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시장에서 사람과 동물간 감염에서 시작했다는 좀 더 명확한 근거를 확보했다. 일부 극우 정치인과 칼럼니스트가 지목한 중국 정부 연구소가 아닌 우한시 시장을 코로나19 확산의 확실한 ‘그라운드 제로’로 지목한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고려대 의대 생물안전센터와 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및 벨기에 연구진이 중국의 우한 시장을 코로나19 대유행의 발원지로 지목한 두 가지 광범위한 연구를 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고 27일 전했다.
한국팀이 포함된 첫 연구에서 공동 연구진은 다양한 출처의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9년 11월말과 12월초 우한의 화난 해산물 도매 시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살아있는 포유류가 판매되고 있었고 이 과정에 2차례 동물로부터 시장에서 일하거나 시장을 보러온 사람들에게 퍼졌다는 결과를 얻었다. 11월말에서 12월초 1차 인수공통 전염 바이러스 감염이 있었고 이로부 수주내 2차 감염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론은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번 연구와 별도로 화난 해산물 도매 시장에서 수집한 바이러스 유전자 샘플에서 확보한 두 차례 유전적 진화 포인트와 일치한 결과다. 연구진은 중국 연구팀이 이런 결과를 얻었는지 미리 알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연구와 일치하는 대목이라고 봤다.
또 다른 연구에서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우한의 실험실에서 새어 나왔을 수 있다는 주장을 검토한 결과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공개했다. 코로나19를 유발한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것 같은 시장 내부와 위치와 2019년말 코로나19 감염자들의 지리적 위치 등을 근거로 지리적 군집화와 살아있는 동물 공급업체에서 확보한 양성 환경샘플에서 관련성을 찾은 결과 우한의 화난 해산물 도매 시장이 전염병의 발원지라는 결론이다. 연구진은 감염자 발생 위치 정보 등을 분석해 2019년 12월 우한 시장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했고 이후 1~2월 사태가 더 먼 지역까지 확산하기에 앞서 우한 시장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 두 보고서에 모두 참여한 미국 애리조나대 마이클 워로비 교수 연구팀은 “모든 증거를 함께 볼 때 코로나19가 화난 시장에서 시작했다는 매우 명확한 그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다른 보고서에서 “전염병을 일으키는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그들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현황판에 따르면 2022년 2월말 현재 전 세계 사망자 수는 590만명, 누적 감염자는 4억33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아직 정확한 발원지는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논란은 코로나19 초창기부터 이어져 왔다.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야생 동물의 유출로 시작되었는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누출 또는 다른 방법으로 시작되었는지에 관한 질문은 다음 전염병을 막는 최선의 방법에 대한 지정학적 전투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차례에 걸쳐 조사단을 우한에 파견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등 정부 시설과 코로나19 초기 보고가 있던 화난 해산물 시장 등에 대한 조사를 추진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확보하지 못했다. 조사단에 참가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조직적 훼방 때문에 조사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중국을 겨냥한 음모론을 부추기기도 했다. 미국도 94만70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지만 지난해 8월 발표된 미 정보당국의 보고도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런 이유로 중국 실험실 기원설을 주장하는 보수층과 근거 부족을 이유로 재단하기 어렵다는 과학계 사이에 충돌이 이어져 왔다. 실험실 기원을 추종하는 켄터키주의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우한 연구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두고 조 바이든의 수석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 마찰을 빚어왔다. 26일(현지시간) 개방형 정보 플랫폼 '제노도'에 공개된 두 보고서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쳐야 하는 과학 저널에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2022.02.27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