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도란도란]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저)
“병아리 떼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렸고, 소나 양들이 죽어갔다. 봄은 왔는데, 침묵만 감돌았다. 이처럼 참혹하게 찌들어진 세계,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침묵의 세계는 어떤 마술의 장난도 아니고 적의 침입 때문도 아니며 바로 인간들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원제: Slient Spring)'서두에 나오는 말이다. 이 서두의 말은 고전소설인 패스트의 서두에 나오는 장면과 비슷하다. 그러면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도 질병, 감염병에 관한 이야기 일까?
“농지와 숲을 대상으로 시작된 화학물질의 공중 살포 범위가 점차 확대되었고, 그 양도 급속도로 증가하여 이제는 한 영국 생태학자의 말처럼 '놀라운 죽음의 비'가 지구 표면에 내리고 있다.”
-'침묵의 봄” 내용 중에서 -
식량 증가를 위해 비행기로 DDT를 뿌린 모습을 '죽음의 비'로 표현하면서 생명의 근원 비가 결국 생명이 아닌 죽음을 가져다주는 비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DDT(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는 맹독성 살충제로 1939년 스위스의 화학자 파울 헤르만 뮐러(Paul Hermann Müller)가 농작물의 해충 대책을 연구하여 DDT가 살충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만 해도 기존 살충제들은 곤충에게 먹이는 방식이라 살충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DDT는 지방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서 곤충 몸에 닿기만 해도 표면 지방층에 흡수돼 빠르게 곤충을 죽게 만들게 된다.
DDT는 1874년 독일의 화학자가 처음 합성했지만 1939년 스위스 과학자의 파울 헤르만 뮐러에 의해서 유기 화합물 DDT가 강력한 살충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헤르만 뮐러는 1965년 살충제 연구를 하면서 이상적인 살충제 조건을 만들었다. 첫 번째로 곤충에게 독이 되지만 사람이나 포유류, 어류, 식물에게는 무해하며 둘째로 빨리 작용하여 효과가 나타나며, 세 번째로 자극적인 냄새가 없고 마지막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을 만들었다. 이 네 가지 조건은 살충제로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누구가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밀러는 4가지 조건 이외에 많은 종류의 곤충에게 효과가 있고, 한번 뿌리면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도록 화학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는 조건을 추가했다. 6가지 조건에 맞는 살충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한 끝에 뮐러는 1939년에 350번째 화학물질인 DDT가 이상적인 살충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뮐러는 추가 연구를 통해 DDT가 독특한 성질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기존의 살충제들은 곤충이 먹어야 효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살충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으나, DDT는 뿌리는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DDT는 곤충이 직접 먹지 않고 몸에 닿기만 해도 효과를 나타내는 접촉성 살충제로 물에는 잘 녹지 않는 대신에 곤충의 표면을 이루는 지방층에는 잘 흡수된다. 1940년 DDT의 살충 효과에 대해 출원되었고 1942년부터 전 세계에 DDT가 섞인 살충제가 판매·사용되었다.
DDT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아프리카등 열대지역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사용되었다. 모기나 해충을 박멸함으로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고,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파울 헤르만 뮐러는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살충제 그리고 농약으로 사용된 DDT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말라리아 퇴치운동에 사용되어 말라리아에 의한 인명피해를 줄였고 농업분야 살충제 즉 농약사용으로 농산물의 생산을 증가시켰다.
바다 생물학자였던 레이첼 카슨의 쓴 침묵의 봄은 1962년에 출간되었다. '침묵의 봄'을 쓴 계기는 1958년 받은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었다. 보스턴 포스트의 편집기자가 보낸 편지에는 “정부의 DDT 대량 살포로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편지를 받은 레이첼 카슨은 4년 동안 DDT의 해독에 대해 직접 조사하고 연구를 시작했으며 그 결과로 '침묵의 봄'을 출판하게 된다.
특히 모기퇴치로 많이 사용한 DDT가 먹이 사슬을 통해 동물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면서 새의 개체 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레이첼 카슨은 DDT가 특정 동물, 모기들에게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모든 곤충에게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레이첼 카슨은 DDT에 영향을 받은 곤충을 섭취하는 새의 몸속에 DDT가 계속 축적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새는 죽고 더 큰 동물의 먹이가 됨에 따라 화학물질의 영향은 먹이사슬의 위쪽으로 향하고,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레이첼 카슨은 DDT의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간질환에서 암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DDT가 식물, 동물, 조류 등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악영향을 주고 특히, 인체에 가장 많이 전달되어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작용한다고 연구에 근거하여 말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와 통계 수치를 제시하면서 DDT 같은 화학 살충제가 자연을 파괴하고 있으며 실제 피해 사례들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가 인류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까지 거침없이 기록하고 있다.
“세상은 비탄에 잠겼다.
그러나 이 땅에 새로운 생명 탄생을 금지한 것은
사악한 마술도 아니고, 악독한 적의 공격도 아니었다.
사람들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침묵의 봄' 내용 중에서 -
이 책이 세상에 발간되자 농약제조업체자들에게 좋지 않을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이 뻔했기에 이들은 레이첼 카슨을 협박하고 그녀의 연구를 무시하기 위해 노래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살충제 보다 독한 여자”라는 비난 등 근거 없는 인신공격이 있었다고 한다. 대외적으로 여러 비난과 유방암이라는 육체적 고통을 견뎌야 했던 그녀는 '침묵의 봄' 연구를 마지막으로 1964년 봄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노력과 연구내용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살아 움직이면서 그 힘을 발휘하게 되었으며 전 세계 환경운동의 시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F. 케네디는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읽고 심각성 인식하여 1963년 백악관에 환경 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였다. 미국 의회는 국가환경정책법안(1969년, NEPA National Environmental Policy Act.)을 통과시켰으며, 1970년에 매년 4월 22일을 '지구의 날'로 지정하였다. 결국 미국에서는 1972년 DDT 사용금지하였으며 우리나라는 1979년 DDT 판매와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였고, 전 세계적으로도 DDT 사용이 중지되었다.
한때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던 DDT가 인간이 미처 알지 못했던 과학적 오류 또는 과학적 부작용으로 기록되었다. '침묵의 봄'이 던진 경고는 60년이 지나가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강력하게 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침묵의 봄은 1960년대에 출간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고전으로 남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우리의 행동 특히, 과학자들에게 어떻게 과학기술이 자연과 공존해야 하는지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두 갈림길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에 등장하는 갈림길과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든 결과가 마찬가지이지는 않다.
우리가 오랫동안 여행해온 길은 놀라온 진보를 가능케 한
너무나 편안하고 평탄한 고속도로였지만
그 끝에는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가지 않은' 다른 길은
지구의 보호라는 궁극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기회다.
그 선택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
-'침묵의 봄' 내용 중에서 -
참고문헌
-네이버 지식백과, DDT
-DDT, 그 영욕(榮辱)의 역사, 동아사이언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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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통신원(책과도란(필명)) 등록2025.01.10
출처: [BRIC Bio통신원] https://w ww.ibric.org/s.do?NLcrefkJ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