓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서 질 좋은 근육 많아
근육량은 큰 차이 없어…비만, 마른체형 각자 맞는 운동 중요
국민일보 자료사진
질 좋은 근육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발생 위험이 낮아 대사적으로 건강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근육의 양만으로는 대사 건강을 정확히 평가할 수 없으며 근육의 질까지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Myosteatosis)’이 많이 진행될 수록 근육의 질은 떨어진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분과 김홍규 교수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평균 52.9세) 2만659명의 복부CT(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활용해 근육의 질과 대사 건강 사이 연관성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비만학회 학술지 ‘비만(Obesity)’에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 결과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 없이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전체 근육량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서 질 좋은 근육이 현저히 많은 사실이 확인됐다.
근육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에 반응해 혈당을 흡수하고 소모하는 역할을 하는데, 근육의 질이 저하되면 인슐린에 대한 반응도 감소해 혈당 흡수와 사용 능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 및 당뇨병 등이 유발될 수 있어 근육의 질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대상자의 전체 복부 근육(TAMA)을 각각 근육 내 지방이 적은 건강한 근육(NAMA), 근육 내 지방이 쌓여 건강하지 않은 근육(LAMA), 근육과 근섬유 사이 지방조직인 근육간지방조직(IMAT)으로 시각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체 복부 근육(TAMA)에서 질 좋은 근육(NAMA)이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좋은 ‘근육량 지표(NAMA/TAMA X 100)’를 새롭게 개발했다.
지표가 높을수록 전체 근육량 대비 질 좋은 근육의 양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고혈압 전단계, 당뇨병 전단계,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DL), 복부 비만 중 2개 이상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거나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있는 환자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비만하지 않으며 대사적으로 건강한 경우 남녀 모두 ‘NAMA/TAMA 지표’가 의미있게 높게 나타났다.
NAMA/TAMA 지표가 낮은 하위 25% 그룹과 비교했을 때 상위 25% 그룹에서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가능성은 남성의 경우 28% 낮았고 여성의 경우에도 43% 적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다만 비만한 사람에서는 근육의 질이 대사 건강과 큰 연관이 없었다. 이는 과도한 내장 지방과 ’이소성지방(근육, 혈관, 장기 등 비지방 조직에 쌓이는 지방)’이 주는 해로운 영향이 건강한 근육이 주는 좋은 효과를 상쇄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비만한 사람은 철저한 절주를 비롯한 식이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내장 지방과 이소성 지방 감량에 힘쓸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홍규 교수는 “나이들면 자연스레 근육 지방화가 늘어 근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만한 사람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체지방이 효과적으로 줄고 질 좋은 근육을 늘릴 수 있다. 마른 사람이 걷기 등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경우도 많은데 질 좋은 근육을 늘려야 안전한 유산소 운동도 가능하므로 하체와 복근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kmib.co.kr)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입력 : 2021-08-30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