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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82. 슬기로운 미쿡 생활(45) 필라델피아 기차여행

산포로 2024. 7. 19. 15:15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82. 슬기로운 미쿡 생활(45) 필라델피아 기차여행

 

기차역이 없던 지방의 도시에서 자란 나는 기차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다. 대학 시절에 많이 타봤지만, 그 시절에는 나름의 낭만이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비둘기호도 타봤고, 해운대역이 운행되고 있을 시절에 역 앞으로 바다를 향해 달려가 보기도 했다.

 

미국에서 나의 첫 기차여행은 2014년에 보스턴과 뉴욕을 오가는 Amtrak을 탄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학술대회에 참석하러 왔다가, 마지막날 하루를 뉴욕당일치기 여행으로 한 것이다. 운행시간은 거의 4시간 정도였으며, 그 당시에는 coach라는 개념도 모르고 그냥 탔던 것 같다. 돌아가는 편에 연착이 1시간 되더니, 또 1시간 늘어서 너무 늦은 시간에 보스턴으로 도착했었다. 이렇게 여행은 뭔가 기억에 남는 것 하나쯤은 꼭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2019년 남편이 baltimore에 혼자 포닥으로 갔을 때였다. 남편이 떠난 후 15일쯤 지나서 아이들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차가 없어서 baltimore penn역에서 워싱턴 D.C.의 유니온 역까지 몇 일 기차여행을 했었다. 유니온 역의 웅장함과 으리으리함을 느꼈다.

 

이번 필라델피아 여행도 어김없이 뭔가 event가 발생했다. 방학을 맞이한 첫 월요일, 아이들과 가까운 곳에 기차여행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그곳이 필라델피아였고, 운전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오전 5시 29분 기차로 갔다가 밤 7시 55분 기차를 타는 여정이었다. 또한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성인 1, 소아 3명이 왕복 25불이었다. 사실 원래 기차요금이 이렇게 저렴하지는 않지만, 한 달 전에 표를 샀고, 시간대별로 요금이 다 달라서 가장 저렴한 것만 고르다 보니 왕복 25불이 나온 것이다. 반신반의하면서 기차를 탔지만, 추가요금을 더 내라고는 안 했다.* 돌아가는 편에 역에 일찍 도착하여 1시간 당기는 기차로 변경하려면 물어보니 127불을 달라고 한다. 우리는 표를 변경하지 않고 그냥 예정된 기차를 탔다.

 

* BWI station-PHL station : 공항처럼 기차역도 3자리 문자로 표기를 한다. 내가 사는 메릴랜드 엘리콧시티 지역은 BWI 공항도 있고 기차역도 있다. 거의 같은 지역에 있고, 목적지에 거의 도달하면 우측은 공항, 좌측은 기차역이다.

 

5시 29분에 출발하는 170번 기차가 오지 않고, 전광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시간도 지났는데 왜 기차가 안 오지? 엄마, 기차 왜 안 와?? 다급해진 나는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니 별말 없이 다음 기차표로 바꿔줬다. 차액을 내라는 말이 없는 것 보니 자기네들의 실수인듯하다. 그렇게 이른 아침의 기차를 탔다. 우리가 구매한 표는 지정좌석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café 칸에서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커피 한 잔 사 마시며 90분을 달려갔다. 이곳도 유니온 역처럼 매우 컸다. 내가 탔던 역은 작은 시골 마을의 역이었다면 이곳은 서울역 같은 느낌이었다.

새벽의 BWI기차역, 변경된 티켓

 

본인이 타야 할 기차번호를 확인하고 GATE와 TRACK을 확인할 것

 

*PHL station: William H. Gray III 30th Street,2955 Market St, Philadelphia, PA 19102

 

역에서 나와 metro를 탈까 하다가 한번 걸어서 시청까지 가보자. 하면서 걸었다. 그냥 앞으로 쭉 가면 시청이다. 큰 빌딩들이 즐비했고, 가다 보니 LOVE sign이 있는 곳도 지나게 되었다. 딱히 목표지는 없었고 걷다가 마음 끌리는 곳으로 가서 구경하고, 먹고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이런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 동네는 어떤 쇼핑몰이 있고, 뭐가 있나? 이런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 같다. LOVE sign을 보더니,

 

엄마 여기 근처에 쇼핑몰이 있어? 

 

야, 지금 이 시간에 쇼핑몰이 문을 열었겠니? 

