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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승인 먹는 약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억제제

산포로 2021. 12. 28. 09:43

국내 첫 승인 먹는 약 '팍스로비드'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억제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 기대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작용 원리.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7일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국내 긴급사용 승인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속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가 더이상 증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치료제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니르마트렐비르(PF-07321332)와 니르마트렐비르의 분해를 막는 리토나비르가 함께 포장된 제품이다. 5일동안 12시간마다 1일 2회씩 복용한다. 1회에 니르마트렐비르 150mg 2정과 리토나비르 100mg 1정을 복용하게 된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핵심 효소인 '주요 프로테아제(Mpro)' 중 하나인 3C 유사(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주요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프로테아제를 뜻한다.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 속 유전물질에 관여하는 효소와 세포소기관을 이용해 증식한다. 바이러스의 메신저리보핵산(RNA)이 세포 속에 배출되면 단백질로 번역되면서 단백질 덩어리가 처음 만들어진다. 이 덩어리가 주요 프로테아제 같은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쪼개져야 단백질이 바이러스를 복제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팍스로비드는 이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막는다. 팍스로비드 구성성분 중 니르마트렐비르는 기존 약물인 공유결합억제제 루포트렐비르를 변형해 개발한 신약물질이다. 루포트렐비르는 경구용이 아닌 정맥으로 투여하는 약물이다. 리토나비르는 간에서 니르마트렐비르를 대사하는 간 효소 ‘CYP3A’를 억제한다. 니르마트렐비르가 간에서 분해돼지 않게 해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용량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리토나비르는 다른 주요 프로테아제 억제제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 과거 한때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됐으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에서도 쓰였다. 칼레트라는 주요 프로테아제 억제제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의 복합 약제다. 때문에 식약처는 HIV 감염자 중 리토나비르 병용투여로 HIV 프로테아제 저해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위험을 경고하도록 했다.

 

화이자는 올해 4월부터 1상 임상 실험을 진행했고 9월 2/3상 실험을 개시했다. 이달 14일 발표한 최종 임상결과에서 증상 발현 후 5일 내 복용했을 경우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88%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 임상 결과 코로나19 증상 발병 5일 내로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환자 1039명 중 0.8%인 8명만 28일 이상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 1046명 중 6.3%인 66명이 입원했고 12명은 사망했다. 65세 이상 환자에서 위험은 9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을 복용한 지 5일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은 10분의 1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로 발생하는 부작용은 팍스로비드가 23%로 위약군의 24%와 비슷했다. 약을 투여받은 환자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는 1.6%로 위약군의 6.6%보다 적었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의 변이와는 크게 관계없는 원리로 작동해 오미크론 변이 등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시험관 시험에서 알파와 베타, 감마, 델타 변이 등에 대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상시험에서도 전체 대상 환자의 98%가 델타 변이에 감염돼 델타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이다. 화이자는 긴급사용승인 이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험결과를 제출하기로 했다.

 

동아사이언스 (dongascience.com)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2021.12.27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