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표적 단백질의 작용 원리 규명
골다공증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며 골다공증성 골절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골다공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이렇다 할 증상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혁신적인 치료제 공급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욱 박사과정 학생을 포함한 최희정 교수 연구진은“Sclerostin inhibits Wnt signaling through tandem interaction with two LRP6 ectodomains” 논문을 통해 골다공증 표적 단백질의 작용 원리와 이를 통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뼈는 두께와 크기가 일정한 정도로 유지되도록 세포 내에서 정교한 조절작용이 일어난다. 즉, 뼈를 만드는 세포인 조골세포(osteoblast)와 뼈를 없애고 흡수하는 파골세포(osteoclast)가 서로 균형을 이뤄 뼈의 항상성이 유지된다. 만약, 이러한 조절작용에 문제가 생겨 균형이 깨지면 뼈가 지나치게 두꺼워지는 질병(골경화증:sclerosteosis)이 생기거나, 반대로 골다공증과 같이 뼈의 양이 줄어들어 잘 부러지는 질병이 유발된다. 폐경 이후 여성의 절반 정도에서 골다공증이 발병할 정도로 중년 여성들에게 발병률이 높은 것은 파골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폐경 이후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파골세포의 활성이 증가하게 되어 골량이 감소하기 때문으로 알려져있다.
스클레로스틴 (sclerostin)’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은 조골세포의 분화, 증식을 유발하는 Wnt 신호전달을 방해하여 새로운 뼈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로 보고되어 왔다. 따라서, 스클레로스틴의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하여 뼈 생성을 유도함으로써 골다공증의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인 스클레로스틴 저해제 개발을 위해서는 스클레로스틴이 어떻게 Wnt 신호전달을 방해하는지 그 작용 기전에 대한 분자수준의 정보가 요구되는데, 지금까지 스클레로스틴의 매우 일부분 펩타이드만을 이용한 연구가 보고되어 있을 뿐, 스클레로스틴 단백질에 대한 기전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스클레로스틴 단백질과 Wnt 신호전달 수용체인 LRP6와의 복합체를 정제하고 삼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힘으로써 스클레로스틴의 어떤 부분이 LRP6와 결합하여 Wnt 신호전달을 방해하는지 그 작용기전을 분자수준에서 규명하였다. 흥미롭게도 지금까지 알려진 스클레로스틴 펩타이드 위치 외에 새로운 부위가 LRP6 수용체와의 결합에 관여한다는 것을 구조분석과 생화학적, 기능적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스클레로스틴은 기존 예상과 달리, 두 개의 결합 위치를 통해 LRP6 수용체와 강하게 결합하면서 Wnt 신호전달을 효율적으로 방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스클레로스틴의 두 결합 위치를 동시에 저해하는 물질을 개발한다면 약물의 선택성과 효율성을 높여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적인 기전을 띄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 연구는 제안하고 있다.
국제골다공증재단에 의해 매년 10월 20일(화)은‘세계 골다공증의 날’로 지정되어 있으며,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골다공증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골다공증 표적 단백질인 스클레로스틴의 작용기전을 밝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최희정 교수 연구진이 시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과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10월 23일(금)자로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Sclerostin inhibits Wnt signaling through tandem interaction with two LRP6 ectodomains(www.nature.com/articles/s41467-020-19155-4)
Jinuk Kim*, Wonhee Han, Taeyong Park, Eun Jin Kim, Injin Bang, Hyun Sik Lee, Yejing Jeong, Kyeonghwan Roh, Jeesoo Kim, Jong-Seo Kim, Chanhee Kang, Chaok Seok, Jin-Kwan Han, and Hee-Jung Choi
(Nature Communications, in press)
LRP6는 세포 막에 존재하는 Wnt 신호전달의 수용체 단백질로 LRP6의 세포 밖 도메인은 Wnt 리간드 뿐 아니라 Wnt 신호를 저해하는 스클레로스틴 (Sclerostin; SOST)과 같은 Wnt 억제제에도 결합한다. 스클레로스틴은 특히 조골세포에 의한 뼈 생성을 방해하여 골다공증 치료제의 표적 단백질로도 알려져 있다. 스클레로스틴이 어떻게 Wnt 신호를 저해하는가에 대한 기존의 연구결과는 스클레로스틴의 loop 부분 5개 아미노산이 LRP6의 아미노 말단 첫 번째 도메인 (E1)에 결합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사실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몇가지 연구결과들이 보고되었다. 즉, LRP6 E1 도메인만으로는 스클레로스틴에 강하게 결합하지 못한다는 점과 스클레로스틴 loop 부분만으로는 LRP6에 대한 결합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결합 위치 외에 새로운 결합위치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결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RP6 E1E2 도메인과 스클레로스틴이 결합한 단백질의 삼차원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 이로부터 스클레로스틴이 LRP6의 E1과 E2 두 부분에 모두 결합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구조연구 결과는 두 단백질 간의 결합력 측정, Wnt 신호전달 분석, 그리고 Xenopus laevis(아프리카 발톱 달린 개구리) 배아를 이용한 발생과정 관찰 등 다양한 생화학적, 기능적 분석을 통해 추가로 검증되었다. 본 연구는 스클레로스틴의 작용 기전을 분자수준에서 규명함으로써 스클레로스틴의 Wnt 신호저해 메커니즘을 새롭게 제안하였고, 이로부터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스클레로스틴의 새로운 Wnt 신호 저해 메커니즘
의학약학 서울대학교 (2020-10-2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3386 )