 

어 지금 오픈한 것 같아…

 

*Liberty Place-1625 Chestnut St, Philadelphia, PA 19103

 

(여기에서 chestnut st로 나오면 바로 유니클로가 있다. )

 

사춘기 딸들은 쇼핑하기에 바쁘다. 내가 이곳을 기차로 온 이유 중에 하나는 7월에 재미한국학교 학술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그날 기차를 타고 혼자 와야 해서 미리 길도 알아둘 겸 온 것이다. 그날 강의도 하나 해야 하고,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상도 타야 해서 1박 2일 혼자 가기로 했다. 암튼 일단 알아놨으니 이따 돌아가는 길에 쇼핑을 하자 지금부터 짐을 만들면 여행이 힘들어진다고 간신히 설득해서 시청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필라델피아 시청의 바닥분수

 

시청에는 바닥분수와 롤러스케이트장이 있었다.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은 없었고, 바닥분수에서 재미나게 노는 아이들이 있어서 우리도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다. 애들은 물과 함께 노는 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걸어서 다시 이동해 보니 MACY’S 백화점이었다. 그냥 쇼핑몰이라고 하기에는 건물이 무척 인상적이다. 위층에 웅장한 오르간이 있었고, 1층 매장 가운데는 EAGLE 동상이 있었다. 1-3층으로 구성된 이 몰은 전반적으로 손님이 너무 없어서 전기세나 나오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화장품코너 옆쪽에 스타벅스가 있었고, 외부와 연결된 문도 있었는데, 거기서 충전도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나중에 Stanley 텀블러를 둘째 딸이 두고 가는 바람에 나 혼자 다시 이곳을 방문해서 되찾아 왔다. 애들이 이런 식으로 나를 운동시켜 준다.

 

여기에서 나오면서 작은 성당이 있길래, 한번 들어가 봤다. 교회와 성당은 좀 다른 분위기인데, 아이들이 로마를 아직 안 가봐서 성당에 대한 분위기 좀 느껴보라고 들어갔었다. 파리의 노트르담성당처럼 크지 않고 작고 아담한 성당이었다.

 

*St. John the Evangelist Roman Catholic Church

 

이제 배꼽시계가 작동을 하는듯하다. 더는 기운 없어서 못 다니겠다. 싶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panda express로 갔다. 파파이스 치킨도 있었으나 일단 밥을 선호하는 아이들이라서 항상 시켜 먹던 것을 시켰다. 여행용 김도 하나 들고 왔기 때문에 허겁지겁 먹고 나서 다음 일정을 논했다.

 

엄마, 여기 길 건너에 premark라는 몰이 있으니 일단 거기를 들어가 봅시다. 

 

그럽시다……렛츠고~~~

 

*Primark Philadelphia Fashion District-1033 Market St, Philadelphia, PA 19107

 

오후 1시 넘어서 식당에서 나왔는데, 몰에 갔더니, 막둥이가 깊은 잠에 빠졌다. 쉬는 공간이 있어서 아이가 한숨 자고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언니들은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돌아다녔다.

 

이곳에 역사적인 장소가 매우 많다고 들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쇼핑몰 뒤에 몰려있었다. 가령 African American museum, national constitution center, independence visitor center, Liberty bell center 등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하나만 가겠다는 것이다. 수학여행에서 온 곳이라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듯했다. 그럼 자유의 종을 찾아서 떠나보자... 역사적인 의의는 다음과 같다.

 

* Liberty bell  526 Market St, Philadelphia, PA 19106

 

자유의 종 근처의 박물관들

 

자유의 종(Liberty Bell)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에 있는 이다. 예전에는 펜실베이니아 주립청사(현재는 독립기념관으로 명칭 변경)의 첨탑에 있었으며, 이 벨은 런던에 있는 래스터 앤 팩(오늘날의 화이트체펄 벨 폰드리)에게 1752년 주문 제작한 것이며, “모든 땅 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를 공표하라”(Proclaim LIBERTY throughout all the land unto all the inhabitants thereof)라는 문자(레위기 25:10의 일부인)가 새겨져 주조되었다. 원래는 필라델피아에 도착 후 첫 타종 이후 금이 갔지만, 현지의 장인인 존 패스와 존 스토에 의해 다시 주조되었고 이들의 성이 종에 새겨졌다. 초기에 자유의 종은 의회 회기 동안 의원들을 소환하는 종으로 사용되었지만, 공적인 모임과 공표를 위해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것으로 바뀌었다. (위키백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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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C(ibric.org) Bio통신원(김만선) 등록일202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