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5%에 달하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인기
처방 대상은 고도 비만 및 고혈압·당뇨 동반 환자… 구토·설사 등 다양한 부작용 보고돼
“환자들, 정신 건강 문제 동반…지속 관찰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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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화제의 비만약 ‘위고비’가 지난 15일 국내 출시됐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지 18개월 만이다. 비만 치료를 열망하던 환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비만 치료제 글로벌 톱티어 ‘위고비’ 국내 출시에 ‘들썩’
위고비는 2021년 제품 출시 직후 유명 인사들이 사용해 짧은 시간 내 14kg 감량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한 해에만 판매량이 200% 이상 늘어나는 등 품귀 현상까지 빚을 정도로, 비만약 신드롬을 불러온 의약품이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유사체인 ‘세마글루티드’를 주요 성분으로 한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낮추고 음식물의 통과를 지연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68주간 위고비 투여 시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와 더불어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과 치매 등에도 효능을 나타내 '기적의 약'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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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 대상은 고도 비만 및 고혈압·당뇨 동반 환자…부작용 위험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심혈관 질환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이다.
비만이나 과체중은 심장병, 뇌졸중 및 당뇨병을 비롯해 일부 주요 사망 원인과 관련된 심각한 건강 문제이며, 특정 유형의 암 위험 증가와도 연관된다. 궁극적으로 위고비 처방의 목적은 체중 감량으로 인해 기타 동반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 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특히 단순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위고비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는 동시에 적지 않은 부작용도 보고됐다.
임상시험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사용해도 두통 및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등 이상반응이 관찰됐으며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 췌장염, 당뇨병(제2형) 환자에서의 저혈당과 망막병증 등도 보고돼 질환을 가진 환자라면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비만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고려한 지속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만 환자 중 상당수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는 체중 감소를 위해 강력한 약물을 사용할 때 고려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7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은 위고비가 자살 충동과 자해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 개연성을 제기했으며, 이후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FDA는 해당 보고를 바탕으로 자살 위험성에 대한 공식적인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위고비 성분이 다른 비만치료제보다 더 높은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제약사 측은 “명확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시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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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 중단하면 다시 체중 늘어…정상 체중이라면 효과 미미할 수도
과체중이 아닌 경우에는 효과가 없으며,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고비는 BMI(체질량 지수) 27 이하인 환자에게는 연구되지 않았다. 따라서 과체중이 아닌 사람에게는 그 효과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미국 CNBC는 체중감량을 위해 위고비 투여를 중단하게 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외 연구사례 중에는 위고비를 투약받았던 환자 중 3분의 2 정도가 약을 끊은 후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에 대해 노보노디스크 측은 "위고비는 목표 체중에 도달하도록 몸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위고비 투여를 중단한 후 5년 이내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위고비는 펜 형태의 주사제(프리필드펜)로 한 펜당 0.25mg, 0.5mg, 1.0mg, 1.7mg, 2.4mg 5개 용량으로 구성됐다. 제품 출하 가격(공급가격)은 모든 용량 동일하게 37만 2,025원으로 책정됐으며, 한 개 펜으로 4회 주사(한 달 사용 분량)가 가능하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병의원마다 실제 처방 가격은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제품 공급가는 37만 원 수준이지만, 향후 유통비용을 포함한 병의원 중간이윤 등이 붙게 되면 최종 가격은 80만 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바이오타임즈(biotimes.co.kr)=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2024.10.16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